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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3강 강의스케치] 인생에는 학원이 없다...


우석훈 박사는 이미 여러 번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인연이 닿은 적 있다. 지난 해 등대지기학교에서 강의를 했음은 물론, 최근에는 한 주요언론사 칼럼공간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대선을 흔들 세 단체' 중 하나로 꼽았다. 그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주목하고 결을 같이 하는 것은 사교육문제가 경제학적으로도 다양한 이유에서 변화되어야 할 중요한 사안이라는데 동의하기 때문이다. 2011년 등대지기학교 뜻밖의 여행 세번째 시간에는 "경제전문가가 본 사교육과 가정경제"라는 주제로 강의를 이었다. 우석훈 박사는 이번 강의에서도 기타와 함께 사람이 40이 넘으면 뻔뻔해지거든요라는 멘트와 특유의 너털웃음으로 시작하여, 노래 두 곡을 열창하셨다. 잘 부르는 노래는 아니었을지라도, 스스로의 흥과 진정성이 담긴 멜로디와 가사에 많은 수강생들이 즐거워하며 호응하는 시간이었다.

카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국민의 명령, 이 세 가지가 최근에 시작됐고, 뜻과 현실적 힘이 다 같이 결합되면서 지금 한국을 흔드는 단체가 됐다. 카라와 사교육의 경우는 여성들이 본진을 형성하는 곳이다. 동물보호와 관련된 카라는 미혼여성과 기혼여성, 다 참여한다. 이걸 보고 중산층 여성들의 할 일 없는 문화 취향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게 간단하게 볼 일은 아니다. 모임의 주축은 채식주의자들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지난 겨울 구제역 파동 때 그야말로 전선 맨 앞에 서 있던 강성파 운동이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진짜로 어머니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단기간에 이 단체가 이 정도로 커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좀 있는데, 다음 대선을 뒤흔들 진짜 힘은 이 두 단체에서 나올 것이다. ... <경향신문, "우석훈의 시민운동 몇 어찌 : 요즘 잘나가는 단체 세 개" >


한국사회는 가난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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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박사는 수업의 첫 질문에서 대한민국의 국민총생산은 전체적으로 증가하지만 엥겔지수(경제학에서, 총지출에서 식료품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값으로 저소득 가계에서는 높고, 고소득 가계에서는 낮다고 함)는 낮아지지 않음을 이야기하며, 그 가설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한국 사람들이 점점 쳐먹기만(?) 좋아하는 돼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던가, 아니면 실질적 지수로는 한국이 더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현장에 함께 했던 참가회원들의 상당수가 궁금한 얼굴로 바라보자 "저는 후자, 한국이 더 가난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우석훈 박사는 단번에 답했다. 실제적으로 부가 증대하면 대개 사람들은 '먹는 문제라는 생존사안'에서 '문화와 여가'를 향해 지출의 방향을 돌린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어떤 요인에서인지 문화생활이 여전히 잉여로 여기고 관련 직종에서 전혀 투자와 재생산이 발생하지 않으며, 먹거리 사업만이 번창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일례로 국가의 중심사업은 아니지만 나름의 중요도를 가진 사업을 영부인들이 관심 갖는 것을 여사님 관심사업이라 부르곤 하는데, 이 여사님 관심사업이 예전에는 고아원, 도서관 사업 등이었다면 지금은 한식 세계화, 즉 먹는 문제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하셨다. 결국 책, 영화, 여행 등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산업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방향이 비정상적인 요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인데 그 중 강력한 요소 중 하나가 '사교육 시장'이라는데 주목했다.


전 국민이 사교육에 중독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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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장의 분위기가 '사교육 시장'이라는 이유가 등장함과 함께 순간 심각해졌다. 우석훈 박사는 무엇보다 국민들이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 상황'을 꼬집으며 교육을 통해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유일한 기회로 보고 사교육에 대한 집착이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실제로 그가 이곳저곳에서 수 없이 인터뷰한 사람들의 증언에서도 드러나는데, 교육에 대한 투자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는 다수의 의견이 압도적이라는데 참가자들도 부인할 수 없이 공감하기도 했다. 이것은 마치 '중독현상'같아서 성인이 된 학부모의 '자기개발욕구'가 아이들에게 전이되는 심각한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부모가 아이를 자신의 욕구대로 조종하는 인형사 게임과 다르지 않으며, 이 게임의 최종 승자는 부모가 아닌 학원장이라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사교육을 통해 성과가 있는가
이러한 사회구조적인 풍토의 문제가 과연 '생산성 있는지' 그 효과에 대해서 우박사는 근본적으로 의문한다. 사교육 시장의 매커니즘의 종착지는 '입시'이고 그 과정은 '수능'인데 절대로 오늘날과 같은 사교육 체제 내용에서는 현 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종의 패턴화 교육 즉 내용과정을 이해하거나 적용하지 못한 채 답안 자체를 외워버리는 학습문화가 된 것인데, 이것은 오늘 날 대학이나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한다. 우석훈 박사는 자신의 대학 강단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창의적이지도, 자기주도적이지 못한 오늘날 젊은 세대가 사회적으로 방황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 이유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는 오늘날의 교육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 과장들이 청와대, 언론, 시민단체 등 온갖 거대 조직, 권력과 다 싸워본 사람들인데 최근 직원 엄마들이 전화해 따지는 경우가 가장 곤혹스럽다고 한다는 이야기도 전하며 헬리콥터맘을 풍자하고, 이렇게 부모주도하에서 사교육을 받으며 자란 이들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간은 32~33세까지라며 인생에는 학원이 없다는 명언을 남기시도 했다.


마무리
: 산업과 교육의 조화로운 생태계를...
우석훈 박사가 비교적 나은 모델로 제시한 것은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사회였다. 특히 스위스의 경우에는 겨울이 길기 때문에 '반공반농()'으로 발달했던 역사배경을 들며, 자연스럽게 중등교육 과정에서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반영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행복의 기준에 따라 직업을 설계하고, 이후 고등교육과정으로 진학할지 직업전문과정을 선택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가 교육과정에 녹아져있음을 설명했다. 우석훈 박사는 앞으로 우리사회도 전 산업에 걸쳐 각 분야에서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인재를 원하게 될 텐데, 교육과정에서 자신의 행복을 토대로 창의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문화교육, 산업교육 등이 공교육 과정에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사교육 중독을 조장하는 일방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산업과 교육의 조화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교육제도가 건설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대학체제 개편'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소통하고 많은 이들과 함께 그것을 구현해나가는데 기쁘게 달려가고 싶은 커뮤니케이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