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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안연구소/[외고토론회]보도자료

[보도자료] 1/26, 정부 외고 대책안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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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과부 외고 대책안 논평(2010. 1. 26.)

 

 

“정부의 외고 최종 대책안은 사교육을 ‘줄이자’는 정책이 아니라 고액 사교육을 ‘늘리겠다’는 정책입니다”

 

 

△ 영어 내신만으로 선발함으로서 생긴 사교육 감소 효과가 ‘입학 사정관’ 전형을 만나서 다시 증폭돼

△ 외고에 학생선발권이라는 특혜 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 외고 과열 경쟁은 계속 될 것

△ 입학사정관제는 고액사교육 유발 독소 정책...

△ 외고를 특성화고나 자율학교 형태로 전환하면서, 희망학생을 대상 추첨 선발해야 

 

 

고입 사교육 부담이 팽창하고, 중학생들의 입시 고통이 극심한 상황에서 외고 정책은 그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 단체의 논의가 그동안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에 교과부가 내놓은 대책안은, 외고 관련 논란의 종지부를 찢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안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 노력은 헛수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전형안 요소 요소에 사교육비를 증폭시킬 수 있는 지뢰밭들이 곳곳에 매설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교과부 대책 중 가장 의미있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중 2-3학년 영어 내신 성적만 반영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전 과목 내신 혹은 주요 교과 내신 사교육 증폭 요인을 일정 부분 줄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사회배려대상자 20% 이상 확대라든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영어 교과 이외의 다른 교과를 보지 않게 한다든지, 각종 서류에 영어인증시험 점수를 반영하지 않게 한 점은 이 부분에 대해서 집요할 정도로 문제제기를 했던 본 단체를 포함하여 시민사회 단체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렴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 대책은 큰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교과부 대책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외고를 특목고로 존치시키면서, 외고의 선발권을 그대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과부는 외고의 목적을 어학 영재가 아닌 어학 인재를 수정하면서 시행령 개정까지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학 인재 양성은 일반고의 목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외고와 일반고의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외고가 특목고로서, 전기고로서 선발권을 행사하면서 일으켰던 많은 문제를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울러, 외고가 자체 선발권을 가진 상태에서 과연 차별화된 교육과정과 내용, 철학을 견지했는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두가지를 생각해본다면 외고 관계자분들에게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외고의 자체 선발권을 회수 내지는 엄격히 관리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과부는 외고의 특목고로서의 특혜 구조, 외고의 학생 선발권 유지를 전제로 해법을 제시하였습니다. 따라서 교과부의 해법은 국민이 요구했던 기대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안을 내 놓은 것입니다.

 

둘째, 입학사정관제도에 관한 맹신이 지나치게 큽니다. 본 단체 역시 입학사정관제의 필요성과 의미를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선진 내신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본 단체의 입장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잘 정착되어야 우리의 운동이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입학사정관제는 양날의 칼입니다. 누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그것을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강도의 칼이 될 수도 있고, 요리사의 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평가 주체에 관한 신뢰가 대단히 중요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외고가 선발권한을 제공하면 국민과 학생들의 입시고통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제도를 선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고 많은 국민들은 ‘칼’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미 사교육시장에서 이에 대비한 입시 서비스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셋째, 입학사정관제를 대비한 각종 컨설팅 및 사교육이 증폭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고 전형은 사실상 3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1단계로 영어 내신 성적 및 출결, △2단계로 서류 전형 △3단계로 면접입니다. 만약 외고에 성적 우수자들이 몰려든다고 가정하면, 영어 내신의 변별력은 별로 크지 않을 것입니다. 유사한 점수 분포대를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당락은 서류 전형과 면접에서 결정이 될 것입니다. 만약, 교과부가 정말로 사교육을 잡을 의지가 있다면, 영어 내신만으로 선발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그런데, 교과부는 결정적으로 자신들이 나름대로 사교육 경감효과를 거둘 정책의 효과를 완전히 상쇄시킬 또 하나의 상반된 정책을 넣었습니다. 그것이 입학사정관제입니다. 자기주도 학습 및 계획서, 봉사 체험 활동서, 독서활동 등은 제3자가 개입해서 관리할 여지가 매우 큽니다. 이는 외고 입시 대비 컨설팅 사업을 부추기는 정책입니다. 즉, '누가 학습 계획서를 잘 썼는가'' 학습 및 진로계획을 얼마나 잘 썼는가' '봉사체험 활동한 것을 얼마나 잘 정리했는가' '독서 활동을 누가 잘했는가'가 중요한 상황이 될 것입니다. 이에 대비하는 사교육시장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달라붙게 되겠지요.

 

한편으로는 내신 사교육을 줄이면서 다른 한편으로 더 큰 사교육을 늘리고 시장을 팽창시켜 버려서, 결국 아무 것도 이야기하지 않은 셈이 되어 버렸으니, 정책도 참 희한한 정책이 다 있습니다. 입학사정관 대비 사교육에 대한 불씨를 남겨 두었으니, 불평은 조만간 다른 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고, 추후 교과부는 또 다른 외고 대책안을 만들어야할 것입니다.

 

여기에 면접이 들어갑니다. 입학사정관제는 결국 단위학교가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구성 비율이라든지 입학사정관 위촉 등은 결국 단위학교의 몫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만약 외고가 입학사정관제를 주도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외고는 현행처럼 공부 잘하는 학생을 뽑겠습니까? 아니면 교과부의 바램처럼 사교육을 다니지 않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한 학생을 뽑겠습니까? 외고는 그동안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학생을 전혀 선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학생을 원하지도 않았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학생을 뽑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런 외고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사교육 안 받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학생을 뽑겠다고요? 서류에서 변별력을 요구한다면 서류를 잘 만드는 사교육이 붙을 것이요, 면접에서 당락이 결정된다면 면접 대비 사교육이 붙겠지요.

 

넷째, 교과부는 사교육영향평가가 선발권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영향평가 대상 학교는 선발권을 가진 학교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발권을 오히려 강화하고 존치하는 방향으로 나가면서 사후약방문 식의 처방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교육영향평가는 1차적으로 단위학교가 자율적으로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미 외고의 자정 노력이 거의 없었던 지난 과정을 돌이켜볼 때, 외고에 맡기는 방식의 영향 평가가 얼마나 정확하게 이루어질지 의문입니다. 사고는 교과부가 쳐놓고, 수습은 외고가 하라는 것인가요?

 

다섯째, 외고의 다른 학교 유형 전환에 관한 논의가 실종되었습니다. 애초 교과부안은 학급당 학생수를 과감하게 줄이고, 일정한 요건이 되지 않는 외고를 다른 학교 유형으로 전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교과부 대책에는 기껏해야 국제고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외고가 국제고로 가는 것이 어떻게 대안이 되겠습니까? 외피만 바꾼 것일 뿐, 아무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을 안이라고 제시하면서 생색을 내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입니다. 정확하게 언제까지 어느 정도로 학생수를 감축하지 않으면 일반고 내지는 자율고로 전환하겠다는 메시지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매우 모호하게 처리하면서 사실상 입시 요소만 땜질 처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4. 우리의 주장

 

첫째, 외고 문제, 외고 입시 경쟁과 사교육 폭증의 근본 원인은 외고에 주어진 학생선발권 존치에 있습니다. 이런 외고를 폐지한다고 한들, 학생선발권을 허용하는 국제고를 대안으로 외고에 제시하는 한, 국민 고통은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고교 입학 단계에서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사교육비 유발 등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외고가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면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를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학생선발방식은 복잡한 기준 제시보다는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적용해야 입시사교육이 근절됩니다. 이 간단한 방식을 왜 굳이 회피하려 합니까? 선지원 후추첨이 부담스럽다면 다른 일체의 선발 전형 없이 영어내신으로만 학생을 선발하십시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교과부는 버려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서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을 준비도 안 된 외고에다가 수많은 예산을 줘가면서 지원할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셋째, 가장 적절한 외고 체제 대안은, 외고 폐지를 전제로 특성화고나 자율형 사립학교, 자율형 공립학교, 자율학교 등으로 전환하고, 학생선발 방식은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선지원, 후추첨 방식을 적용해야 합니다.

 

넷째, 교과부에 더 이상 외고 개혁을 맡겨두어서는 안됩니다. 교과부 입장에서는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대책을 내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 한계가 너무도 명확한 상황에서 교과부에 기대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의 고통에 민감해야할 입법부에서 외고 폐지 관련 법안을 조속히 발의하여 통과시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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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6.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문의 : 김성천(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02-797-4044, 011-9799-0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