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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삼각지통신]사무실얘기

8월, 대표님들을 오픈하라...



안녕하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프로젝트 오픈(Project Open)'을 담당하는 정수현입니다. '프로젝트 오픈(Project Open)'이 무엇이냐구요? 오늘 삼각지 통신에서 시원시원하게 밝혀보겠습니다. ^^ 


8월은 유난히 더웠습니다. 2주 정도 폭염이 이어졌고 올림픽 시즌과 휴가철까지 겹쳐 사실 맨정신으로 일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삼각지 사무실은 '선행교육 금지법'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지면서 쉴 새 없이 칙칙폭폭 달려야했습니다. '프로젝트 오픈'은 바로 이 시즌에 만들어진 삼각지 사무실 문화입니다.



지난 3일,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삼각지 사무실에 방문해 정책간담회를 가졌던 것 기억하시나요? '사교육 없는 세상'을 주요 정책으로 표방한 정세균 의원과 의원 몇 분이 더 참석해 우리 단체의 주요 정책들을 듣고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지요. 또 그 주간에는 교과위 국회의원들의 초대로 선행교육 금지법안 및 입시사교육비제로 7대공약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8월 초는 갑자기 쏟아지는 국회의원들의 요청에 평소보다 분주하게 정책자료를 준비하는데 집중하던 나날이었습니다. 



정책 간담회 하루 전 날이었어요. 바삐 준비하는 사무실에 갑자기 '헉! 아...' 하는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인가했더니 송인수 대표님께서 상심한 얼굴로 푹 숙이고 계셨어요. 선생님들이 놀라 한달음에 왜그러시냐고 물었더니 5시간이나 공들여 정리한 정책 발표 자료가 버튼하나에 갑자기 날라가 다시 열리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재차 파일을 복구하는 시도를 했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체념한 송 대표님은 "밤새서라도 다시 해야지 뭐 하면서..." 허무한 표정으로 힘없이 주저앉으셨어요... 


입시사교육_7대공약_종합판_워터마크


다시 복구된 5시간 분량의 PPT, www.noworry.or.kr



PPT 작업하다가 파일 몇 번 날려본 경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반드시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해서 인터넷을 검색했습니다. 몇 번을 찾아본 결과 파워포인트 비정상적으로 닫혔을 때 복구 방법 이라는 제목으로 친절하게 안내해놓은 어느 블로거느님의 포스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라진 5시간 분량의 정책 PPT는 바로 복구가 되었고 송인수 대표님의 얼굴에는 금새 화색이 돌았습니다. 





저는 잃어버린 양을 찾은 목자의 마음에 비유하며 "이렇게 좋은 일은 그냥 넘어가면 안되고 기쁨의 크기를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송 대표님은 "오늘은 아무거나 다 시켜도 되요, 뭐든 쏠 수 있습니다"며 아름다운 멘트로 화답해주셨습니다. 때는 이때구나 하는 정직한 마음으로 요즘 대세라는 미스터피자의 2PM 닉쿤피자를 주문했습니다. 상당히 무게감있는 금액에도 불구하고 송대표님은 주저하지 않고 아낌없이 지갑을 여셨습니다. 이것이 '프로젝트 오픈'의 시작입니다.



또 무더웠던 8월의 어느 날, 윤지희 대표님이 출근하시면서 "너무 바빠서 가족에게 '치킨'으로 아침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라는 사연을 이야기해주셨어요. 듣고 있노라니 대표님껜 송구하지만 이야기 속에 등장한 치킨이 너~무 맛있게 느껴지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침을 꼴깍 삼키며 "대표님 가족들이 정말 부러워요..." 라고 말끝을 흐렸고 윤대표님은 "그럼 목요일에... 먹을까?"라고 나즈막히 말씀을 던지고 자리로 들어가셨지요. 


이런 상황을 전문용어로 '득템하다' 애들말로 '딸기한데'라고 합니다... '프로젝트 오픈'을 진행 중이었던 저는 윤대표님의 말씀을 바로 포스트잇에 옮겼고, 대표님이 오가시는 통로에 붙여놓았습니다. 왜냐면 그것은 우리 상근자들을 가족과 같이 챙기시는 윤대표님의 소중한 마음의 표현이자 공기 속으로 사라져선 안 될 멘트였기 때문이죠...  




드디어 목요일이 되었고, 근무력이 정점에 올랐을 즈음 누군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정 선생님, 통로에 이 포스트잇 뭐예요?", "아, 네 엊그제 윤대표님의 말씀을 기록해보았어요.", "왜 치킨 DAY인가요? 무슨 좋은 일이 있었나요?", "아, 그냥..." 한참 집중해 근무하시던 윤대표님은 인자하게 웃는 얼굴로 나오셔서 "그래요- 시킵시다" 라고 쿨하게 외치셨고 우리는 그날 오후 튀김옷 뽀스가 가득한 '부어치킨'에서 주문해 종류별로 실컷 먹을 수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맛있게 먹고 행복하게 나눴던 대화들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사실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돌아가는 일정 속에서 마음과 힘을 다해 애쓰는 선생님들을 향한 대표님들의 마음을. 기회만 되면 우리에게 맛있는 간식과 행복한 시간을 주고 싶은 대표님들의 마음을요... 누군가 '진정한 영도력은 먹이는 데 있다'고 명언을 남긴 것처럼 대표님들의 '오픈'은 우리에게 큰 힘과 기쁨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오픈을 진행하는 저는 절대 대표님들의 지갑을 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정말 순수하고, 퓨어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프로젝트 오픈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기쁜 일, 감사한 사연, 행복한 기억이 더 많이 쌓이길 바라는 시대정신일 뿐입니다. 누군가는 '철부지 같다', '어른들에게 못 써'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대표님들이 기쁨으로 OK하시는 범위에서 앞으로도 프로젝트 오픈은 계속 될 것입니다. 


영도력 발휘하시는 송대표님 현장사진


폭염으로 갈증이 가득했던 8월 대표님들은 정말 지갑을 많이 여셨습니다. 사실 8월 삼각지 통신은 '프로젝트 오픈' 이야기를 통해 대표님들께 감사하는 마음의 편지를 드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무모한 교사들' 출판 기념으로 평소처럼 아이스크림을 쏘시는 장면을 통해 폭염과 분주한 일상에도 이런 추억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사무실에 좋은 일 기쁜 일이 많이 생겨서 대표님들의 지갑이 많이 많이 오픈되길 바라겠습니다. 가끔, 우리의 지갑도 기꺼이 즐겁게 오픈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