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팀 활동가 '꿈꾸는 지현'의 등대생활단상입니다. 회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몇년 동안 묵혀온 생각을 꺼내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지 다같이 읽고 싶다구요...
‘마음’이라는 것이 무섭다는 것을 소름끼치게 느낀 적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프로그램에 개미를 먹는 여자가 나왔습니다. 지금 제 나이 또래의 젊은 여자였습니다.
여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개미를 먹어왔다고 했습니다. 집에 수족관을 두고 흙을 채워넣어 여러 종류의 개미를 키워 먹는다며 개미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막대 사탕을 꺼내 몇 번 빨면 사탕이 끈적끈적해지며 단내를 냅니다. 이것을 수족관 흙 위에 꽂아두면, 단내를 맡고 개미들이 막대를 타고 올라와 끈적끈적한 사탕에 들러붙습니다. 그럼 막대사탕을 꺼내들고 개미들을 빨아 먹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고 입을 다물 수 없었는데, 개미 종류에 따라 신맛도 나고 쓴맛도 나고 단맛도 난다며 여자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여자에게 물었습니다. 개미를 언제부터 먹었냐고. 여자는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부모가 장애인이어서 함께 다닐 수 없었던 여자는 운동회나 학교 행사마다 혼자였답니다. 그날도 운동회가 열렸고 점심시간이 되어 모든 아이들이 부모와 돗자리를 깔고 앉아 김밥 도시락이며 치킨이며 배불리 먹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도시락도 없고 혼자였던 여자는 운동장 구석에 있는 씨름 모래판에 가 나뭇가지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점심시간을 때우고 있었습니다. 외롭고 서글펐을 그 순간에 여자의 마음에 위로를 가져다 준 것이 있었습니다. 개미였습니다.
아무도 자기에게 다가오지 않고 말 걸어 주지 않는 그 순간에, 개미 한 마리가 기어서 자기에게 다가오더랍니다. 그 순간 여자의 마음은 말로 할 수 없는 위로를 얻었고,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개미를 잡아 올려 입안에 넣었는데 맛있었답니다. 그때부터 여자는 개미를 먹었습니다. 여자에게 개미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이고 가족인 셈입니다.
오래 전에 본 것인데도 지금 이렇게 생생하게 기억할 정도로 충격이 컸고, ‘마음의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될 때면 개미 먹는 여자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부모란, 가정이란, 어떤 존재, 어떤 곳이어야 하는가 생각해봅니다.
‘그러니, 부모들이여, 아이들을 내치지 마세요.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외로운 마음에 어떤 것을 담을지 알 수 없습니다. 술과 담배, 게임 중독, 섹스, 폭력, 돈, 성공에의 집착, 자기 학대...
인간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연약한 존재입니다. 자신을 받아주지 않는 부모로부터 돌아섰을 땐, 어떤 부조리한 환경과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도 마음 속에 담을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존재가 빠져나간 마음은 그 어떤 최악의 것이 들어와도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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