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입시시즌마다 떠들썩하게 합격발표가 나고 고등학교 앞 뿐 아니라 중학교 앞까지 상위권학교 합격생 명단 현수막이 걸리는 것을 보면서 오래전부터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더랬습니다. 상위권 대학, 상위권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소수의 학생들에게만 3년간의 노력을 칭찬해주고 다수의 학생들을 ‘루저’로 만드는게 아닌가 싶었던 거지요. 이 현수막들을 보면서 등교하는 학생들 다수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현수막에 이름이 내걸린 학생이야 누가 축하해주지 않아도 기쁘겠지만, 나머지 다수의 학생들은 위로나 격려는 커녕 자존감의 상처를 입고 실패자로 낙인찍히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게다가 학교가 점점 입시학원화되어 간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참 씁쓸하기도 합니다. 더욱이 문제는, 대학을 가지 않고도 다른 진로를 탐색해 볼 수 있는 것인데 이런 현수막들이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설계를 가로막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이런 현수막 아래를 지나다니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너만의 길을 찾아, 너만의 행복한 진로설계를 해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학급 급훈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가 입시를 위한 경쟁시장이자 입시학원임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한동안 유행했던, 그리고 지금도 인터넷에 웃음거리로 떠돌아다니는 급훈들을 보면, “2호선을 타자”, “서울대 갈래? 서울역 갈래?”, “네 성적에 잠이 오냐”,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 “CCTV작동 중”, “입닥치고 공부해” 등이 있더군요. 이런 급훈들이 꿈도 없고, 민주시민의식도 없고, 자존감도 없는 세대를 만들어내는게 아닐까요? 마침, 지난 12월에 서울시 교육청과 강원도 교육청, 광주시 교육청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단위학교에 합격 현수막을 자제해달라는 협조요청공문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교육청에서 먼저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런 공문을 내려주니 고맙기도 하고, 진보교육감들의 행보가 반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단위학교들에서 얼마나 이 요청에 협조해줄지는 미지수인 것 같습니다. 벌써 곳곳에서 수시 합격생 현수막이 걸려있고, 2월 1일 4년제 대학 정시 합격 발표가 나면 더 많은 곳에서 합격 현수막이 걸릴거라고 예상됩니다. 중학교 앞에도 특목고 합격 현수막들이 걸리고 있구요. 결국 교육청에서 하달된 지시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학벌 차별 의식이나 다양한 진로 설계를 막는 교육 풍토들은 바뀌지 않겠구나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네요.
그래서 안되겠다, 우리 손으로 한번 찾아보자, 학교 현수막 뿐 아니라 학원 광고 현수막부터 종교기관 현수막들, 사시 합격 축하 현수막, 학습 관련 서적의 표지를 장식하는 자극적인 문구들까지, 아이들에게 오로지 입시경쟁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가르치는 이 모든 것들을 찾아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찾아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 일단은 우리 주변에 행복한 진로설계를 방해하는 것들이 얼마나 자극적으로 많이 있는지를 찾아보며 ‘나는 무엇을 느끼는가‘를 같이 공유하고 공감하고 싶습니다. 찾고 난 이후, 그 다음은 뜻이 있는 분들의 목소리를 들을까 합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것들을 해야 할지, 우리 생각과 아이디어들이 모일 수 있겠죠.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이런 부분조차 우리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면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을까 싶습니다.^^ 다음과 같이 참여하실 수 있으니, 겨울방학동안 아이들과 동네 근처 학교를 지나가다가 이런 현수막을 보시거든 휴대폰으로 찍어서 카페 게시판에 소감과 함께 올려주세요. 게시판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사진을 공유하실 수 있어요. 아래를 참고해주세요.
<언제부터 언제까지> - 지금부터 3월까지 / * 참고: 2월 1일 4년제 대학 정시 합격자 발표 / 3월 초 학급 급훈 만드는 기간
<이런거 공유해요> ① 입시 실적 현수막 또는 합격 명단 현수막 ②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학급 급훈 ③ 학원 광고 현수막 중 문제있다 싶은 것들 ④ 종교기관, 반상회 등 기타기관에서 내건 합격 현수막 ⑤ 학습 관련 서적 중 자극적인 표지
<사진 공유 방법 5가지> ① “noworry.kr” 카페 게시판에 나의 소감과 함께 올린다 ② 트위터 “@PLACARD_OUT”에 사진을 공유한다. ③ 페이스북 “facebook.com/noworry21”의 사진첩에서도 사진을 공유한다. ④ 게시판에 올리기 어렵다면, “noworry@noworry.kr” 로 사진 메일을 보낸다 ⑤ 컴퓨터를 쓰기 어렵다면, “010-2875-4318” 로 사진첨부문자를 보낸다 위 5가지 방법 중에서 평소 이용하시는 대로 편하게 공유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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