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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뉴스레터]상담넷 뉴스레터 소식

[박재원 소장의 부모역할 조언]⑪ 강남에서 살아남기

 

모두가 노력해야 할 때

대한민국 학부모로 살아가기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사교육이 특히 극성을 부리는 서울 강남지역 등에 사는 학부모님들의 고뇌는 바닥없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례처럼 특별한 준비 없이 그런 지역에 사시는 부모님들의 심적 고통은 더욱 크겠지요. 정말 이사를 가고 싶다는 마음이 굴뚝같다가도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좌절만 깊어질 따름이지요.

우리 시대 기성세대들이 정말 책임감을 가지고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하루 빨리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는 너무도 충분합니다. 국가가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해 벌어지는 사교육 걱정. 하지만 누구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 아이만 잘 키우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 사교육에 매달리다가 결국 사교육에 중독된 아이들을 어쩔 수 없이 더 강도 높은 사교육으로 내몰 수밖에 없는 현실이 계속 되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선행교육금지법 입법운동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너무도 절실합니다.

강남 학부모로 살아가기

우선 이번 상담사례와 관련해서 결론으로 먼저 가보겠습니다. 절대 주변 분위기와 다른 아이들의 영어 수준에 신경을 쓰시면 안 됩니다. 주변 분위기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 대부분 무너집니다. 과도한 경쟁 분위기에 휘말리면 정말 정신 차리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극도의 불안감을 시달리고 결국 아이들을 사교육 무한경쟁으로 내몰게 되어 있습니다. 마라톤에 비유하자면 모두가 오버 페이스를 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서울에서 학교를 중도에 포기한 일반고 학생 10명 중 4명은 강남구로 대표되는 '교육특구'의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중도포기자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남 착시현상

마라톤 경주에 참여한 선수들 중에서 계속 강남 소속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분명 강남 소속임이 분명하지만 계속 사람이 바뀌고 있습니다. 오버 페이스를 했으니 앞서나가는 것이 당연하지만 중간에 포기하는 선수들이 속출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중간에 포기하는 학생에는 관심이 없고 계속 선두권을 어느 소속이 차지하는지에만 주목합니다. 바로 강남 착시현상입니다. 사교육을 총동원하여 경쟁의식을 부추기고 당연히 경쟁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강남이기에 처음부터 선두에 서기 위해 치고나가는 선수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비강남권이지만 경쟁에 나서기 위해 결국 강남으로 이사해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선두는 강남이라는 착시현상이 더욱 강화됩니다.

강남에는 크게 세 부류의 학생들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학생들이 바로 과도한 사교육으로 인해 지쳐서 포기한 학생들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학생들이 대표적이겠지요. 다음은 사교육 없이 공부하는 학생들입니다. 과거에는 적지 않은 수가 있었지만 지금은 급감했습니다. 바로 강남지역에서 더욱 거세지고 있는 경쟁 분위기의 부작용이겠지요. 하지만 주의 깊게 관찰해보면 주변 분위기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학생들이 보입니다. 강남권에서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중간에 한번 상위권으로 치고 나갔다가 쓰러지는 학생들이 아닌, 진짜 강남 상위권이 해당됩니다.(그들의 성공비결은 사교육이 아니라 사교육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사람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자기주도 학습능력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성공요인인 자기주도는 보지 못하고 역시 학원에 다니다는 사실에만 주목합니다. 강남 착시현상이 나타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강남에서 살아남기

마라톤 경주에서 오버 페이스는 매우 치명적입니다. 상식 정도가 아니라 누구나 지켜야 할 절대 원칙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공부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초반, 중반, 종반의 전략을 세워 페이스 관리를 해야 공부도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기전의 관점에서 보면 개인의 의지나 지능 그리고 사교육 효과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착각입니다. 장기전으로 봐야 진정한 성공요인이 제대로 보입니다. 장기전으로 갈 때 흥미를 잃으면 정말 치명적입니다. 단기전에 뛰어들어 무리한 결과 결국 흥미를 잃은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흥미를 잃으면 자발성이 떨어집니다. 결국 관리형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 공부를 하지 않는 학생으로 전락합니다.(대다수가 관리형 사교육을 받고 있는 강남 학생들의 현실이 또 다른 착시현상을 유발합니다. 역시 사교육이 없으면 공부를 하지 않아, 이런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지요.)

단기전으로 가면 학교 진도를 별 의미가 없습니다. 선행학습을 통해 미리 공부하고 시험 대비를 통해 다시 복습하는 방식에서 학교 진도는 그냥 시험범위를 나누는 기준 정도로만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전으로 가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학교 진도만 꾸준히 따라가면서 심화학습을 하고 여유가 있는 진도를 살펴보면서 교과 연계독서 등을 하게 되면 따로 진도 공부를 하지 않아도 충분합니다.

학교 진도를 무시하고 학교 밖에서 시험을 준비한 학생들이 학교시험에서도 분명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하여 시험을 준비하는데 어떻게 학교 공부만으로 준비한 학생이 당해낼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역시 단기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런 무리한 공부는 반드시 후유증을 낳습니다. 학교 진도를 낭비한 만큼 학교 밖에서 공부를 더 해야 하고 결국 과도한 공부노동에 지쳐 쓰러지는 일들이 속출합니다.

일단 중간 정리를 해보지요. 강남에서 버티려면 분위기에 휩쓸려 단기전에 발을 들여놓으면 절대 안 됩니다. 이사를 가는 것이 상책입니다. 반면 장기전으로 생각하고 원칙을 정해 굳건히 지켜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원칙 1 : 흥미를 잃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학교 진도를 최대한 활용하는 공부를 완성한다. 최대한 예습 중심의 공부방법을 활용한다.(기본 학습능력 향상과 수능 대비 효과)

원칙 2 : 학교 진도를 통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학교 교육과정에서 관심 분야나 인물, 주제를 찾아 주로 독서활동과 연계시켜 준비한다.(논술 또는 입학사정관제 대비 효과)

원칙 3 : 중학교까지의 시험 대비는 연습 게임으로 생각하고 본격적인 입시 경쟁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한다.(입시 경쟁력을 체계적으로 기르는 효과)

이번 상담사례자의 고민인 영어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원칙과 방법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교과서 완전학습을 위해 노력한다. 교과서의 다양한 구성을 모두 활용하여 듣기와 말하기, 읽기와 쓰기 연습을 충실히 한다.

2. 교과서 범위 안에서만 머물면 나타나는 읽기 연습의 부족은 '자율 독서'로 해결한다. 가급적 교과 연계 도서를 구해 철저하게 흥미 위주의 영어 읽기를 연습한다.

3. 다큐멘터리나 영화 기타 잡지 등 관심 분야의 영어 자료를 최대한 수집하여 활용한다.

학원 없이 살기를 옆에 두고

공부라는 일을 열심히, 또 잘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무기를 갈고 닦아야 합니다. 바로 공부를 통해 거부감이 아니라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두뇌에 내장되어 있는 내적 동기를 계속 자극하면 두뇌의 잠재력이 발휘됩니다. 맹목적인 경쟁을 위해, 시험에 대한 압박감에 이끌린 공부는 매우 강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리 오래 가지 않습니다. 불처럼 타올랐다가 싸늘하게 식어가는 공부가 됩니다.

몸의 건강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영양의 균형입니다. 두뇌 건강도 비슷합니다. 자극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합니다. 경쟁과 성적에 대한 부담은 넘쳐납니다. 최소한 가정에서 부모만큼이라도 진정한 공부와 성취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자극할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그때 유용하게 사용할 책이 이번에 나왔습니다. '학원 없이 살기' 꼭 옆에 두고 보기 바랍니다. 강남의 맹목적인 분위기가 두뇌를 강하게 자극할 때 '학원 없이 살기'를 읽으시면 분명 조화를 이뤄 균형상태, 그러니까 마음이 편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