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는 1강 이병민 교수님이 해 주셨던 강의와 비슷한 맥락에서, 영어 교육의 본래 의미에 대해 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영어학교도 그렇게 어느새 마지막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1. 영어교육, 무엇이 문제인가
사람들은 입시에 성공하기 위해서, 좋은 성적만을 위해서 영어를 배워갑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영어를 교육하는 것이 아닌, 영어를 훈련한다는 말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가장 인간적인 배움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 사람과 자연 사이의 교감, 사람과 텍스트 사이의 교감을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이런 상호작용들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영어교육은 “무엇을, 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거나 답을 내 놓지는 못하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빨리, 잘” 배울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만 알려줍니다. 이해하고 발견하면서 의미를 찾기보다는 주어진 정답을 따라가기에 바쁜 것이죠. 교육 현장에서의 학습자를 하나의 인격체로 바라보지 않고 단순히 배우는 사람으로만 인식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은 영어를 정서적으로 느끼고 깨닫기보다는 머리로 인식하기에 더 바쁩니다.
어떤 순서로 본문/장르를 접할 것인지, 영어를 훈련하는 것은 괜찮을지 등에 대해서도 우리는 잘못된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감정이입이 클수록 장기적으로 기억하기가 쉽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수 백 번, 수 천 번을 반복해야지 외워지게 됩니다.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의도된 읽기와 무궁무진한 읽기 중에서 어떠한 것이 학습자의 내적인 성장/변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요? 그것은 언어적 어려움까지도 극복할 수 있는 내적 동기가 됩니다. 무궁무진한 읽기를 중요하게 바라보기 시작한다면, 아마도 사교육이 존재할 근거는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시험을 치루기 위한 기술을 배울지 아니면 진짜 언어활동을 배울지 우리는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교수-학습에 대해서나 교육 환경에 대해 부정적인 경험들도 영어 교육에, 학습 행위에 영향을 줍니다. 텍스트의 성격에 비례해서, 텍스트가 구성하는 활동에 비례해서 사람의 인지도 변할 수 있습니다. 언어 행위는 언어를 배울 때에는 개인적 자아가 얼마만큼 관련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자아가 긍정적으로 개입이 되지 않는 투자는 결국은 자멸 행위입니다. 정신적으로 심리적으로 의미가 없는 활동은 내적인 혼란이나 학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줄 뿐입니다. 우리에게 학습공동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상이 아이들을 경쟁 사회에 뛰어들게 만듦으로써, 아이들은 결국 자기 것만 챙기고 자기 것만 학습하기에 바빠졌습니다. 공동의 학습, 협력, 상호활동이란 존재하지 못하는 것이죠. 교사의 역할도 강사이나 교육자이냐, 교실의 역할도 배움터가 아닌 심리적으로 억압된 공간이 되어버렸습니다.
2. 인본주의적 관점의 영어교육이란
감정이입이라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감정이입을 일으킬 수 있는 교재, 교과활동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아이들의 정서적인 상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또한 각각의 아이들의 성향에 맞는, 그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 성향은 부모님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변인은 자아존중감입니다. 그것을 높여줄 수 있는 교육이 바로 인본주의적 관점의 교육입니다. 아이에게 “잘했다”가 아닌 “너가 그만큼 노력을 했구나.”라고 반응을 해 주어야 합니다.
영어가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영어를 가지고 말을 하는 것입니다. 주체가 사람인 것이죠. 영어에 사람을 꽂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영어를 꽂는 것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영어 교수는 실제적 언어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영미 아동 문학을 다독하도록 하는 것은 이러한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가 읽기에 푹 빠지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의미 중심의 텍스트를 많이 접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 이후에는 가급적이면 많은 책을 읽도록 해 줍니다. 많이 읽는 것 자체는 언어 영역뿐만 아니라 전 교과에 대해서, 이 사회에 대해서 폭넓은 이해를 하게 해 줍니다. 많이 읽고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또한 정보 중심의 글들도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니, 그 가운데서도 좋은 글들에 대해서도 균형 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시절을 지내면서 ‘영어에 대해 왜 공부를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어쩔 수 없지 뭐. 약소국의 비애야.’라고만 결론을 짓곤 했습니다. 단 한 번도 ‘아이표’ 영어에 대해,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영어에 대해, 유학의 숨겨진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학교에서 하는 수능을 위한 영어 수업, 취직을 위한 영어 점수를 따기에 바빴습니다. 그렇게 지내오던 중에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행복한 영어 학교를 통해서 지난 6주 동안은 영어에 대한 고민을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할 수 있었습니다.
요즘 세상에서 영어를 피해서는 살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조금 더 즐겁고, 행복하고, 기쁘게 영어를 접할 수 있게 해 줄 수는 있을 겁니다. 그를 위한 노력들이 영어 학교 안에서 마구 꿈틀거리고 있었습니다.
저에게도 행복했던, 많이 느끼고, 많이 배울 수 있었던, 소중한, 아주 특별한 6주였습니다. :) 여섯 개의 강의를 들려주신 강사님들과 이런 자리를 만들어 주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그리고 특별히 영어학교를 담당하셨던 이슬기 간사님. 모두 고맙습니다. ^^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에 다니고 있는 24살 남윤영입니다.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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