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추진 중인 2018년 도입하는 수학 교육과정 개정 관련 보도자료(2014. 7. 8.)
아래 기고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수학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해 우리 단체가 주장하는 바를 서울경제 6월 12일자 지면에 포럼 형태로 본 단체 수학사교육포럼 최수일 대표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수학 포기자 없는 교육과정 만들자"
최수일(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일선학교에서 수학 학습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수학공부에 대한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고 부모들은 자녀의 수학점수에 대한 걱정이 태산이다. 수학교사들은 학생들의 사고력이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고 우려하며 수학교육 관련 학자들은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세계 꼴찌라고 한탄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분명 큰 사고가 터질 것 같다.
인문계 고3 80% 수업 참여 안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의 수학과 교육과정에 있다. 부차적인 원인은 수학점수가 당락을 좌우하는 대학입시에 있다.
그동안 여러 번의 교육과정 개정이 있었다. 그때마다 총론에는 시대와 사회 변화의 흐름이 반영됐다고 강조했지만 각론에는 질적인 변화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제적인 교육사조가 지식의 전달과 습득을 통해 산업인력을 양성하는 행동주의 교육철학에서 자기주도적이며 의사소통하는 능력을 갖춘 인간을 만들어내는 구성주의 교육철학으로 변했지만 수학 교육과정에는 거의 반영된 적이 없다.
현재 적용되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학 교육과정은 학문적 측면의 완결성을 충분히 구비했다고 볼 수 있지만 학생 개인에 대한 적합성과 시대와 사회적인 요구에서는 미흡한 측면이 많다. 단적인 예로 아이들은 수학을 왜 배우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성인들은 인생에서 중고교 시절에 배웠던 수학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선택교육 과정은 수능시험 범위 때문에 수학에서는 모두 필수과목이 됐다.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수능 수학시험 범위를 수학과목 전체로 정하는 순간 그 개정 취지가 사라져 버렸다.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예외 없이 수학과목 전체를 이수해야 하고 그 결과를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대학은 논술고사라는 명목으로 고교과정을 벗어난 대학수학 전공과목 내용을 출제해 상위권 진학 학생들에게는 대학수학 과목까지 공부하도록 강요했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불합리한 제도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순종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수학수업의 파행은 모든 일선학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고3 인문계 교실의 경우 80% 이상이 수학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수학교사가 혼자 수업하고 대다수 아이들은 먼 산 불구경하는 형국이다. 이는 교육이 아니다. 정녕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학교육을 하지 못하고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해 아이들이 쓸모없다고 항변하는 수학을 억지로 가르치며 인생의 골든타임을 서슴없이 짓밟고 있다.
학습량 대폭 줄이고 교재 내 평가를
수학교육은 단순히 지식의 나열과 전달이어서는 안 된다. 지금보다 더 깊이 있는 사고력을 형성할 수 있는 수업이 가능하도록 학습내용을 대폭 축소하고 평가도 이에 맞춰 수업에서 마감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2021년 문이과 통합형 수능'을 목표로 국가 교육과정이 개정된다고 한다. 21세기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이면서도 의사소통 능력을 갖춘 인간을 길러내기 위해 추진되는 이번 개정의 방향은 기존 교육과정에 얽매여 급하게 고쳐온 과거 방식에서 획기적으로 벗어나야 한다. 학생 개인의 필요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고 학생들에 대한 적응실험을 충분히 거쳐야 하되 무엇보다도 일선학교 현장의 의견과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해 '수학 포기자 없는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14년 7월 8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기사자료(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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