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기 바빠 자식농사에 소홀했던 시절, 그때는 부모에게 서운한 자식들이 많았지만 요즘은 자녀 교육에 목숨 거는 부모들이 즐비합니다. 하지만 정성이 과해서 일까요, 아이들은 부모의 바람에 엇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부모 말 들어 손해 본 자식 없다고 하는데...’
아이의 언행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부모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대다수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아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부모 역할은 위기에 빠집니다. 부모는 아이의 문제점을 고치기 위해 아이를 압박하고, 아이는 부모에게 반발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부모와 자식 사이를 원수 사이로 왜곡시키는 갈등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원래 문제 있는 아이는 없다!'고 합니다. 부모 역할 제대로 하려면 흔들림이 없이 지켜내야 할 원칙입니다. 아무리 심각하더라도 아이의 언행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다 있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부모 역할이 제자리를 찾게 됩니다.
아이들의 모습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읽어낼 수 있어야 부모 노릇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자신을 돕는다고 가정해보기 바랍니다. 그것도 거절할 수도 없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 관심도 흥미도 느끼지 못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어려움.
- 자발적인 동기 없이 외부의 압력에 따라야 하는 어려움.
- 성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변의 시선을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
부모가 노력한 만큼 아이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만큼 의욕을 갖기 마련입니다. 부모의 요구가 아니라 자신을 얼마나 부모가 이해해주느냐에 따라 아이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아이를 다그치거나 혼내지 않고 정말 아이 마음을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니까 그렇게 닥달을 해도 하지 않던 행동을 스스로 알아서 하네요!"
저는 보았습니다. 아이의 공부 매니저 역할을 할 만큼 여유도 있고 똑똑한 엄마들은 자신의 의도를 앞세웁니다. 부모 자신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이 워낙 강한 나머지 아이를 좀처럼 이해하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는 그저 부모의 의도대로 잘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앞세우기 때문에 대부분 자녀와 갈등하게 되고 결국 아이의 공부의욕을 꺾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부모들의 극성으로 인해 아이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보통 부모’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정은 이렇습니다. 일단 극성스럽게 아이를 밀어붙이는 부모의 자녀들 중에서 정말 일부가 경쟁에서 앞서가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그렇게 극성을 부려야 하는 것이라고. ‘극성 부모’들이 여론을 주도할수록 떡고물이 기대되는 무리들이 목청을 높여 합창을 부릅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에 ‘극성 부모’를 찬양하는 메아리가 넘쳐납니다. 결국 아이를 잘 이해하지만 극성스럽지도 않고 그럴 수도 없는 ‘보통 부모’들은 자괴감에 빠집니다.
심각한 문제는 부모로서의 자괴감이 자녀교육에 대한 패배감으로까지 악화된 ‘보통 부모’들의 마음이 변질된다는 점입니다. 결국 옆집 아줌마 흉내를 내게 됩니다. 아이를 공감하기보다 다그치기 시작합니다. 아이의 잠재력을 의심하기 시작하고 경쟁에서 도태될 것 같은 불안감에 잔소리가 늘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아이를 편하게만 키우면 결국 나중에 피눈물 흘린다는 협박성 얘기도 가세합니다.
‘그렇게 여유 부리더니 결국 중학교에 가서 바닥을 기더라구.’ ‘부모 소신껏 한다고 떠들더니만 결국 애를 그 꼴로 만들었어.’ ‘누구는 돈 아까운줄 몰라, 그렇게 돈 아끼더니 결국 더 큰 돈 들게 생겼네.’
하지만 저는 보았습니다. 아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부로라도 극성을 부리면 초반에는 성적이 잘 나옵니다. 하지만 결코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가면 갈수록 공부는커녕 아이는 게임 중독에 우울증까지 심각하게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일부 아이를 잘 이해하고 여유도 있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부모들의 성공요인을 부모의 ‘극성’으로 호도하는 경우를 가려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극성’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이며 본질은 바로 아이에 대한 ‘이해와 소통’입니다.)
대한민국 부모들은 지금 아이 공부 더 시키기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와 소통’이 빠진 더 시키기 경쟁의 성공확률은 0.1% 정도라고 보면 맞습니다. 성공확률 99.9% 게임을 소개합니다. 바로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른들도 다투게 되지요. 하지만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해하지 않으려는 부모와 아이의 다툼은 양상이 다릅니다. 아이가 일방적으로 당하게 됩니다. 자존감을 잃고, 공부와는 담을 쌓기 시작하고, 게임이나 인터넷을 탐닉하게 만들고... 결국 자살충동에 우울증까지 예고되어 있다고 봐야 합니다.
아이 공부 더 시키기 경쟁이 아니라 아이 더 잘 이해하기 경쟁을 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아이를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해서 갑자기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금방 성적이 올라가는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타고난 학습 잠재력,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의욕이 발화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아무리 ‘극성 부모’가 정보를 수집하고 비용을 투자해도 해낼 수 없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일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주눅 들지 말고 희망을 노래를 불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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