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삼각지통신]사무실얘기

외고문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서울시 교육청의 반박


서울신문
외고 특별전형 작년보다 70% 급증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외고의 특별전형 모집인원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사교육 유발과 관계없는 사회적배려자 전형, 교과성적 우수자 전형(내신 100% 반영), 회장·부회장 전형 선발인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1.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외고입시 관련 제안의 내용 가운데 하나는 외고 역시 자율고(자율형 사립고)와 같이 입학 정원 가운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늘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자율고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을 통해 입학 정원의 20%를 사회적 약자에게 개방합니다. 이에 비해 서울권 6개 외고의 입시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위해 마련된 티오는 각 학교별로 겨우 5명에 불과합니다. 이는 서울권 6개 외고 입학총원의 2,240명 가운데 30명(1.3%)에 불과한 미미한 숫자입니다. 사회적배려자 전형이 크게 늘었다는 것은 서울시 교육청의 반박은 명백한 사실 왜곡입니다.

2. 복잡다단한 특별전형을 그 구체적 내용에 따라 크게 두 유형으로 분류하면 외국어(영어포함) 우수자 전형과 내신 우수자 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특별히 더 강한 문제 제기를 한 영역은 물론 외국어 우수자 전형입니다. 에세이, 인터뷰, 심화듣기 등은 기형적인 외고 입시 체제가 유발하고 있는 사교육 수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대적인 문제점이 덜하다고 해서 100% 내신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내신우수자 전형이 외고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전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 외고의 경우 전과목, 경기도 외고의 경우 주요과목(국/영/수/과/사) 석차백분율이 기준이 되어 내신우수자 전형의 입학 사정이 이루어집니다. 전과목 또는 주요과목의 석차백분율이 좋은 학생이 '어학영재'입니까? 외고가 내신우수자 전형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외고 본연의 목적인 어학영재를 선발하여 양질의 외국어 교육을 실시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내신우수자 전형 역시 입시명문고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성실성을 담보한 그리고 대입경쟁에서 유리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함 아닙니까?      

서울시 교육청은 외고를 어학영재 육성을 위한 특수목적고가 아닌 이른바 IVY리그 대학 또는 SKY 대학에 높은 입시 실적을 자랑하는 입시명문고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입시전형안의 최종적인 승인 권한 그리고 외고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진 서울시 교육청의 반박은  너무나 빈약하고 초라합니다. 오히려 교육청이 나서서 외고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보다는 현실을 유지시키려 애쓰는 것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복잡한 문제일수록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 해결의 방법입니다.


KBS 뉴스9  외고 특별전형 늘려…사교육 경감 역행 
EBS 뉴스 외고 정상화?


<사진출처 : EBS 뉴스 홈페이지 http://home.ebs.co.kr/ebsnews/index.html>

"중학교 과정을 벗어나지 않도록 영어 능력 우수자들이 치르는 영어 작문이나 영어 에세이 시험에서 저희가 철저히 지도 감독을할 계획이고.." (KBS 뉴스9)

"특별전형에도 내신이 포함되고 구술면접 대신 에세이가 포함된 것이고 아이들을 영어만 가지고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신은 여전히 중요한..." (EBS 뉴스)


1. 외고 입시에서 내신의 반영비율(실질이든 명목이든)이 지난해에 비해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사설학원의 '영어듣기 난이도 하락에 따른 입고 입학 가능 내신 수준 시뮬레이션'에서도 드러났듯이 중요한 것은 내신의 단순한 반영률이 아닌 다양한 전형 요소 속에서의 상대적 영향력입니다. 쉽게 말해 영어듣기의 난이도가 대폭 낮아진다면 내신은 외고 입시 당락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지만 난이도가 여전히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수준을 유지한다면 내신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여전히 미미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내신을 제외한 다른 전형요소의 실제 수준이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 확신이 강력한 정책 의지(외고 입시의 모든 전형 요소를 중학교 교육과정 내로 묶어두겠다는)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서울시 교육청의 낙관은 말 그대로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입니다. 12월 외고 입시가 종료된 이후 서울시 교육청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과연 증명될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2. 서울시 교육청의 구술면접 대신 에세이가 포함된 것이라는 해명 역시 초라합니다. 이번 입시에서의 구술면접이 당락의 주요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외고도 외고전문학원도 언론도 모두 공언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내신의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있고 에세이가 포함되었을 뿐이다? 에세이는 무엇입니까? 말 그대로 글쓰기 아닙니까? 그것도 영어 또는 해당 외국어로 글을 쓰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에세이나 인터뷰 역시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됩니까? 또 질문 자체가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들 학생들의 답안이나 답변 역시 중학교 교육과정 내로 제한하시겠습니까? 에세이나 인터뷰가 포함된 특별전형에서 에세이나 인터뷰가 당락의 가장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닙니까? 애초에 에세이나 인터뷰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교육과정 밖에서 특별한 능력을 이미 보유한 아이들만을 선발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조기유학,  외고입시전문 어학원이 아니고서야 대체 어느 중학교가 외고의 특별전형을 통과할 수 있는 에세이, 인터뷰 능력을 길러줄 수 있습니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11월, 12월 경기도 그리고 서울시 지역 15개 외고의 입시가 모두 종료된 직후 외고 입시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다시 한번 종합적인 평가를 내리고자 합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반박이 적절한 해명인지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인지는 조만간 밝혀질 것입니다. 서울시 교육청의 건투를 진심으로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