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회원이야기] 천의 얼굴 박복남, 그녀를 만나다~!

천의 얼굴 박복남. 얼굴 표정이 변화무쌍하다고 붙여진 그녀의 별명. 누구는 연극을 해서 그런 것이다 라고도 하고, 누구는 원래 성격이 그래서 그렇다고도 하고, 누구는 팬들을 위한 서비스라고도 하고. 이 때 누군가 조심스럽게 건넨 이 한마디.

 

사실은 그녀가 남몰래 성형 수술을 받아서 그런 거에요.’   

.

.

.

 

헉~! @.@

현재 수원생협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3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영유아부모 대상 강좌'의 사회를 맡아주셨던 박복남 선생님을 2014년 회원이야기에서 만나뵈었습니다. (과연 성형수술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지 지켜봐주세요^^)

 

박복남 선생님, 안녕하세요? 뵙게되어 반갑습니다.  

Q1. 2014년을 맞이하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분들에게 인사부탁드립니다 

 

지난 해 회원 분들 각자의 삶 속에서 그리고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서 열심히 헌신하며 쌓아올린 노력들이 올해 좋은 열매로 결실 맺는 한 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가 말의 해이지요? 저 어릴 적에 말괄량이 삐삐라는 인기있는 드라마가 있었는데, 제가 그 영향으로 말을 무척 좋아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써온 카페 닉네임(하망)하늘망아지에서 온 것이지요. 아이들을 괴롭히는 나쁜 어른들을 혼내주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으로 아이들을 웃게 했던 삐삐 생각이 문득 납니다.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을 더 많이 웃게 하는 올 한해 함께 만들어 가길 소망합니다.

 

 

Q2. 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인연을 맺은지도 이제 4년이 되어 가는건가요?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20119월에 제가 활동하고 있는 아이쿱수원생협에서 김성천 선생님을 초청해 아깝다 학원비공개 강의를 들었습니다. 선생님 강의 내용 중 어린 제자의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 자료영상으로 가져오신 e 채널 대한민국에서 초딩으로 산다는 것영상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학업부담으로 자살한 어느 초등학생의 유서에 완성되지 않은 문장으로 나도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다라 적혀있었지요. 강의를 듣는 모두가 많이 울었습니다. 그저 기사 속 이야기로 그렇다더라에서 이건 아니잖아. 뭔가 해야할텐데하는 강한 마음의 울림이 들려왔습니다. 당시 뜻밖의 여행이라 적혀진 6기 등대지기학교 초청 엽서를 계속 가방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반드시 등대지기 학교를 수강하리라는 결심을 지키고 싶었는데, 결국 분주한 일상에 파묻혀 그 여행은 떠나지 못했습니다. 1년 후에야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었고, 재정후원과 지역모임 개척 또한 7기 등대지기 학교 때 이룰 수 있었습니다.

 

 

Q3. 최근 하고 있는 활동(생활) 말씀해 주세요.

 

최근 자본주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적 대안이라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지요. 저는 현재 아이쿱수원생협에서 비상근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협동과 나눔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생협의 이념과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조합원 활동을 기획하거나 조직운영을 하는 일을 합니다. 또한 조합원의 출자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사업체인 매장이 있는데, 이를 경영하기 위한 의사결정과, 조합원의 의견을 사업에 반영하는 일들을 주로 합니다. 거창해 보이지요? 결혼과 육아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기 쉬운 것이 우리나라 현실이지요. 하지만 생협은 활동가의 90%가 기혼여성입니다. 생협 활동을 하면서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도 경험하고, 생협의 정신이나 원칙들을 배워가며 스스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배우자도 제 활동의 든든한 지지자가 되었습니다. 비전문가로 활동하다 보니, 협동조합과 그 경영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을 느껴 현재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Q4. 비상근 이사시라고요?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신것 같습니다^^ 생협과 하시는 일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설명 부탁드릴 수 있을까요?

 

생협은 소비자 생활협동조합(COOP)의 줄임말입니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비영리 조직입니다. 소비자의 소비행위는 선거를 하는 투표행위만큼 중요한 가치를 가집니다. 그래서 생협이 하는 일은 윤리적 소비입니다. 윤리적 소비는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소비이구요. 아이쿱(iCOOP)생협의 i에는 네가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바로 ’(i)라는 주체들이 생협의 이상(ideal)인 나눔과 협동을 통해 언제나 초심(innocence)을 잃지 않고, 끊임없는 혁신(innovation)을 통해 생협운동을 펼쳐간다는 뜻이지요. 그러다 보니 조합원의 요구와 관심사에 따라 식품, 농업, 교육, 의료, 노후, 여성, 에너지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안을 마련해가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서 당사자들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운동하는 모습이 정말 많이 닮아 있지요? 전 교육위원회에서 교육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경쟁이 아닌 협동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까, 또 부모님들이 협력과 협동을 배워가며 그 관계 속에서 변화와 소통을 경험하는 참부모교육 등은 없을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된 것이지요. 제가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만나 얼마나 반갑고 속이 후련했을지 상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Q5. 자녀는 어떻게 되는지요? 자녀를 키우면서 위기(?) 또는 특별한 사건이 있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아이는 올해 7살이 되는 딸아이 한명입니다. 몇 차례의 유산을 겪으며, 9년 만에 어렵게 얻었지요. 아이가 태중에 있을 때에는 또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아이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며 그저 하루하루 존재에 감사하면서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건강하게 태어나고 보니, 눌러왔던 아이에 대한 제 욕심과 기대가 드러나 제 생각과 능력대로 아이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존재만으로 기뻐하던 그 기억을 회복하여 저도 아이도 편안합니다.

지난 2013년 저와 제 딸은 모녀가 함께 성형외과에서 같은 수술을 받는 특별한 일을 겪었습니다. 병원에서 유명해졌죠. 저는 2012년 겨울, 아이 썰매를 태워주다가 얼음판에 얼굴을 세게 부딪혀 이마 부분의 신경이 끊어질 만큼 눈썹 부위가 심하게 찢어져 두 차례 수술을 받았습니다. 부모님께서 놀라고 속상해하실까봐 말씀 못드리다가 지난 후에야 조심스레 말씀드렸는데, 당시 저의 어머니께서 하시는 첫 마디가 놀람대신 잘 했다. 감사하다라고 하셨습니다. 걱정을 들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말씀을 하셔서 여쭈었더니, 이웃분들 몇 분이 얼음판에서 넘어지셨는데, 뒤로 넘어지셔서 뇌진탕으로 돌아가신 분, 아직도 의식이 없으신 분이 계셨습니다. 뒤로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넘어진 것이 잘했고, 딸 못 볼 뻔 했는데, 살아있어 그만하길 오히려 감사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곤 감사헌금을 내셨습니다. 그 말씀 한마디가 얼굴에 생긴 흉터로 사람들을 만날 때 조금은 위축되고 슬펐던 제 마음에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난 연말에 제 딸아이는 친구 집에서 놀다가 마루바닥에 얼굴을 세게 부딪혔는데, 미간부터 눈 바로 옆까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찢어져 저와 같은 수술을 받았습니다. 얼굴의 중앙부분이라 눈에 띄는 곳에 상처가 나서, 아이가 성장하면서 흉터도 자라서 흉터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곱게 키우고 싶었던 딸아이의 얼굴이라 마음이 많이 속상했지만 수술실로 들어가는 아이에게 저의 어머니의 말씀이 문득 떠 올라 잘했어. 신나게 놀다 다친 건데 뭘. 예쁜 눈을 다치지 않은 것만도 너무 감사하다라고 얘기해주었지요. 요즘 딸아이는 사람들의 걱정어린 시선에 저 놀다가 넘어져서 다친거에요. 눈도 안다치고 이도 괜찮아요 감사하지요활짝 웃으며 말합니다. 게다가 엄마가 얼굴 상처에 대한 치료 경험이 있어서 아이의 치료와 마음 공감하기에도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상처로 인해 감사의 대물림을 배운 특별한 사건이었지요.

(정말 위험천만한 일을 모녀가 함께 겪었는데, 그 상황 속에서 '감사하다'라고 고백하시는 부분이 참 인상 깊습니다. 아마도 박복남 선생님의 어머님의 마음이 박복남 선생님을 통해 아이에게까지 흘러 흘러 전해졌던 것 같습니다. 교육이란게 아마도 이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6. 지난 11영유아 부모 대상 교육사회를 보셨는데 혹시 영유아 부모님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영유아 부모 대상 교육 사회를 맡으면서, 현장강의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물론이거니와 온라인 방송을 수강하는 영유아 부모님들의 사연과 소감문 읽으면서 정말 많은 공감을 느끼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영유아 부모를 위한 이러한 강좌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새삼 알게 되었구요. 후속모임에서 귀한 강의 내용을 각자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여 실천해 볼 것인지 고민하며 나누고 싶습니다. 모임을 한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금방 변화가 생기고,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급하지 않게, 내 아이에게 맞는 를 기다려주고, 아이가 닮고 싶어하는 부모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서로의 모습을 응원해줄 수 있는 자리이기를 바랍니다.

 

 

Q7. 2013년 가장 값진 수확이 있었다면 또는 기억나는 일이 있다면요?

 

행복한 고통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공주(공부하는 주부)의 생활을 통해서

가르치는 입장에서 배우는 입장이 되어 보았고, 늘 잎과 꽃피우는 일에만 집중하며 열심히 살아왔다면, 2013년에는 겸허하게 뿌리를 내리는 일에 힘을 쏟는 일의 참가치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시간 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울러 육아와 함께 제게 주어진 다양한 역할들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이웃 덕분이었음을 깨닫게 된 것이 가장 값진 수확이었습니다. 제 이웃은 본인도 육아로 인해 학업을 중단한 것이 많이 아쉬웠다면서, 선뜻 제 아이를 돌보아주시며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돌보아주시고,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셨지요. 혼자 크는 제 아이가 아이 셋인 그 집에서 동생들도 돌볼 줄 알게 되고, 언니와도 잘 놀아서 무척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저희는 평생지기 인연이 되었습니다. 유치원과 생협에서도 도움 주신 좋은 이웃들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가족 외에 이웃과 관계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던 작년이었네요.

 

Q8. 단체에서는 선생님의 표정이 너무 다양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혹시 본인의 그 다양한 표정을 알고 있었는지, 다양한 표정이 가능한 이유 알 수 있을까요?

 

하하 ^^* 제 표정이 그렇게 다양한 가요? 칭찬이신거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표정 사진 찍기가 어려우셨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크든 작든 쉬지 않고 꾸준히 10년 이상 한 일을 꼽으라면 전 연극이라고 대답합니다. 벌써 20여년이 되었네요. 대학 극회 활동을 시작으로 천리안 동호회, 직장인 연극, 교회 연극, 초등학교에서 영어뮤지컬을 가르치기도 하였습니다. 현재는 제가 살고 있는 수원에서 매년 열리고 있는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시민배우로 활동 중입니다.

연극의 좋은 점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저는 무엇보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더 좋아합니다. 힘들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느낌과 몰입할 때의 희열감,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하모니가 정말 좋습니다. 아마도 제 표정이 그 영향을 받은 게 아닐까요?

 

Q9. 마지막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그동안 사교육 걱정없는세상의 캠페인과 행사에 참여하면서, 사무실을 오가며 가장 많이 느낀 것이 상근자님들의 아낌없는 배려와 수고에 대한 고마움입니다. 오늘은 상근자님들께 무언가 도움이 되어드리고 가야지 하면서 다짐하고 오지만, 늘 돌아가는 길에는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밤이 깊을 수록 별이 더욱 빛나듯이 지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희망들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빛이 되어 줄거라 굳게 믿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볼 때마다 불가능한 일을 꿈꾸는 리얼리스트’(체 게바라)라는 말이 떠오른다는 한 등대원이 생각납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에 참여하는 모두가 비전가가 되어 서로의 디딤돌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비전가는 말은 적고 행동은 많이 한다.

반면 몽상가는 말은 많으나 행동은 적다.

비전가는 자기 내면의 확신으로부터 힘을 얻는다.

반면, 몽상가는 외부환경에서 힘을 찾는다.

비전가는 문제가 생겨도 계속 전진한다.

반면, 몽상가는 가는 길이 힘들면 그만둔다. - 존 맥스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