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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상담글②] 늘 놀고 싶어하는 아들, 엄마인 저는 괴롭습니다..



수업시간에 할 일이 많다는 아들 (버터플님의 고민)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를 둔 직장맘입니다. 제 아들은 학교 수업시간에는 그림 그리고,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이랑 놀면서 하루종일 학교에서 놀다만 옵니다. 알림장은 한 줄도 적어 오지 않고, 노트에는 공부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학교에 가면서 챙겨가야 하는 노트, 필통은 가져가지 않고 매일 잊어버리는게 생활입니다. 그래서 매일 챙겨라, 챙기자, 알아서 다 했니???’라며 제가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늘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들...

공부방(매일1시간), 영어공부방,(월화수 1시간씩), 피아노학원(매일1시간)을 오늘부로 모두 그만 두었습니다.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들에게 소원대로 실컷 놀아보라고 하려합니다.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공부하고 대신 나머지 시간에 놀아보라구요.

선행 학습의 문제인지, 아들 성향의 문제인지 참 어렵고 답답합니다. 울고 싶습니다. 오늘 얘기하면 내일은 백지상태로 했던 얘기는 없는게 되어버립니다. 결국은 매일이 잔소리의 연속인 것 같아요.

 

▶아이에게도 아이 나름의 인생이...(더블라썸님의 답변)


올려주신 고민을 보니 아직 버터플님의 아들은 학습동기를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책 읽는 걸 좋아한다면 학교 수업듣기와, 책읽기. 이 두 가지만 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해도 좋은 책은 마다하지 않는 게 아이들입니다. 재미있으니까요~^^ , 아이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는 훌륭한 작가가 쓴 책, 교훈을 주거나 지식을 넣어주려는 의도로 쓴 책을 무조건 좋은 책으로 간주해선 안됩니다.

아이에게도 너무도 중요하고 재미있는 나름의 '인생살이'가 있습니다. 모든 걸 끊고 적극적으로 놀게 하는 전략을 택하신 것은 잘 하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네요. 위에 말씀드린 두 가지만 잘 한다면 중학교에 들어가서 학습동기를 찾아도 늦지 않습니다!^^

버터플님, 너무 불안해하지 마시고 아들의 나이에 맞는 생활이라 생각하시고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세요.

 

▶제가 내려놓으니 스스로 할 일을 찾는 아들^^ (버터플님의 고민해결) 


조언 감사합니다.^^ 오늘 아들래미랑 얘기를 해보니 학교가면 친구들이랑 노는게 너무 좋다고 하네요. 혼자 자라서 그런지 친구들을 너무나 좋아해요. 실컷 놀라고 말했더니 일기도 일주일에 3번 정도 쓰고, 책도 일주일에 1권은 읽겠다고 스스로 말하네요. 제가 마음을 내려 놓으니 아들이 알아서 하겠다는 말에 잔잔한 감동이 일었습니다.

둘이서 학원과 공부방 숙제 때문에 참 많이도 실랑이를 했는데 이젠 그런 실랑이 대신 둘이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하려합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힘들겠지만 노력을 해보자고, 수업시간에 조금이라도 선생님 말씀에 귀기울여보자고, 그런 노력들을 조금씩 조금씩 해보자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 기분좋아하는 아들을 보며 문득 우리 아들이 건강하게 태어났을 때 너무나 감사함에 눈물을 흘렸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보려 합니다. ^^

 

▶ 엄마의 마음 그리고 아들의 마음...(피그말리온님의 답변)

버터플님, 축하드립니다. ^^ 그렇게 마음 내려놓기가 쉽지 않은데, 그동안 아들의 행동에 고민을 많이 하셨나봅니다. 저는 옆집엄마 입장에서 저의 아들이야기도 나누고 마음을 나누며 수다 아닌 수다를 떨고 싶습니다.

저희집 셋째가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입니다. 저희 아들 역시 마음껏 놀고 싶고 하루 종일 게임도 하고 싶답니다. 자유로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수업시간에 가끔 공상도 하느라 그 시간에 주어진 쓰기 과제를 간혹 못했는데 아들 말이 ,

"선생님은 왜 그렇게 꼭 교과서 활동과정에 쓰기를 다 써야 집에 보내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 다른 샘들은 그냥 보내주는데..."

"글 쓰는 것이 사람마다 다른데 샘이면서 그것도 이해못해주고..."

"그리고 1,2학년 때 선생님은 공감도 잘해주고 내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는데 지금 선생님은 안그래...“

라고 하며 서운하다고 합니다.

아이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아이 이야기를 쭉 듣다보니 아이들 학년에 따라 샘과의 궁합이 있고 그에 따른 아이의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 나름대로 외롭고 힘이 들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귀를 기울여 아이의 마음과 내 마음을 동시에 보는 것입니다. 때론 내 마음만 중요하게 여겨 자녀와의 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 나가는 과정이 부모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두 마음이 항상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연결이 끊어졌다가도 다시 연결되는 것이지요. 그렇게 다시 연결되리라는 신뢰의 마음을 가질때 서로가 성장할 수 있고 사랑이 더 커져가는 것이겠죠.

그리고 엄마는 여자이기에 아들 키우는 것이 딸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렵다는 것을 저도 경험했습니다. 남자아이들과 주파수를 맞추고 공감하기에는 어렵죠. 그래서 지금부터 아버지와도 아들 양육의 역할을 적절히 나누시기를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