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에 대한 분석 보도자료(2015. 03. 16.) 수학교육 정부 계획, 수포자 해결 못해. ▲ 교육부가 3월 16일 발표한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효과도 불투명함. 전면적인 ‘수포자’(수학포기학생) 발생 예방책이 필요함. 교육부는 지난 2012년 1월 제1차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3년, 이하 선진화 방안)에 이어 2015년 3월 16일 제2차 수학교육 종합 계획(5년, 이하 종합 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3년간 시행된 선진화 방안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입시 위주의 학업 부담으로 학생들의 (수학) 과목 흥미도 및 자신감이 저조하여, 이를 중점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에 종합 계획에서는 수요자 참여 중심의 수학교육을 실현하고 범국가적 수학교육 지원 체제를 구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비전으로 하여 “배움을 즐기는 수학교육”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그 도입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국민들에게 심한 고통을 주고 있는 수학교육의 여러 가지 문제를 개선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 공감하지만, 이번 종합 계획은 학교 현장과 국민들의 진정한 고통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밝힙니다. ■ 모든 고통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수능의 수학 문제와 시험 범위, 대학별고사의 수리 논술 문제를 비롯한 대입시의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서는 침묵. 현재의 수학 고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수능 문제와 수리 논술 문제가 초래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수능 시험에서 수학 문제가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지키지 않고 과도하게 어렵게 출제되고 있으며, 수능의 시험 범위가 지나치게 많아서 진도를 빨리 나가고 시험 문제 풀이 연습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행학습 경쟁을 몰고 왔습니다. 이것은 비단 고등학생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에게까지 막대한 영향을 끼쳐 왔습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3, 4학년이면 중․고등학교 수학을 선행학습하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번져온 것이 벌써 20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쓸데없는 과열 경쟁이라고 말하면서도 역대 교육부는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교육에서 시작된 선행학습은 이제 공교육에서도 그대로 따라하는 형국이 되었는데, 이 시점에서 그 원인에 해당하는 수능 수학시험 문제와 수리 논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하나도 없는 이번 종합 계획은 그 실효성을 심각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입시는 그렇다 치더라도 2017학년도 입시에서 이공계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치러야 하는 ‘수리 가형’ 시험 범위는 표면적으로 세 과목(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뿐이지만 고등학교 수학의 나머지 세 과목(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을 공부하지 않고서는 이들 과목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섯 과목 전체가 시험 범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리 논술 고사는 말만 논술고사지 본고사 형태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며, 고등학생을 잘 알지 못하고 가르친 경험도 없는 대학의 교수들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세심하게 알지 못하고 출제하는 경향이 여전히 나타나서 정상적인 공교육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문제들이 계속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런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교육부가 세워주지 않으면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거기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번 종합 계획은 이상에 그칠 가능성이 많습니다. ■ 수학 과목의 학습량 과다 문제, 그리고 정답이 하나뿐인 지필고사 위주의 시험 제도의 문제, 난이도가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심하게 벗어나는 문제가 개선되어야 함. 현재 우리나라의 수학과의 교육과정은 국제적으로 그 내용 자체가 과다합니다. 그리고 각종 시험문제의 난도가 대단히 높습니다. 또한 일선학교의 수학 수업은 교사가 직접적으로 모든 수학 개념을 설명하고 가르치는 전형적인 주입식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사의 수업 방식만을 바꿔서 될 일이 아니고 교과서 구성 자체가 바뀌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사가 일일이 수업 자료를 재구성해서 가르쳐야 하는 불편함을 유발합니다. 아이들은 수학을 왜 배우는지 등의 수학의 필요성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또한 개념에 대한 이해도 많이 떨어집니다. 수학에 대한 학습동기, 수학에 대한 흥미나 자신감 등의 성취지수는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 학문의 상당수는 수학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수학은 쓸모없다는 이상한 인식이 퍼져 있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며, 현재의 수학교육은 실패하고 있다고 보는 결정적인 증거가 됩니다. ■ 조기 영재교육으로 인한 폐해와 아이들의 수학 고통을 배가시키는 교내외의 각종 수학 경시대회의 범람을 막을 대책을 교육부 차원에서 강구해야 함. 영재교육원 교육대상이 점점 내려와서 이제는 초등학교 2, 3학년부터 시작됩니다. 이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1, 2학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해야 합니다. 만 6, 7세 아이들을 지극히 어려운 수학 문제를 통해 선발하는 것은 가혹한 일입니다. 영재교육은 지자체들의 지나친 경쟁과 영재를 키운다는 국가적인 정책이 맞아서 무방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상 인원을 늘리는 것과 대상 학년을 늘리는 것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선발을 통한 영재교육은 그 시기를 더 늦춰서 최소한 초등 고학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최근 각종 교외상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지 못하게 한 정책을 시행한 결과로 교내상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는 이번 학기부터 선행학습을 막기 위해 전 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교내 교과목 경시대회를 폐지하며, 학교생활기록부에 선행학습 요소가 들어간 교내 상(賞)의 기재를 금지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수학 경시대회입니다. 수학 경시대회 문제를 분석해보면 그 자체가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교육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은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훈련을 별도로 받지 않고는 입상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수학 경시대회의 목적이 수학적인 능력을 키워주고 영재를 길러내기 위한 것이라는 것에는 동감하지만 이것이 과열되면서 수학적인 능력보다는 사교육의 과도한 훈련으로 암기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변질되었습니다. 학교에서 교사가 경시대회 문제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사교육의 전문가를 능가하기 어렵고, 사교육의 전문적인 훈련과 암기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경시대회는 그 본질적인 취지를 벗어나 암기 능력과 자본 능력을 평가하는 대회로 변질된 지 오랩니다. 이번 종합 계획에서는 영재교육이나 경시대회의 이런 문제점을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전혀 없습니다. 수학교육에 대한 종합 계획은 우리나라의 수학교육 전반에 대해서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통해서 장기적인 발전 계획이 담겨져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은 계획입니다. ■ 청사진은 많이 제시했지만 그것을 실행할 구체적인 법적․제도적 장치 등은 미흡함. 이번 종합 계획에는 무지갯빛 청사진은 많지만 그것을 실행할 구체적인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미흡하고 실행에 따른 예산 대책을 명시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과 중심의 평가보다 과정 중심의 평가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학생 참여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은 학교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정책입니다. 과정 중심의 평가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며 적어도 20년 이상 강조하고 있는 정책인데, 지금까지 실행되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를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대입시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력이 있는 수능 문제나 수리 논술 문제가 과정 평가가 아닌데, 학교에서 무슨 수로 과정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국민들의 관심사는 대입시의 변화인데, 대입시에 대해서는 한 마디 언급이 없는 상태에서 초․중․고등학교 수업이나 평가를 바꾼다는 말에 현장의 수학교사는 물론 국민 누가 움직이며 동감할 수 있겠습니까? 과정 중심 평가나 수행평가가 현장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유리하는 것은 학부모들의 민원과 불신 때문입니다. 이런 바람직한 평가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평가권을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와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수능이나 대학별고사의 대입시 영향력을 줄이고 학생부 중심 전형의 확대를 통해서 교사들의 과정 중심 평가 결과가 대입시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해야 공교육이 정상화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종합 계획에는 예산 대책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5년 계획인데, 올해는 어떤 예산을 확보해서 시행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수학 예산마저 국가 예산으로 충당하지 못하고 각 시도에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게다가 산적한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중차대한 정책을 책임지고 시행할 교육부의 수학교육 정책 전담 부서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교육부는 2012년에 선진화 방안을 만들면서 수학교육정책팀을 만들었습니다만 1년 만에 없애고 다른 팀에게 업무를 흡수했습니다. 그 결과 3년간의 선진화 방안 시행은 긍정적인 결과보다는 정부가 수학교육 정책의 시행한 결과라고 보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3년간 세웠던 500억 정도에 불과한 예산마저도 1/3 정도만 투입되었고, 절반 이상의 과제가 아주 미흡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선진화 방안이 나온 2012년 중학교 수학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3.5%였는데, 지난해 5.7%로 증가했습니다. 고교생은 4.3%에서 5.4%로 늘어났습니다. 종합 계획을 발표한 2015년 3월 현재에도 여전히 수학교육정책을 전담할 부서가 없습니다. 수학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연구사 한 명의 인력으로 산적한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은 과연 타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교육부가 진정 수학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국민을 수학 고통에서 해방시킬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직제를 개편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목표를 둔 수학 교육 정상화 대책팀을 만들어야 합니다. ■ 수학교육의 여러 문제를 바로 잡아 수학교육을 바로 세우고, 시급한 각종 수학교육 정책을 책임 있게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가칭)수학교육정상화법 제정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함. 우리 단체는 수학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동안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21세기의 국가의 장래를 생각할 때 수학교육은 그 자체로 중요함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은 학생들이나 국민들에게 별 의미를 주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사교육의 온갖 문제를 유발하고 있어 가정 경제에 큰 부담을 안긴 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하루빨리 수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다른 과목과는 차별화된 여러 가지 특화된 정책을 펼쳐야 합니다. 수학교육이 정치권의 영향을 심하게 받는 행정부의 영향력을 벗어나고, 종합 계획의 여러 과제가 지난 3년간 시행된 선진화 방안의 전철을 밟지 않고 보다 확실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수학교육진흥법’이 아닌 ‘(가칭)수학교육정상화법’을 당장 올해 제정해 법률적인 기반 아래 반드시 시행할 것을 강제해야 합니다. 우리의 주장 1. 교육부는 이번 기회에 수학의 사교육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계획(수능 수학 및 학교 수학 범위 조정 등)을 세워야 하며, 특히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의 예방 대책과 수포자 발생 시 대처 방안 등 수포자 문제 전반에 걸친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랍니다. 2. 교육부는 「제2차 수학교육 종합계획」의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서 그 시행 과정을 철저히 점검하는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야 하며, 수학교육정상화대책을 책임질 수학 팀을 교육부 내에 다시 만들고, ‘(가칭)수학교육정상화법’을 시급히 제정하여 보다 강력하게 수학교육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기 바랍니다. 3. 이번 계획에서 빠진 대입시의 수능 수학 시험 범위 문제와 수리 논술 문제의 타당성, 영재교육 대상자 확대와 수학 경시대회 남발로 인한 문제를 해결할 대책을 추가로 내놓아 국민들이 안심하고 자녀의 수학 공부를 시킬 수 있도록 조치하기 바랍니다. 2015. 03. 16.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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