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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회원이야기- 자식이 얼마나 잘하기를 바라십니까?

 

아래 내용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그룹(http://www.linknow.kr/group/noworry) 회원님의 이야기 입니다.


김대진 
New Beginning Inc. C.E.O./Unizip, Inc. 기업주



오늘 오랜만에 처갓집에 갔습니다.
처제나 처남이나 모두 아이들은 두고 와서 어른들끼리만 밥 먹으면서 대화의 주제는 아이들입니다. 처제는 고2 아들 하나를 두고 있고 처남은 중3, 초등5학년 두 아들을 두고 있습니다. 조카들 모두 여름에 최소한 1번은 저희 집에 와서 2-3달씩 지냈기 때문에 그 녀석들이 미국만 갔다 오면 미국 형들과 자기들 공부하는 걸 비교해서 얘기한답니다.
처제 아들은 대학을 포기(?) 하고 미용학원에 1년 넘게 다니고 자격증 따더니 아예 학교를 안가고 미용실 알바를 하면 안되냐고 하는 모양입니다.
제가 인문계 대학을 보내서 철학있는 미용사를 하라고 해서 엊그제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왈 "착하기는 한데 공부를 너무 안하네요. 그런데 착하기만 해가지고 되나요?" 하더랍니다.
제가 '그 선생은 뭘 더 바라는 거야? 착하지도 않은 놈들이 얼마나 많은 데' 했더니 처제가 '그 녀석 학교가서만 착한척해요. 담배도 피고......' 옆에서 처남이 '나도 고딩때부터 폈는 데 담배 못피면 애들한테 따돌림되고 담밴 기본이야,그런데 그렇게 노는 놈들하고 너무 가까워져서 문제지.' 하더군요.
처제왈, '난 학교에 갔다만 오면 부화가 나고 기가 죽어서 못살겠다. 나도 아들 좀 잘해서 목에 힘주고 자랑 좀 해봤으면 좋겠다' 하는 군요.
여러분도 그렇습니까?

제가 둘째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형은 항상 공부도 1등, 생활도 모범, 피아노도 잘쳐서 학교에 전화만 오면, 학교에만 가면 '너희 아들 같은 학생이 우리 학교 다녀서 자랑스럽다', 어떻게 그렇게 가정 교육이 잘 되었냐? 이런 소리만 듣고 살다가,
작은 녀석이 유치원 입학하는 날부터 유치원 버스 위에 올라가서 전화가 오고, 초등학교 1학년 입학 며칠 후 자기는 절대 여자 아이들 하는 율동을 할 수 없다고 하루 종일 벌 세워도 끝까지 버티는 아이 처음 봤다는 선생님의 말, 3학년때 미국 가면서 뭐가 좋으냐니까 학교에서 안맞아서 좋다-나중에 알았지만 3학년 올라가서 안맞은 날이 별로 없었다고 고백하더군요-고 하고, 미국와서도 5학년 때 여자아이를 쫓아 가다 여자화장실까지 발을 들여나서 Sexual Offence로 몰릴뻔 해서 교장선생님 앞에서 부모까지 정신교육 받고 각서 쓰고, 허구헌 날 학교에서 낙엽줍는 중학생 시절을 보내고 보수적인 엄마가 머리에 빨강 염색 못하게 했더니 빨간 물감을 뒤집어 쓰고, 힙합 바지를 못 입고 가게 하면 잃어 버렸다고 하고 아예 학교에 갔다 놓고 학교가서 옷 갈아 입고, 고등학교에서는 그리 소원이던 소위 "짱" 이 되어 10학년 때에는 물경 47일인가 48일을 결석해서 퇴학 직전까지, 그동안 모든 유흥업소를 섭렵하고 당구와 담배로 무장하고, 등등등......말로 할 수 없는 소위 양아치의 짓을 다해 학교에 가면 아이들이 자기를 복도에서 피해 두 줄로 갈라진다는 둘째였습니다.
그래도 한 번도 이 녀석에게 공부하라는 소리는 커녕, 너 아예 학교 그만 두고 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사는게 어떠니? 말했었죠.
형부 '어떻게 그렇게 해?' 정말 그러다 그 길로 가면 어떡해?
'그 길이 어때서? 남 등만 안쳐먹고 사기 안쳐 먹고 자기가 몸으로 때워서 열심히살면 되지.''그리고 그 녀석들도 해볼 데까지 해보다가 안되면 다 알아서 한다고'
자식이 얼마나 잘하길 바라십니까?
제 친구가 올 해 딸이 고3입니다.
제게 그러더군요. 자기는 큰 욕심 안부린다고, 그저 UCLA만 들어가 주면 만족이라고 하도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큰 욕심 안부린다고 그저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 주면 된다고.......
자식이 너무 잘하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닌지요?
11살 때 자기는 이미 teenager라고 주장하고 말썽만 일으키던 저희 둘째는 Cal-State Northridge University에 작년에 들어 갔습니다.
(보통 그녀석 다니던 학교에서 중간이면 들어 가는 데 어떻게 그렇게 공부를 안해도 중간은 했는 지 신기합니다.)
다행히 11/12학년 때 빵구난 학점을 Summer School에서 때우고 아프리카 봉사와 홈리스 봉사, 수영 특기등이 작용을 해서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12학년 때 부터 변화의 기미를 보이던 녀석이 대학에 들어가 한 학기를 다니며 완전히 변했습니다.
제게 그러더군요. "아빤 왜 나에게 공부하라고 안 했어?"
"그럼 네가 더 안할 거니까"
"어떻게 알았어?"
"아빠도 너만할 때 할머니가 공부하라는 소리가 제일 듣기 싫었거든"
"잘했어, 안 그랬으면 정말 미쳤을 거야"
"근데 너 담배는 왜 피니?"(저는 담배를 안핍니다.)
" 밥 먹거나 수영하고 나면 텁텁해"

" 우리 집안은 기관지 안좋은 거 유전 있다, 알아서 해, 단 집에 들어 오기 2시간 전부터는 피지 마라"
"알았어"
담배 피는 것 하나쯤 아무 것도 아니잖아요. 공부 좀 못하는 거 아무 것도 아니 잖아요.
자식이 얼마나 잘해야 내 성에 찰까요?
큰 녀석이 아무리 잘해도 제 성에 안차더라구요.
부모 마음부터 비우는 것이 자식을 위하는 길임을 깨닫습니다.
너무 제 주관적인가요?  




]타고난 성향과 환경... 그리고 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찾아가는 자신의 역할들이 어울러져 한 영혼이 완성되어 간다고 합니다. 아드님 사진 보니... 건장하고 남자답게 생겼네요^^ 남 힘들게 안하고 건강하게 자기 행복한거 말고 뭐 바랄게 있겠습니까^^~


 
 

 
생생한 드라마를 보는 듯 합니다. 어이쿠... 저는 초딩2학년 딸아이와 6살4살 아들 키우는 초보엄마라 놀랍기도 하고 웃음도 나오고 하네요.
공부해라 말 안하기 정말 쉽지 않아요.오늘 저도 게임하지 말고 전자도서관 책 봐라 했어요.읍~~


   
 
ㅎㅎ 진짜 드라마가 따로 없네요.
그런데 중요한것은 김대진님인거 아시죠.
아이들이 저렇게 나오면 속이 타는것이 부모 아닌가요.
그런데 아이를 믿고 알아서 하게 한다는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희도 딸이 둘이지만 다들 개성이 달라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작은녀석이 게임에 너무 열심이라 걱정아닌 걱정을 했었는데
떨어져 있어 가끔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면 나름 기본적인 생각이나
이런거 다가지고 하고 있더라구요.
아이들 스스로 할수 있게 소통만 잘해주면 잘해나가는것 같아요.


 
 
유영진님, 예 소위 몸짱입니다. 그래서 여자 아이들 특히 약간 연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지요. 이녀석이 요즘은 자기가 돈 벌어 학교 다닌다고 수영 강사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강영미님, 감사합니다. 사실 기적이라고 믿거나 저희 아내 새벽기도 덕분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라고 했습니다. 게임이 나오면 항상 제일 먼저 사다 주었습니다. 특히 그 당시에는 TV연결해서 하는 게임이 제일 유행이었는 데 외국을 다니면서 아직 국내에 나오지 않은 게임도 먼저 사다주었고, 단 게임 시간을 정해 주었습니다. 초딩때는 평일 1시간 주말은 무제한, 중고딩때는 주말에만 무제한, 그런데 저희 집 게임이 첨단을 달리니 다른 아이들이 우리 집에 와서 더 많이 하더라구요.ㅎㅎㅎ자연히 우리 아이들 할 시간이 줄어들죠-이기적인가?. 그리고 주말에는 가족모임(가족새벽
기도회, 가족 독서 토론회, 외식 등등등)을 하고 저도 게임을 같이 많이 했습니다. 큰 아이는 전자 게임보다 보드 게임 종류를 좋아하더니 나중에는 자기가 만들어서도 하더라구요. 참고하세요.


 
 
김경희님 감사합니다. 예 아이를 믿는 게 중요합니다. 저희 둘째의 경우 중2 때 학교에서 소위 "컨닝" 으로 영어를 F를 받았습니다. 제가 놀라서 자조지정을 물었더니 시험이 책 한권을 읽고 도서관에 가서 컴퓨터를 접속하면 시험 문제가 나오는 데 그것을 푸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원래 어떤 책을 읽겠다고 먼저 적어 낸다고 합니다. 아들 녀석이 공부를 안하니 책을 반도 안 읽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시험 푸는 녀석이 잘 풀길 래 제목과 내용을 물었더니 그 책을 전에 영화로 본 적이 있는 것이더라군요. 그래서 책을 바꾸어서 문제를 풀었는 데 도서관 선생님이 컨닝으로 간주해서 F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제가 '너 그 친구가 문제 답하는 거 보고 했니?' ;'자기는 절대 보고 안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럼 선생님에게 Appeal 했어야지?' 그랬더니 Appeal 했는 데 영어 선생님이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내일 다시 가서 Appeal 하고 Appeal 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퇴하라고 했더니 자기는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럼 아빠가 할테니 아빠가 무슨 짓을 해도 너는 무조건 받아들이는 거다' 했더니 OK라고 하더군요. 제가 영어 선생님에게 메일을 했습니다. 우리집 가훈이 정직과 성실인데 당신이 내 아들을 컨닝(미국에서는 cheating 이라고 표현함)으로 F를 주는 것은 아들의 잘못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집의 정신과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고 나는 아들의 말을 100% 믿기 때문에 당신의 조치를 따를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선생님이 3일이 지나서(아마 교장과 협의한 모양) 답이 왔습니다. '너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다른 아이들과의 형평성, 그리고 학칙을 벋어 나지 않는 범위에서 조정하는 의견-시험 결과를 채점해서 두 단계 낮은 성적을 주겠다고-을 받아 들여 달라고 해서 좋다고 답해서 결국 채점을 했더니 B가 나와서 성적은 D를 받았습니다.
일이 끝나고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아빠는 너를 믿는 데 너는 왜 너를 안믿니? 아빠는 네가 믿도록 행동해서 믿는 게 아니라 내 아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믿는 하나님이 너를 자녀 삼으셨기 때문에 믿는다' '네 믿음을 저버린 너의 행동에 대해 매를 맞아라' '몇 대 맞을 래? 햇더니 '다섯 대 맞겠다'고 하더군요. '다섯대는 많고 골프채로 1대만 맞아라'. 엎드려 놓고 엉덩이를 힘차게 쳤습니다. 미국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때린 매입니다. 그 멍이 2주를 가는 데 학교에서 걸릴까봐 조마조마했죠.(사실은). 둘째가 나중에 친구들에게 그랬다더군요. 내 엄마/아빠는 내가 뭔짓을 해도 나를 믿는 다고.....(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대단한 내공이십니다. 저 또한 아이들이 스스로원하는 삶을 선택하게 해야한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 그리할 수 있을지아직 닥쳐보지 않아 제 자신 또한 지켜보는 중입니다.
정말 그렇게 기다려 줄 수 있을지...
뜻이 같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가입하고, 내공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내 자신을 들어보고,.....
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이니...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지요.
존경스럽습니다.

김수진 프리랜서 2009-12-27 21:11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온라인사업팀장
아이셋을 키우는 평범 아줌마로 사교육없이 키우고 있습니다.
"빠삐의 사교육걱정없는우리집"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