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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보도자료]우덜소식

[보도자료] 수포자 대책 ② : ‘국문과 가려고 해도 수학 잘해야 한다니!’...(+분석 자료 전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보도자료

■ 수학 포기자(일명 ‘수포자’) 대책 ② : 대입 전형 시 수학 반영 적정 요구 보도자료(2015.04.20)


국문과 가려 해도 수학 잘 해야 하다니!


- 전공 관계없이 수학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현 대입 전형 고쳐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약칭 ‘사교육걱정’)은 대입전형에서 진학 희망과 관계없이 과도하게 중시되는 수학 교과 수능 성적 반영 행태를 반대합니다. 현재 문이과 계열과 전공 특성에 상관없이 모든 수험생에게 수학 수능 점수가 입학 당락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수학 수능에서 요구하는 수학 시험 범위가 너무 많고, 문과에서조차 정시에서 수학 점수 반영 비율이 높다보니, 중학교, 초등학교, 심지어 영유아 단계에서도 수학 사교육이 과도하게 성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학은 학생들에게 본인이 진학하고자 하는 모집 단위에 맞게 필요한 만큼의 수학을 요구해야 마땅합니다.(우리 단체는 이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4월 9일 “대입전형에서 수학 교과 반영의 실상과 대책을 살핀다”는 주제로 토론회를 하였음)



■ 일부 대학 수시전형 중 인문 계열에서조차 논술 문제를 출제하고, 과도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여 수학 과목에서 변별력을 두고 있음.


수시전형의 수학 교과 반영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것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문계 논술전형 문제에서 모집단위에 상관없이 수리 논술 문제가 출제되어 온 경우이고, 둘째는 최저학력기준 적용에 있어서 수학과 관련 없는 모집단위에서 수학을 필수로 정하거나 지나치게 수학에서의 높은 성적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먼저 [표1]과 같이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인문계 논술전형에서 수학을 출제할 경우에는 상경 계열에 특성화시키고 있는 것과 달리, 일부 대학들은 인문계 전체를 대상으로 수리논술 문제를 출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고려대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대학은 수리논술 문제 출제에 대해 인문사회 영역에서도 여러 가지 사회 현상을 수리적으로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를 밝히고 있지만 인문 계열을 진학하고자 하는 수험생들에게는 매우 어렵습니다. 즉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학생은 문제조차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문계 전체에서 보는 논술시험에서 이 수리논술 문제가 당락을 가를 가능성이 매우 큰 것입니다.


2014학년도 고려대 인문계 A형 문제를 보면, 이 문제에서 사용된 분산의 개념은 수학을 잘하거나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풀기 어려운 문제로 인문계열 선발에서 수학 잘하는 학생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예시1] 2014학년도 고려대 인문계A형 논술문제




두 번째로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에 있어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과도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으로 수학에서도 높은 등급을 받아야만 하는 경우입니다. 가령연세대의 경우 모든 인문영역에서 국어B, 수학A, 영어, 탐구(1과목)중 4개 영역의 등급 합 6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과목이 1등급을 받는다는 전제 하에 수학에서 최소 3등급 이상을 받아야만 논술 전형에 응시할 자격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과도한 요구입니다.


■ 정시전형에서 인문계열에도 수능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것은 타당성이 떨어짐.


주요대학 정시 수능중심 전형에서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데 있어서도 수학의 비율은 다른 교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이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인정한다 치더라도, 문과에서의 비율도 높은 것은 타당성이 없습니다.


[표3] 2015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 정시모집 인문계 수능 반영 비율



2015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 정시모집 인문계 수학 수능 점수 반영 비율을 보면 평균 29.33%로 영어 29.74%와 0.41% 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인문계임에도 오히려 국어 보다는 2.3% 높았습니다. 실제로 10개 대학의 12개의 모집단위에서 국어보다도 반영 비율이 낮은 경우는 경희대 인문과 한국외대 밖에는 없었습니다. 반면 인문·사회계열 전공에서 중요시되어야 할 탐구 영역에서는 대부분 2과목을 반영하면서도 반영 비율이 수학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균 13.9% 밖에 되지 않았고, 서울대와 성균관대 나군 인문계만이 20%에 겨우 이를 정도입니다.


■ 과도하게 많은 수능 수학 시험범위, 구조적으로 선행학습을 부추겨...


고등학교 학생들은 진학하고자 하는 대학전공에 상관없이 문이과 계열별로 똑같은 수능 수학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그것도 계열별로 배우는 모든 수학 과목을 시험 봐야 합니다. 현재 고1과 고2 기준으로 보면 문과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배우고 , 수능시험으로는 수학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를 보게 됩니다. 수학Ⅰ이 직접적인 시험 범위에서 빠져 있지만 수학Ⅰ(다항식, 방정식 등)은 다른 과목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하기에 역시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과는 문과가 배우는 과목 외에 미적분Ⅱ와 기하와 벡터까지 6과목을 배우고, 수능시험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를 시험 보게 됩니다. 6과목 중 3과목을 시험 본다고 하지만 수학의 학습 위계상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의 내용을 모르면 수능 문제를 풀 수 없기 때문에 역시 전 과목이 시험범위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국어와 영어처럼 과목 선택이 큰 의미가 없는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과목이 수능시험에서는 1∼2과목을 선택하여 보는 것과 달리 수학만은 배우는 모든 과목이 시험 범위입니다. 일테면 사회 탐구영역은 9과목 중 2과목, 과학 탐구영역은 8과목 중 2과목, 직업탐구 영역도 10과목 중 2과목, 제2외국어와 한문도 9과목 중 1과목을 선택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표2] 수능 수학 시험범위 (현재 고1,고2 해당)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수리영역의 시험범위가 과도하게 넓음으로, 이과의 경우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으로는 다 배우지도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과 학생들이 2년(4학기)동안 배워야 하는 수학 과목은 4개(미적분Ⅰ,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입니다. 즉 구조적으로 한 학기에 한 과목씩 배우면, 수능을 치는 11월에 마지막 과목은 절반 밖에 배우지 못하게 됩니다. 게다가 EBS-수능 70% 연계 정책으로 EBS 교재가 3학년 교육과정이 되었는데 이렇게 풀어야 하는 책의 권수가 수능특강 4권, 수능완성 4권 등 8권입니다. 교육부는 2014년 말에 발표한 사교육 경감대책에서 수능완성 4권을 합본하여 1권으로 만든 것으로 3권을 줄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조삼모사 격입니다.


이런 이유로 고등학교 이과 수학의 경우 구조적으로 파행 운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파행 운영을 피하려면 어려운 이과수학을 한 학기에 2과목 이상 배우거나, 학기 중 방과후 수업 또는 방학을 이용하여 교과 진도를 나가야 합니다. 심한 경우는 개설된 과목과 상관없이 선행 진도를 나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선행교육 규제법’)의 제정으로 이와 같은 관행까지 제동이 걸린 상태입니다. 이렇게 정상적인 교육과정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는 중학교, 초등학교 학생과 학부모에게까지 공포심을 심어줘서 수학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문과 수학교육과정의 경우도 이과 수학교육과정과 같이 파행 운영이 될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문제가 많습니다. 미적분과 같은 경우, 외국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의 이공계를 지원하는 학생들도 배우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문과에서조차 필수로 들어가 있습니다. 미적분을 그나마 활용하는 상경계열도 대학 1학년에서 배우면 충분한데도 어문학을 희망하거나 인문사회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까지 무조건 미적분을 시험 보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수학을 중시하는 풍조입니다.


■ 대안 : 수능 수학과목 일부 선택과목 전환


가장 부담이 되고 있는 수능의 수학 필수 시험범위를 ‘수리 나’(인문계)는 ‘수학Ⅰ’과 ‘수학Ⅱ’로, ‘수리 가’(자연계)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으로 축소하고,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필요한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진로(전공)의 특성에 따라 한 과목을 응시하도록 합니다. 이 때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각 대학이 전공계열(예를 들어, 인문/상경/생명공학/이공계열)의 특성을 고려하여 필수과목을 지정한다면, 학생들이 단순히 점수 따기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로(전공) 희망에 따라 선수학습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표4] 수능 수학 시험범위 선택과목 전환(안)


 


수학 시험범위를 축소하는 것은 부담 완화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고교 교육과정의 취지에도 정확히 부합하는 것입니다. 현재 수능은 학생의 진로와 적성, 학업성취도 등과 무관하게 모든 학생들이 문/이과에 편성된 모든 과목을 이수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과의 경우도 상경계열을 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일지라도 ‘미적분Ⅰ’이나 ‘확률과 통계’와 같은 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에 자신이 관심 있는 과목이나 활동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하지만 수능은 이와 정반대로 불필요하지만 입시에서 중요한 수학 과목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은 관심이 덜 하고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이기 때문에 더욱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또한 수학 시험범위를 축소하고 선택과목으로 분리를 하게 되면, 수학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굳이 선택을 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소위 ‘수포자’를 양산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고3 교실의 수학 시간에는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학을 선택하고 들러리를 강요받으며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학생들의 수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수능 수학시험범위와 관련하여 사교육걱정은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가 있습니다. 2017 수능 개편안의 대안으로 제시한 수학 시험범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보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537명 응답 결과 76%가 우리 단체의 제안에 대해 찬성을 하였으며, 심지어 15%는 시험범위를 더 줄여야 한다고 응답하였습니다. 91%의 절대 다수가 수학 시험범위를 타당성 있게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표5] “사교육걱정의 수능 수학시험범위 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우리의 요구


1. 수능 수학 필수 시험 범위를 ‘수리 나’(인문계)는 ‘수학Ⅰ’과 ‘수학Ⅱ’로, ‘수리 가’(자연계)는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Ⅰ’으로 축소하고, 선택과목에 대해서는 필요한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진로(전공)의 특성에 따라 한 과목을 응시하도록 해야 합니다.

2. 수시 논술전형에서는 인문계 영역에서 수학 문제 출제를 금지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할 때 과도한 수학 성취도를 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3. 정시 전형 시 인문·사회 계열에서는 수학의 반영 비율을 대폭 낮추어야 합니다.








2015. 4. 20.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담당 : 본 단체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최수일(02-797-4044, 내선 508번) 

 


첨부 : 수포자 해결을 위한 수학 정책 4회 연속 토론회 중 2차 토론회(4.9)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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