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새롭게 시작된 노원 지역등대모임에서 김은정님이 "마중물"이라는 제목으로 나눠주신 생활단상입니다. 마중물과 같은 부모의 역할을 고민하며, 실생활에서 때론 부딪히고 후회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는 모습을 솔직하게 나누어주셔서 더 감동이 커지는 나눔이었어요.
마중물, 샘물을 퍼올릴 때 펌프 속에 먼저 넣는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이 마중물을 넣고 적절하게 힘 조절을 하며 펌프질을 하면 저 밑의 맑고 차가운 샘물이 계속하여 퐁퐁 쏟아집니다.
부모도 자식에게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자식의 숨겨진 재능을 찾게해 주는 마중물, 나아갈 길을 찾아가게 하는 마중물, 하고싶은 일을 찾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마중물이 되어야 합니다. 마중물은 지나치게 많을 필요는 없습니다. 한바가지면 족합니다. 한바가지면 예측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만큼의 물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지나치게 많은 마중물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지나친것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많은 마중물은 오히려 샘물이 나오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지나친 간섭, 지나친 보호, 지나치게 앞서서 이끌어 주는 것은 아이를 아프게 하고 길을 잃게 만들 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머리로는 잘 알면서 생활에서 실천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지난 토요일 딸아이의 일정표를 가지고 엄청난 잔소리를 퍼부었습니다. 내가 보기에는 두 개 일정의 시간이 겹칠 것 같은데, 딸아이는 다 해야 한다고, 할 수 있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나는 자세히 듣지도 않고 화를 내며 한가지만 하라고 윽박지르며 ‘니 멋대로 해’라며 대화를 끊었습니다. 지켜보니 딸아이는 무리없이 잘 이어나가더군요.
‘아, 또 내가 지나쳤구나, 미안하다 지민아, 너 하는대로 한발 떨어져서 지켜볼게...’ 마음속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왜 항상 머리로는 알면서 진정으로 실천은 못하는 걸까요! 비록 한달에 두 번이지만 등대지기 사람들을 만나며 닫힌 생각을 열고 같은 고민을 나누며 잠자는 열정에 불씨를 던지려는 노력을 해봅니다. 깨인 월요일을 기다립니다.
<10월부터 새롭게 시작된 노원지역모임^^ 이 글은 노원모임에서 생활단상으로 함께 나눈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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