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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교육/행복한 영어학교(2011)

[4강 강의스케치] 이제는 엄마표가 아닌 아이표!

요즘은 영어책을 발에 치이도록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떤 대형 서점에는 '어린이 외국서적'이라는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책들은 넘쳐나는데, 내 아이에게 맞는 영어 책이 무엇인지, 내 아이가 적합한 영어 책으로 공부하고 있는 게 맞는지는 사실 학부모님들도 단언하실 수 없으실 거에요. 단지 다른 사람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는 게 대부분이지요. 어떠한 특정 책이 좋다 나쁘다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내 아이에게 맞는 영어 책, 영어 학습이란 무엇인지 나눠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엄마표 OO'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과외나 학원을 보내지 않고, 스스로 학습을 하거나 집에서 공부하는 경우를 의미하죠. 그러나 강사님은 '엄마표'라는 말 대신 "아이표"라는 말을 사용하셨습니다. 자기주도학습에서 '자기'는 학습자 본인을 말합니다. 그러나 흔히 우리는 '자기'가 공부하는 당사자, 즉 아이들이라는 걸 까맣게 잊어버립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으시는 회원님도 '아이들이 하는 자기주도학습'이란 엄마가 이뤄주는 공부, 아이를 학원이나 과외를 보내지 않은 채 엄마가 관리해 주는 공부라고 이해하고 있진 않으신가요? 우리가 '자기주도학습'에 대해서 잘못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에 한 대 띵~ 맞은 느낌이었습니다.


1. 자녀의 성격유형별 특성에 따른 원서 읽기

강의에서 보여주신 자료에는 행동형, 규범형, 탐구형, 이상형 이렇게 네 가지의 유형으로 자녀들의 성격을 분류했습니다. 또 그 유형마다 가장 어울리는, 가장 잘 들어맞는, 가장 효과적인 원서의 유형들을 추천해주시기도 했습니다.

행동형 ; 놀이를 하듯이 영어를 말하고, 읽고 써 봅니다. 내용이 많은 동화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챈트나 짧은 책 여러 권을 읽도록 합니다. 활동적이지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이지요.

규범형 ; 독서록을 작성 해 봅니다. 아이가 작성한 문장이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빨간 색연필로 고쳐주지 않습니다~ 나중에 문법을 배울 시기가 와서 문법을 배우고 나면 고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또한 책을 읽으면서 엄마가 일부러 틀리게 읽고 아이가 지적하고 아이가 다시 읽게끔 해 보고, 이것을 또 써 보도록 합니다. 단! 오~~래 해야 합니다. 딱 한 번 했다고 해서 습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탐구형 ; 수준별로 나뉘어있더라도 주제별 non-fiction을 읽게 하는 것 어떨까요? 이 유형의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문장 구조가 쉽든 어렵든, 자신이 관심 있는 주제들에는 한없이 파고들 수도 있는 아이들입니다.

이상형 ; 그림 동화를 읽거나, 동화 내용을 토대로 실물 만들기를 해 봅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더 독창적이고 창의적이고 기발한 날개를 펼칠 수 있게 해 줘야 하지 않을까요?


한 사람을 하나의 성격으로 판단할 순 없습니다. 한 사람이 각 유형마다 나타내는 성격 특성을 조금씩 전부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선 가장 많이,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성격을 그 아이의 성격으로 파악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옆집 아이가 해리포터 '원서'를 읽는다고 해서 내 아이에게도 원서를 읽으라고 강요하거나, 내 아이가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자는 겁니다.

2. 학년별 학습 주안점

듣기와 음소인식, 파닉스, 사이트워드, 유창성과 말하기, 독해, 어휘, 쓰기, 발표와 토론, 문법 등으로 영어학습의 순서가 진행된다고 보았습니다. 그 유형들이 시기별로 나열되어 있는 '학년별 학습 주안점'이라는 표를 보여주셨는데요. 이것은 어느 시기에는 어느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시기마다 집중 훈련할 수 있는 특정한 유형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아이들마다 재능이 다르기 때문에, 그 재능에 따라 잘하는 유형들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유창하게 읽을 수는 있으나, 문법에 약할 수 있다는 것이죠.


3. 아이표 영어를 할 때의 원칙

유의 사항이라고 해도 좋을 몇 가지 사항을 박사님께서 샤샥~ 정리 해 주셨습니다.

아이표에는 원칙이나 단계가 특별히 없습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효과가 드러납니다. 조바심이 최고의 적인 셈이죠. 한 번 집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꾸준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정 성공 사례를 무조건 따르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마다 맞는 방법은 제각각 다릅니다. 아이표 영어를 실시하기에 손쉬운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아이에게 소중한 순간이 되게 만들어 줍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해 줍니다. 다른 아이와 비교는 하되 내색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른들도 비교를 당하면 기분이 상하는데,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성과가 적어도, 불안감을 전달하여 죄책감을 갖게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우리가 모르는 걸까요? 아닙니다. 모르지 않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막상 몸은 그러질 못하는 것뿐이지요. 무엇이든 행동으로 나타내는 것이 어렵습니다. 몸에 베이게 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우리의 땀방울 담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허울뿐인 지식인이 아닌, 행동하는 실천가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강의는 기본적으로 '아이표' 공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혹은 '아이표'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나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전제 하에 강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이표 공부에 대해 한 번도 생각 해 보지 않은 경우라면, 조금은 이상향으로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토론 시간에 한 학부모님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박사님은 이미 아이표 영어 교육에 대해서는 전문가이시니 아이에게 어떻게든 수월하게 쉽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고 하시지만, 가정에서 아이를 키우며 살림만 하며 사는 이 시대의 '평범한' 어머니들은 기본적인 자료도 없고 어떻게 첫 발자국을 떼야 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겁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더 좋은 것만을 해 주고 싶고, 무엇을 더 해 줄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5년, 10년 후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과에 다니고 있는 24살 남윤영입니다.
실습과목으로 오긴 했지만 영어교육과 사교육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