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해제 되지 않길 바라며”
최수임 (41세, 주부, 서울 송파구)
큰애(초4)가 유치원 때는 이병민 교수님 강의처럼 유치원시기엔 영어보다 여러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직접 체험하며 느껴야 한다고 나름 소신도 있고 자신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영어유치원, 원어민과의 수영강습, 영어그룹과외... 원어민과 유창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봐도 마음의 동요도 흔들림도 없이 학습이 아니라 오감자극을 통해 느껴야 한다고 요리를 2년이나 하고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체력상 둘째는 그렇게 못할 거 같음)
그렇게 우리 아들이 제일 행복했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유치원시기를 보내고 초등학교에 입학 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다는 그 나름대로의 소신이라는 것이 자만이었다는 걸 알았다.
내 아이는 영어유치원도 안가고 수학선행도 안하며 즐겁게 보냈지만 다른 애들보다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아니 더 잘 할거라는 자만...그런데 아니었다. 영어일기며 에세이를 쓰는, 10명 정도는 이미 외국을 다녀온 아이들이었고 1학년 5월쯤 학원을 알아보니 처음 abc부터는 들어갈 반은 없고 수학도 그냥 학교수업만 들으면 저절로 잘 할거라는 참 웃기는 생각이었다. 그때부터 이게 아닌가 내가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었구나 머릿속에서 전쟁이 시작되더니 아이를 다그치고 불안해하고 .....
지금은 학원, 과외...어느 정도의 사교육은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항상 마음은 갈등하며 전쟁하고 있다.
책도 더 많이 읽고 신나게 뛰어노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vs 이제 고학년이니 남들처럼 논술, 과학도 시키고 수학은 좀 더 시켜야 하나, 영어캠프를 보내야 하나
마음이 편치 않다.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일관되지 못하다. 그 기준이라는 것이 밖에 있는거 같다.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더 많이 그래서 더 잘 .... 우리아이의 점수만 들으면 ‘그래 수고했어’ 하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의 점수를 듣는 순간 ‘이건 왜 틀렸니? 이런 실수를 왜 하니? 왜 이렇게 덜렁대니?...’
그 기준을 안에서 찾아야 하는데 ‘지난번보다 더 열심히... 더 잘했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거야’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안되고 있다. 이런 내 혼란 속에 많은 강의를 들으려고는 한다. 작년에 EBS에서 이범선생님 강의를 두 번 듣고 아!!!! 이게 뮈지 머리가 띵....제 모습에 이러면 안되겠구나... 얼마후 우리학교에 학부모 연수강좌를 오셨다. 들을 때는 다짐도 하고 고개도 끄덕였지만 곧 무장해제되버렸다. 두달전 쯤인가 동네 모 교회 어머니회에서 하는 세미나에 이범샘이 오신다는 광고판을 보고 지나쳤다. 그냥 매번 듣던 강의겠지. 안 들으려고 하다가 그 전주 아들 수학경시 점수에 너무 속상해하던 차라 들으러 갔다. 또 들으며 마음을 다 잡고, 거기서 등대지기학교 소개 엽서를 주셨다. 연속해서 강의를 들으면 다 나으려나 싶어서 등록을 했다.
1강부터 4강까지. 애(17개월이 된 공주님이 있어요. 애국하는 맘으로 노산..힘들었습니다) 잘 때마다 강의 듣는다고 집은 폭탄으로 해놓고, 보채는 애를 업고 안고 놓치면 다시보고... 반을 달려왔다. 망각곡선이 머리 속에서 그려지고 있다. 벌써 박재원소장님강의가 가물가물. 두 번이나 들었는데도... 김성천선생님 강의를 마음 찡하게 들었는데도 중간고사 공부시키면서 엄청 소리 질렀다. 이병민교수님 강의도 머리 쥐나게 들었지만 요즘은 방학때마다 두 번은 보낸다는 영어캠프 그 큰돈을 들여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직은 영어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버티지만 다녀온 애들이 영어를 잘하며 또 아이가 자신감을 잃어가면... 3강 소감문에 힘나는 댓글을 달아주셨지만... 여전히 고민이다. 이범 선생님 강의 너무 어려웠다. 현실의 문제, 그 개선 방법도 알겠지만 지금 당장은 우리 아이들은 이 모순덩어리 현실 속에 있고 나는 부모로써 어떻게 해야 하나...
언제나 해답은 내 자신 스스로 찾아야하는 걸 알고 있다. 8강까지 들으며 예전에 가졌던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게 되길 또 그것이 무장해제되지않고 자신감으로 나와 내 아이들을 지켜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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