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한글이 느린 둘째 아이, 걱정 안해도 될까요?
저희 첫째는 어린이집에 다닐 때부터 저희가 맞벌이라
그런지, 동생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자기만 따로 한글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곳 원장선생님이 간단하고 얇은 교재로 낱말을 쓰기만 했는데,
어느 정도 글을 읽더군요. 그 후로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1년만에 한글을 마스터해 6살때는 다 읽고 쓸수 있었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는 벌써 7살인데도
한글을 다 못써요. 글씨 비율도 잘 맞지 않고요.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갈텐데, 걱정입니다.
책을 읽는데도 첫째에 비해 발전이 안되네요.
첫째가 한글을 배울때보다 더 좋은 교재를 줬는데도 말이지요.
현재는 글씨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한글 쓰기 교재를 합니다.
벌써 유치원에서는 받아쓰기를 보는데,
곳 보는 ㅊ 같은 받침이 있는 걸 잘 못쓰네요.
잘 가르쳐줬는데도 말이지요.
둘째는 첫째에 비해 왜 느린건가요?
아님 첫째가 빠른건가요?
둘째가 느린건가요?
걱정입니다.
A. 현재 둘째 아이의 한글 배우는 속도는 전혀 느린 것이 아닙니다.
소리는 나는대로 윗글자를 쓸 수 있고 받침 정도를 틀리게 쓰는 정도면 학교를 들어갔을 때 무리없는 수준입니다.
참고로 저는 큰아이, 둘째아이 모두 7세 2학기가 되서 글씨 쓰는 것을 가르쳤습니다.
그것고 교재는 사용하지 않았고 본인이 쓰고 싶어하는 글자 중심으로 받침 신경쓰지 않고 가르쳤습니다.
왜냐하면, 두가지의 큰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바른 글씨체를 갖게 됩니다.
선행적으로 빠른 속도로 글을 쓰고 배운 아이들일수록 소근육 발달 미비로 글씨체가 엉망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 배우는 것보다 연필 바르게 잡는 법, 글씨 획순대로 쓸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연필을 바르게 잡는 것은 장시간 글을 쓸 때의 힘과 연결되고, 획순대로 쓰는 것은 바른 글씨체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둘때, 소리나는대로 글씨를 쓰는 정도만 해도 충분합니다.
받아쓰기를 보는 내년 5월 정도에 학교에서 내어주는 과제를 충실히 따라갈 수 있도록
부모님이 신경 써 주시면 지금 하나, 그 때 하나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훨씬 더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지요.
왜냐, 6개월이면 발달의 성숙이 충분히 무르익게 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마다 다르지만 6개월의 차이는 어마어마한 차이입니다.)
첫째와 둘째를 비교하는 일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성격도 다르고 식성도 다른데 글씨를 배워가는 속도가 어떻게 같을 수 있는지요?
걷는 것이 다르고 배변 훈련의 시기가 다르며, 정서의 표현 조차도 모두 다릅니다.
태어나는 순간 기질별로 분명한 차이가 있어요.
이 중 느린 아이 기질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적응하기 힘든 유형인데 이 부분은 공통 <키우기 힘든 기질>을 검색하여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현재 글씨를 쓰는 수준을 보니 느린 기질은 아닌 것 같습니다만...)
또 하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받아쓰기를 보는 곳이 많습니다. 교육 과정에 분명 어긋나는 방식입니다.
다양한 문해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관심을 보이는 글자를 환경, 성인,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글을 습득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1학년 때 보는 받아쓰기와 현재 보는 받아쓰기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세세한 받침을 받아쓰기로 보는 것은 유아기 아이들에게 옳은 방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녀분께 천천히 준비하고 알아가도 괜찮다고 격려하셔야 해요.
만일, 이러한 조언에도 나는 너무나 불안하여 안되겠다 싶으시다면, 교재보다는
아이가 평상시 즐겨 읽고 좋아하는 아주 짧은 책 한권을 반복하여 쓰는 것을 권합니다.
한번에 많은 양을 쓰게 하지 마시고 두줄, 세줄 정도로만요.
이 방법이 받아쓰기를 통해 시험을 보며 글자를 외우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이들에게 적합합니다.
그리고 책 한권을 다 쓸 때마다 토큰 강화법으로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보상으로 주세요.
유아기엔 적절한 보상도 필요합니다.
아이마다 고유한 발달의 시간표가 있습니다.
아무리 빨리 당겨도 개인 발달 시간표를 3개월 이상 당겨 시킬 수가 없어요.
그 3개월 당기고자 아이들의 학습 태도가 망가집니다.
무관심하게 방치를 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를 쓰고, 다른 아이가 빨리 달려 가는 것 같아도 그럴수록
우리 아이의 때를 유심히 살펴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이후에 더 튼튼한 근력으로 달려 나갈 수 있어요.
둘째 아이의 장점을 다른 곳에서 찾아 대치 시켜 보세요. 한글은 조금 더 기다려 주셔도 충분합니다.
- 상담위원 샤바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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