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입니다. 아시다시피 요즘 하루하루 선행교육금지법 제정 운동으로 분주합니다. 또한 학원 측들로부터 고소도 들어오고 또 저희 단체의 강좌 활동을 부당하게 고발하는 민원도 생겨 교육청이 우리 단체를 조사하러 오는 등, 그야말로 전쟁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도 미루어서는 안 될 한가지 일 때문에 오늘 선생님께 편지를 드립니다. 아니 사실은 총회 때 결정 사항이기 때문에 4월에 추진했어야했지만, 준비 과정에 무려 두 달이나 걸려서 이제서야 선생님께 소식을 알립니다. 다름 아니고, 6월 18일부터 7월 말까지 우리 단체가 ‘내가 이은 두 사람’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캠페인을 시작하기에 앞서 선생님께 먼저 이 캠페인 배경을 설명드리고 선생님께서 이 운동의 후원자로 참여하시면서 동시에 가능하시다면 아시는 지인 1~2명을 이 운동의 후원자로 이어주시기 요청드리기 위해 오늘 이 편지를 드립니다. 오늘 편지는 이전 편지에 비해 절반이나 짧으니(^^), 잠시만 시간을 내어 주십시오.
아마 2010년 정도인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박원순 시장이 희망제작소 책임자 시절에, 우리 대표들을 만나러 오신 적이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름 열심히 일하는 단체들을 발굴해서 사회적으로 알리는 사업의 일환이었습니다. 그분은 저희가 목표로 하는 바, 그리고 그것을 위한 사업 등을 꼬치꼬치 캐묻더니 “참 좋은 일이군요.” 그렇게 격려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저희들에게 물었지요. “그런데 후원자가 얼마나 되나요?” 그 질문에 저희들은 ‘자랑스레’ 말했습니다. “1,300명입니다.” 사실 자랑스럽다 말하는 것은, 출범할 때 정말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극소수였는데, 2년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회원들을 그렇게 모았으니, 여간 뿌듯한 것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그분이 뜬금없이 반문하셨습니다. “아니 국가적 수준의 큰 일을 하는 단체에 후원자가 고작 그것밖에 안되다니요? 1만 명은 되어야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질책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분은 이미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 등의 기관을 창립해서 짧은 시일에 1만명 이상 시민들을 후원자로 참여시켰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보시기에 참여연대나 희망제작소가 하는 일이나 지금 저희 단체가 하는 일이나 일의 규모 등에서 본질상 큰 차이가 없는데, 국민의 힘으로 입시 경쟁과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단체가 고작 회원 1,300명에 자족하는 듯한 태도가 의아했던 것입니다. 그 말씀을 듣고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생각해 보니, 국민의 힘으로 사교육 문제 해결을 하겠다고 나섰다면, 뜻을 함께 할 시민 1만 명은 정말 최소한의 숫자였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그 후에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새로운 회원들을 찾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그 후 3년간 땀 흘려 후원자들을 찾은 결과, 2013년 6월 말 현재 2,800명의 시민들을 후원자들로 얻었습니다.
지금 입시 사교육 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운동을 할 때, 현실 속으로 들어가 보면, 이해 당사자들의 힘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선행교육금지법 제정 관련해서, 우리가 1년에 걸쳐 2만 명의 서명자를 모으면 학원총연합회는 1달도 안 되는 사이에 5만명의 학원 관련자들의 서명지를 모아 국회를 압박합니다. 우리가 시민들 30-50명 정도의 회원들과 함께 국회 앞 긴급 기자회견을 가지면, 학원총연합회는 1만~2만명의 학원 관계자들을 간단히 잠실 체조경기장으로 집결시켜 여야 정치 대표들을 부른 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킵니다. 학원 관계자들은 수십만명인데, 우리는 2,800명입니다. 우리는 늘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결집된 소수가 흩어진 다수보다 강하지만, 다수가 결집하기만 하면, 결집된 소수를 이길 수 있다” 이렇게 말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국민들이 힘을 합치기만 하면, 그 어느 이해 당사자들이 똘똘 뭉쳐도 그 힘을 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하지만, 학원 등의 결집된 소수보다 “더 적고 미약한 극소수”입니다. 지난 한 달에 걸쳐, 우리가 주장한 선행교육금지법 취지에 공감하여 이 법의 발의에 참여한 의원들이 학원총연합회 소속 학원들로부터 여러 차원의 강력한 공격을 받았습니다. 의원들이 우리에게 되묻습니다. “당신들의 주장에 동의해서 앞장 선 우리 의원들이 이렇게 공격을 받고 있는데, 의원들에게 힘이 되어 주는 국민들은 어디 있다는 말입니까”, 이렇게 말입니다. 그때 우리는 난감했습니다. 물론 역사의 변화는 숫자가 결정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적은 수이더라도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변화의 중심에 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중심에 서서 소수가 작은 소리라도 멈추지 않을 때, 때가 차서 큰 울림으로 온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것입니다. 저희들이 지금 선생님께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의 숫자가 적다고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때가 되어 우리의 소리가 큰 울림으로 국민들 마음을 흔들 때가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학원총연합회와 대립하지만, 우리는 머지않아 대학들, 기업과도 긴장과 대립을 경험할 것입니다. 정부와의 긴장도 언제나 우리에게 운명과 같은 일입니다. 이 싸움에서 우리가 흔들리지 않고 버틸 힘은 무엇입니까? 처음 가졌던 뜻을 지키는 것입니다. 작고 사소한 부분에서조차 타협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우리는 늘 깨어 있도록 자신을 살피며,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이사회를 발족시켜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깨어있는 부모, 깨어있는 시민들이 많이 모여 이 운동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펼쳐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 회원들 2,800명의 숫자는 결코 자족할 숫자가 아닙니다.
박원순 시장님의 조언대로, 우리는 앞으로 3년 내에 1만 명의 후원자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올해 2013년에는 5천명의 후원자 시대를 열 것입니다. 그리고 2014년에 7천명, 2015년에 1만 명의 시민들을 회원으로 얻을 것입니다. 이것은 대중운동을 통해 입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입니다. 그런데 이 만 명의 회원을 얻기 위해서는 지난 5년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저희 대표들과 사무실의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목표입니다. 회원 모두가 참여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6월부터 “내가 이은 두 사람”이라는 캠페인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선생님께 부탁드리는 것은, 선생님께서 이 운동의 정기 후원자로 참여하시면서 동시에 가능하시다면 이웃 1~2명을 이 운동의 후원자로 이어주시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올 한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계속하는 캠페인이 될 것입니다. 올해 그렇게 한다면, 두 달에 걸쳐 약 1,000명의 회원을 새로 얻게 될 것입니다. 성공한다면 약 4천명의 회원들을 확보하게 됩니다. 나머지 1천명은 저희 대표들과 회원 강사들이 학교와 생협, 도서관과 교회 등에 모여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그분들께 호소함으로 얻을까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얻어진 후원금을 통해 우리는 당장 영유아사교육, 수학사교육, 서열화된 고교체제 개선 운동을 새롭게 착수하고, 선행교육금지법 제정 운동을 연내 마무리 지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생님께 한가지 부탁드립니다. 우선 선생님께서 이 운동의 월정 후원자로 참여해 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이 캠페인에 크게 참여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이웃 1~2명을 이 운동의 월정 후원자로 초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레(수)에 이 캠페인을 시작할 것입니다. 선생님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곧 깜찍한 안내 웹페이지와 '내가 이은 두 사람' 켐페인 사이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즐겁고 유쾌하게 참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물론 그래도 은근한 부담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어찌 우리가 그런 부담을 다 털고 살 수 있겠습니까. 아이들에게 우리 생이 끝나기 전까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야한다면, 우리에게 이런 정도의 부담은 정말 최소한의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큰 부담도 작다 여기시고 선선히 일어서 주십시오. 늘 감사합니다.
2013. 6. 1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올림
※모레(수) "내가 이은 두 사람” 캠페인을 설명하는 웹 포스터가 이메일로 전달됩니다. 캠페인 사이트도 그날 오픈됩니다. 한번 체험해 보세요. ※인터넷 환경에 익숙하시지 않은 분을 위해 엽서 몇 장을 선생님 가정으로 보내드립니다. 받아보시면 작 성 후 사진을 찍어 보내주세요. 그리고 주변 이웃들을 권유하시는데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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