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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국어 교육과정과 유치원 누리 과정 한글 교육 불일치 실태 보도자료(2015. 6. 2.) 초등 1학년 한글교육 6개월은 필요한데 1달만에 해치우니 영유아 사교육 늘 수밖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현행 한글 기초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본 결과, 공교육에서 한글 기본 교육이 교육과정상 턱없이 부족한 상태이며, 영유아 단계의 한글 사교육은 그로 인해 발생한 부작용임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2015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 당국과 각론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공교육이 한글해득을 책임지는 구조로 개선해야 합니다. (아래 주요 내용은 위 주제로 5월 21일 열린 토론회를 통해 확인 점검한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것임을 밝힘)
■ “취학 전에 이미 국어 사교육 경험 있다, 74.2%” 최근 영유아 한글 선행 사교육 실태를 보면, 대상연령이 더 낮아지고 단순히 읽기·쓰기력을 뛰어넘어 글의 이해력까지 요구되고 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연구Ⅱ’ 결과를 살펴보면, 학습지를 이용하는 영유아 중 84.9%가 한글 과목을 이용하고 있었으며, 이렇게 학습지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초등학교 선행학습’이 절반 이상인 50.7%를 차지했습니다. 초등학교 선행이 목적이라는 응답은 전년도보다도 10%p(2013년 39.7%)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영유아 단계에서의 선행학습이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교육걱정의 2013년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이전 사교육 현황을 과목별로 살펴본 결과, 국어 74.2%, 영어 67.2%로 영어보다도 국어에 대한 수요가 높았으며, 취학 전 이미 국어·한글을 어느 정도 선행하고 오는 비율이 적지 않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렇게 취학 전 한글 선행학습이 성행하는 상황에서, 사교육 업체도 한글 학습지, 교재·교구의 대상 연령층을 점점 낮추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언론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 정도는 떼고 들어가야 한다’는 불안과 부담을 부모들 사이에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입학 전, 영유아 시기의 한글 문자교육은 발달상 부적합하다고 지적합니다. 문자교육의 적기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하는 만 6세 이후(초등시기)이며 유아기(만 3~6세)의 선행교육은 오히려 뇌를 손상시키게 된다는 연구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유아의 한글 사교육이 확산되는 배경 중 하나는 바로 교육과정 자체의 문제였습니다. 공교육이 한글해득을 책임져 주지 않는 지금의 교육과정으로 인해 영유아 한글 사교육이 과도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행을 한 학생과 하지 않은 학생간의 학력 격차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선행을 하지 않고 입학한 학생은 학습부진아가 될 가능성까지 높아졌습니다. ■“입학 후 한글을 배우는 시간은 27시간”
지금의 교육과정은 2013년부터 적용된 2009 개정 교육과정을 따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1~3단원 총 27시간이 한글 해득을 위한 시간으로 배정되어 있으며, 그 뒤의 4~8단원은 한글을 깨쳤다는 전제하에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7시간은 지난 2007 개정에 비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시수이지만, 이 조차도 한글을 전혀 선행하지 않은 학생의 기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이에 교사, 학부모 등 관련자들은 한글 교육에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며 타교과도 이에 보조를 맞추어 교육과정이 개편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 한글 선행학생을 전제로 하는 교육과정의 난이도 수업시수 부족과 더불어 교육내용의 난이도 또한 큰 문제입니다. 서울 유현초등학교 한희정 교사는 한글해득을 위한 1~3단원의 교육내용 조차도, 한글 선행자를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교육과정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1단원의 2~3차시부터 바로 ‘낱말을 소리 내어 읽기’로 수업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차시도 ‘바르게 앉아 글씨 쓰기’ ‘낱말을 읽고 따라 쓰기’와 같이 어느 정도 한글이 선행된 학생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알림장 쓰기, 받아쓰기 등 기존의 관행도 여전해 과도한 교육과정으로 인해 교육현장에서도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현재는 1학년 2학기에 받아쓰기가 편성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1학기 초부터 알림장 쓰기, 받아쓰기를 시행하는 경우도 흔치 않습니다. 또 ‘엄마숙제 개선’ ‘한글교육 27시간 엄수’와 같은 교육청의 개선지침 등도 공문 한 장으로 전달되는데 그치는 등 올바른 개선 노력이 현장에 적용되지 않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교사연수와 재교육 등을 통해 교육현장에 철저히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누리과정과의 연계 부족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부터 만5세 유아를 위한 무상교육인 누리과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영유아 단계에서 공교육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누리과정은 의사소통 영역에서 언어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래의 표와 같이 읽기와 쓰기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데 주안을 두고 있어 본격적인 문자교육은 유아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서는 읽기와 쓰기 영역에서 ‘글씨를 바르게 쓰기’, ‘문장을 정확하게 쓰기’, ‘정확하게 읽기’ 등에 초점을 두고 있어 성취기준의 수준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이렇게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에서 많은 격차가 벌어질 경우에, 누리과정만을 소화하고 입학한 학생의 경우 초기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고 문자에 대한 학생의 부담도 높아질 것입니다. 이에 문자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누리과정의 수준을 고려하여 초등 교육과정의 재조정을 검토해야 합니다.
■2015 교육과정 개정 : 아동발달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며, 분절화된 교육 고집
이번 2015 개정을 통해 과도한 내용과 난이도가 개정되기를 바라지만, 이번 개정 시안에서도 난이도가 크게 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초등학교 1-2학년군 성취기준 중 쓰기 영역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자신의 생각을 문장으로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성인에게도 대단히 어려운 성취기준입니다. 이제 막 집단생활에 적응하고 한글 구조를 깨우치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문장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히 표현하라는 것은 아동발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지금의 국어과 교육과정이 발달단계에 적합한 언어교육으로 구성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국어과 각 영역의 분량 챙기기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교육과정을 만들 때 초등, 중등 전문가들이 동시에 투입되며 또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와 같이 분절화된 형태로 각각의 전공자들이 따로따로 집필을 하게 됩니다. 이는 언어의 통합성과 아동의 발달단계 특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각 영역의 분량 챙기기에 더욱 급급한 상황을 연출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
4. 유아교육과정인 누리과정만을 이수했더라도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어떠한 교육적 불이익이 없이, 누구나 같은 출발선에서 한글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뢰가 부모들 사이에 형성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개정시 유아교육과 초등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각 분야 전문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5. 교육 당국은 교육과정의 개정과 더불어, 현재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영유아 한글 사교육에 대한 제동을 걸어야 합니다. 현재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교재·교구, 학습지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영유아라는 발달상 특수한 시기를 고려해, 이러한 사교육 시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며, 부모들에게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업체와 시장의 논리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6. 우리 단체는 앞으로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공교육이 기초 한글교육을 책임지는 구조로 나아갈 것인지 주목할 것입니다. 그리고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이를 지속적으로 사회에 알리고 문제를 바로잡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2015. 6. 2.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담당 : 최현주 연구원(02-797-4044 내선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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