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1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교실밖교사커뮤니티,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이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전국독후감대회]에서 중학생 부문 최우수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사교육 걱정없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이희영님

이렇게 평범하고, 잘난 것 하나 없는 제가 감히 ‘학원’이라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문제에 대해서 제가 경험한 것과 책을 통해 배운 것, 중학생의 입장에서 어설프게나마 말해보려 합니다.

제가 다녔던 학원은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책과 필기구를 가지고, 학원에 들어가 수업이 끝날 때 까지 학원에서 준 문제집을 풉니다. 이 단순한 구조의 학원에서 제가 무엇을 배웠는지 이제는 가물가물합니다만 학원의 엄청난 숙제만큼은 머릿속에 잘 각인되어 있습니다. 학원이 끝나면 숙제를 하고, 학교 수업 시간에도 학원 숙제를 하곤 했습니다. 그만큼 숙제의 양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납니다. 정도가 지나치면 부모님께 문자가 가거든요. 아주 단순하면서도 빡빡한 학원. 그 공통점이 제가 다녔던 학원들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을 말해주었습니다.

굉장히 바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어지간한 일이 없는 한 학원에 늦는 일은 없어야 했고, 숙제는 반드시 끝내놓아야 했고, 그 또한 어느 정도 이상의 정답률을 넘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열심히 했는데도 성적이라는 것은 잘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적표를 보고 학원에 들어간 후에는 점수라 부르기도 부끄러웠던 몇몇 과목의 성적이 그나마 점수라고 불릴 수 있는 정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그뿐이었습니다. 분주하고 급하게 움직여도 다 끝낼 수 없는 학원의 생활은 저에게 그 이상의 도움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학원에서 더 많이 문제를 풀게 하고, 더 많은 숙제를 내주어도 어느 선을 경계로 성적은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와 성적이라는 것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 그러한 현실은 상당히 불안하고 힘들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계속해서 물어봤습니다. 제 생활에게, 공부에게. 가끔씩 게임이나 다른 것들에 정신을 팔기도 했지만 그건 항상 일정한 선을 지켰고, 그 외에는 학원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과 교육방송에 교육평론, 결국 제가 도달한 답은 ‘자기주도학습’이라 불리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제 주변의 일명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을 다니지 않거나, 다니더라도 한 과목 정도만 수강하고 있었습니다.

바쁜 학원 생활과 성적에 대한 불안, 아니면 단순히 스스로 공부하면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친구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때문인지 저는 답답하고 숙제 같은 것들을 잔뜩 내어주면서 저를 ‘사육’하는 학원에 대한 불신이 커져만 갔고, 그 커져간 불신은 제가 학원을 그만두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학원이라는 사교육 아닌 사육의 공간에서 학생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우리 밖에 대한 두려움만 잔뜩 각인 시켜준 기억이 남아, 사교육 이라는 것이 학생의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 뒤늦게 느끼고 있습니다.

학원을 그만두고 혼자서 시작한 공부는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사육장에서 나와 혼자서 공부하는 자세가 학원에 찌든 제게 있어서 너무 낯설고 생소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러모로 급격한 변화 속에서 우연찮게 선생님께서 읽어보라 권하신 책이 바로 이 「아깝다 학원비」였습니다.

제목부터가 범상치 않았기 때문인지, 제게 필요한 한마디였기 때문인지의 이유로 꾸준하게 읽었습니다. 사교육의 거짓말. 실제 사례들. 전직 학원 강사들의 고백. 교육 평론가의 ‘학원에 의존하는 자세’에 대한 비판과 ‘자기주도학습’과 ‘독서’의 중요성. ‘선행’아닌 ‘복습’의 중요성. 아까운 학원비. 굉장히 필요했던, 누군가 말해주기 바라던 ‘진실’들이 이 책을 통해 외쳐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덕분에 학원을 그만두고 혼자 시작한 공부에서 느낀 불안감도 사라졌고, 스스로 하는 공부에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이런 책들과 방송의 영향인지 작년, 재작년에 비해 동년배 친구들이 사교육을 그만두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 늘어나는 분위기이긴 합니다만, 여전히 많은 중학생들이 학원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책이 더 많이 퍼져서 저와 같은 학생들을 돕는 등대가 되어주고, 학부모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는 정말 ‘사교육 없는 대한민국’을 이뤄내기를…

사교육 없는 세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중학생의 어설픈 경험담과 생각이 담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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