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안실천/[단행본] 출판소식과 책이야기

[회원연극이야기] '재민이엄마'와 '재민이'가 만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출판기념회에서 돋보였던 순서는 회원연극이었습니다. 15분여 가량 짧은 시간동안 아깝다 학원비를 알게 된 후 변화된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실감나는 연기로 볼 수 있었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전문연극인 못지 않게 연기를 보여주신 분들이 실은 평범한 아빠, 엄마들이라는 것입니다. 연극에 참여해주신 안영미, 정기철, 선경희, 박지성 네 분은 모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회원이거나 수강생들입니다. 

특히 열연해주신 '재민이 엄마' 안영미님과 '재민이' 정기철님은 올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되고 5기 등대지기학교와 행복한 진로학교(2)를 함께 현장에서 수강하신 동기들이랍니다. ^^ 학교의 인연이 이렇게 회원연극의 인연으로까지 이어지네요. 그럼, 연극을 준비하며 있었던 에피소드와 연극공연 후의 뿌듯했을 소감, '재민이 엄마' 안영미님과 '재민이' 정기철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재민이 엄마' 안영미님의 이야기

* 안영미님은 5기 등대지기학교와 행복한 진로학교(2)의 수강생이십니다.

처음 “아깝다 학원비” 연극 제안을 받았을 때 순간 당황했습니다. 연극을 해 본 경험도 없고 대본을 외운다는 것이 자신도 없고 무엇보다 쑥스럽기도 해서, 부드럽게 거절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무언가 끌리는 매력이 있어 연극팀에 합류를 했습니다. 유명하신 연극 전문가 선생님을 모시고 연극을 하게 되어 한편으로 기대가 되었지만 막상 연습에 들어가니 몸과 마음과 생각이 각자 따로였습니다. 생각이 맞으면 몸이 안 따라주고 몸이 맞으면 입이 안 따라주고, 우리가 겪고 있는 실생활속의 이야기를 그대로 연극으로 옮기는 것뿐인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연습하는 동안은 참 재미있고 즐거웠습니다. 연습하다 어느 부분이 잘 안되거나 당황하는 상황이오면, 연출선생님은 실제적인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몸소 몸으로 보여주면서 재치있게 지도해 주셔서 오히려 편안하고, 즐겁게 연습할 수 있었답니다. 역시 전문가가 다르더라구요. 연습장에 남편을 데리고 갔었는데 직접 지도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함께 즐거워했습니다. 덕분에 남편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더욱 재미와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연습하러 삼각지로 향하는 전철을 이용하곤 했는데, 개인적으로 따로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어서, 그때에도 전철을 타고 가는 길이였습니다. 희미하게 비취는 창문을 거울삼아 조심스레 혼자 속으로 연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아뿔싸! 집중하다 보니 주위시선을 잊었지 뭐예요. 전철안의 사람들이 이상한 여자 쳐다보듯 아니, ‘겉은 멀쩡하게 생겨서 어쩌다 저렇게 됐나’ 하는 시선으로 쳐다볼 때 아~얼마나 쑥스럽던지, 정말 창피하더라구요.

또 한 번은 행사 당일 날 좀 더 빨리 가기 위해 3호선 대곡역에서 내려 경의선을 기다리고 있었지요. 기다리던 중에 사람이 없는 곳을 틈타 신나게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다리던 기차 한대가 오더라구요. 분명 방금 전까지 만해도 기차가 오는 것을 보고 “타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탈려고 보니, 갑자기 기차가 사라진 거예요. 내가 분명 봤는데 헛것을 봤나 싶어 주위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우째 이런 일이!! 잠깐 그 시간에 대본 외운다고, 타야 되는 것을 깜빡 한 그사이에 기차는 지나가버렸지 뭐예요. 그 후 40분을 더 기다린 후에 기차를 타게 되었고, 빨리 가지도 못하고 약속 시간에 겨우 맞추어 도착하였는데, 어찌나 황당하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무대 위에서 연극을 마치고 나니, 함께 웃어 주고 힘 있게 쳐주는 박수소리가 어찌나 위로가 되었던지, 그제서야 ‘아이쿠! 망치지는 않았구나’ 하고 안심이 되었습니다. 그 후에 밀려오는 것은 뿌듯함과 기쁨이였습니다.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이런 걸 해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마운 분들이 생각났습니다. 저에게 연극을 처음 제안해 주신 애니님, 이런 무대의 장을 마련해주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아이디어를 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바쁘신 중에도 불구하고 성의껏 도와주신 백선숙님 내외분(연출자 선생님), 짧지만 연습하면서 정들었던 연극팀원들(선경희님, 정기철님, 박지성님), 함께 재미있게 보아주고 웃어주신 ‘아깝다 학원비’ 출판기념회에 오신 모든 분들, 이로 인해 수고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 많은 손길들, 그리고, 연습하다 집에 늦게 돌아와도 오히려 격려해 주며 ‘오늘은 잘했어?’ 라고 기쁘게 물어봐주던 남편과 딸아이, 이 모든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주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 남을 것입니다.

 

'재민이' 정기철님의 이야기

* 정기철님은 5기 등대지기학교와 행복한 진로학교(2)의 수강생이십니다.

지난 출판 기념회에서 진행한 연극…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을 포함해서 평생 한번도 연극을 해본 적인 없는 저로서는…연극을 한다는 것이 정말 걱정되는 결정이었습니다. 평일 늦은 시간, 일요일 등 많은 시간을 연습을 위해 써야 했었지만, 연극무대에서 조명을 받으며 입장하는 순간의 가슴 벅참은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저의 역할은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나름 열심히 노력한 아들 역할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말했던 대사의 일부를 몇 년 후에 우리 아들의 입을 통해서 듣지나 않을까… 대사를 외우고 연습을 하는 많은 시간에 여러 번 고민하였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겪을 경험의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그 몰입의 경험은 향후 가족 생활에서의 소중한 거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참가하신 많은 분들이 어떤 느낌을 받으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연극에서의 역할 바꿈처럼, 실 생활에서도 서로 역할을,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한다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큰 문제가 오히려 문제로 느껴지지 않고 싱겁게도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집니다.

도와주신 선생님들, 같이 참여하신 배우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