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입 논술-공교육 연계 강화 대책 관련 우리의 입장 보도자료(2012. 8. 22) 대교협에 대학별 논술고사 문제 해결 책임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 대학별 논술 고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조치로 이번 정부 대책은 극히 미흡해... 과거 정책 반복이거나 실효성이 약한 대책이 많아. 우리 단체가 8월 20일과 21일에 걸쳐 서울 소재 10개 대학의 수리논술 고사 및 인문계 논술 시험의 실상과 문제점을 담은 보도 자료를 발표한 후, 오늘 교육과학기술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정부의 대책 안을 살펴보았더니, 대책의 실효성이 거의 없는 상태이라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 이번 정부안의 내용과 문제점 : 법적 권한과 의지가 약한 대교협에 대학별 논술 고사 문제 해결의 책임을 맡겨, 사태 수습의 가능성을 좁혀놔... 정부의 대책 안은 △고교생이 풀 수 없는 높은 수준의 난이도 시험이고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문제를 출제하는 상황인데 △이것은 출제 위원들의 고교 교육과정 이해에서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대책으로는 △논술 고사를 출제할 때, 고교 교사 ‘자문위원’으로 위촉하여 현직 교사들의 의견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시험 시행 후 고교 교사들부터 난이도 적정성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여 다음해 논술 시험 출제 시 반영하며, △모니터링 및 환류 체제 정착,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고 안정적 난이도가 유지될 수 있게 하고, △수험생과 고교가 논술시험 출제 경향을 사전에 파악, 정보 공개를 강화하며, △인문 논술에서 영어 및 난해한 지문 반영되지 않게 하며, △서울대의 자연계의 경우 수리논술을 폐지하며, △정부는 개별 대학들에 대해서는 전체 모집 인원에서 논술 포함 전형의 모집 인원 및 논술 반영비율의 축소를 대학 재정교육역량 강화사업과 연계하여 논술 고사 비중 축소를 유도하며 △지역별 논술 특강 실시 등을 통해서 논술 대비 지원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부 대책만으로는 현재 학생들에게 공포스러운 수준의 고통을 안겨주는 대학 논술 고사의 행태가 바로잡힐지는 의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대학별 논술고사가 이토록 어려운 것은, 고교 교사들이 이 논술 고사를 출제하는 과정에 ‘자문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음으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우수 학생들을 확보하기 위해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하고자 하는 대학들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고교 교사들 일부가 논술 고사 출제 과정에 ‘자문을 한다’고 해서 이 욕망이 제대로 관리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봅시다. 교사들이 출제 과정에서 자문하고, 출제 후 난이도에 대해 의견을 냄으로 이를 다음해 논술 고사 출제에 반영하는 환류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하나, 문제는 그 시스템을 따르지 않는 대학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현재의 논술고사 관리 체제 속에서는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현재의 논술 고사 관리체제가 무엇입니까? 정부는 이에 대한 직접적 관리 업무를 대학들의 협의체인 대교협으로 이관했기 때문에 기껏해야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한 각 대학의 논술 비중 축소 유도정책밖에 쓸 수단이 없습니다.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개별적인 정책 안이 현실의 문제를 직시한 채로 정확한 처방을 내놓아야하는 것은 물론이요, 이에 대한 집행 책임을 지는 기관인 대교협이 회원 대학들의 이해관계 보다는 국민들과 학생들의 입시고통을 더 중시해서 대학의 욕망을 통제할 수 있어야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오늘날 대교협은 그런 의지와 법적 권한이 없습니다. 보십시오. 과거에 일부 대학에서 현재와 같은 본고사 논술시험을 도입하겠다고 하거나 입학사정관제도 속에 학교 바깥 스펙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하는 대교협 내규를 어길 경우, 이를 제제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역대 대교협 회장들은 “제제 불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도 본고사 금지 등 ‘3불 정책’을 대교협 자체 내규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를 버젓이 방치해왔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이를 바로 잡는다고 하니, 이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대교협은 대학의 이해관계에 자유롭지 않은 대학들의 협의기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옳은 일이라 해도, 대학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일을 대교협은 감당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교협이 악해서가 아니라, 본래 태생적 한계가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대학 정책은 무엇입니까? 대학들은 물론이요 수많은 관련 기관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그 위에 국가 및 국민의 유익, 그리고 고교의 교육과정 정상화라는 가치를 함께 관철시켜야할 성격의 일입니다. 과거에, 정부조차 이 일을 감당하느라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심각한 일을 관리하는 권한을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대학들(대교협)에 맡기고 국민의 이익을 대행해야하는 정부는 손을 털고, 사태가 해결될 것을 기대하니, 이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것은 현 정부가 자초한 일입니다. 과거 역대 정부들은 하나같이 대학입시정책의 키를 정부가 쥐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학의 이해관계를 관리하려는 역할을 고수했는데, 현 정부 들어서 이에 대한 권한을 대교협이라는 대학연합체에 이관한 상태이며, 대교협이 이를 방기할 경우 제재할 일체의 법적 수단을 해체해 버렸습니다. 현재 대학 입시와 관련된 대학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는 것은 소위 법적인 효력이 없는 대교협 ‘내규’밖에는 없으며, 이 내규도 그동안 대교협의 회장들이 공공연하게 위반하겠다고 선언했던 것입니다. ■ 대학별 논술 고사에 대한 정부의 일관된 철학이 빈곤해 : 확대냐 축소냐 대교협의 집행 의지 부족의 문제 외에, 더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의 논술 고사에 대해 정부가 일관된 철학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학별 논술시험의 확대 및 폐지 여부에 대해 정부는 분명하고 일관된 입장이 없이, 시행 여부를 개별 대학들의 선택에 맡긴 상태입니다. 물론 대학 재정 지원과 연계하여 논술 비중 축소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미루어 짐작컨대, 대학별 논술 고사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이 내비쳐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조차, ‘대학별’ 논술 고사에 대해 부정적인 것인지, ‘논술 고사’ 자체에 부정적인지가 분명치 않습니다. 지금 논술고사는 대학별 논술 고사 이외도, 5지 선다 객관식 수학능력시험제도 및 학교 내신 제도와 병존상태에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은 한편으로 전 근대적인 5지 선다 시험을 대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논술 시험을 준비해야합니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시험제도와 비판적 사고, 창의성 등을 묻는 논술시험제도가 혼재되어 있고, 그마저 논술은 대학생들이 배우는 대학 교과서에서 출제하니, 일선 고교와 학생들의 혼란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혼란과 충돌을 해소하고 하나의 시험 철학에 의해 입시정책을 관리하는 것은 정부가 마땅히 견지해야할 태도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대학 입시 관련 정책에는 이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지 않습니다. 길은 분명합니다. 논술 시험을 통해서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창의력을 길러내고 또 평가함을 입시 제도 철학의 근간으로 확립하고, 대신 ‘대학별’ 논술 시험은 중지하고, ‘국가’가 논술시험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야합니다. 또한 이것이 수능으로 대표되는 국가시험제도를 대체해야하며, 고교 내신의 평가 역시 논술 시험의 철학과 보조를 맞추어야합니다. 그리고 그런 큰 방향을 정립한 후에 수능체제와 대학별 고사, 내신체제의 과도기적 병행 단계를 치밀하게 정리하고, 일정한 시간적 기회를 제공한 후, 각 교육 주체들이 이를 대비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 중장기 대비책이 이번에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대책안을 제시합니다. ■ 단기 대책 □ 우선 대교협은 이번에 규정을 어긴 대학들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징계 절차를 밟아야합니다. 자기 내규를 어긴 회원 대학을 징계하지 않은 채, 앞으로 제대로 관리 감독하겠다는 것은 신뢰할 수 없는 태도입니다. 이 문제도 처리하지 못하는데 다른 허다한 대입전형제도의 건강한 운영을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말입니까? □ 정부는 지금까지 재정 지원 사업을 통해 논술 비중 축소를 유도했다고 자화자찬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정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별 논술 시험이 현재와 같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학생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것에 대해서, 이를 방치한 책임을 인정해야합니다. 정부가 재정 지원 정책과 연계하여 개별 대학의 논술 고사를 관리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대학들의 논술고사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억제한 것일 뿐, 이미 시행되고 있는 대학들의 논술 고사 난이도 및 고교 교육과정 외에서 출제되어 선행 교육을 유발하는 현상을 바로잡는 일이 아니었음을 유의해야합니다. □ 개별대학의 논술고사가 당분간 존속된다고 하더라도, 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평이하게 문제를 내고, 그 질문에 대해 비범한 내용이 담겨질 수 있도록 출제 관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어려운 질문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 자체를 평가하는 논술고사는 논술 고사의 취지에 한참 벗어나는 것입니다. □ 이번 대책에 언급된 바와 같이, 인문 논술 속 영어 및 난해한 지문은 없애야하며, 수학의 경우에도 정답을 요구하는,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이도 본고사 시험은 엄격히 금지해야합니다. □ 논술 정책 수립 및 집행 업무를 시급히 대교협에서 가져와, 시민들 및 다양한 이해당사자 기관 대표들이 참여하는 공정하고 독립된 관리 기구를 두고, 국가의 지원 하에 그 안에서 엄정한 관리 감독을 해야 합니다. 대교협은 스스로가 본고사 금지 등 3불 정책을 내규로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를 바로잡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율권은 스스로가 그 권한을 옳게 행사할 때만이 허용 가능한 것입니다. 정부 내 고교, 대학, 학부모,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율적인 공공 관리 기구를 구성하여, △사교육 유발 억제 △고교 교육과정 정상화 △대학의 전공 적합성 구현 등의 3대 가치가 스며든 대입 제도를 수립, 시행, 관리해야할 것입니다. 대교협은 그 과정에서 대학의 입장을 듣는 창구의 하나 수준에 불과합니다. ■ 중기 대책 □ 대학입시 시험 체제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야합니다. 우리는 논술 고사의 타당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개별 대학이 이렇게 무원칙으로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기 위해 논술 고사를 악용하는 것이 문제일 뿐입니다. 논술고사 시행 주체, 이미 존재하는 수능과 내신 등 다른 시험 제도와의 병행 공존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내신과 수능, 대학별 고사 등 각각 철학이 다른 시험제도가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면서 교육적 효과를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시급히 개선해야합니다. □ 개별 대학 중심으로 진행되는 논술 고사는 폐지되어야합니다. 대신, 국가 수준 혹은 대학들 연합 차원에서 고교 연합 등이 대등한 파트너십을 유지한 채 함께 관리하는 국가 수준의 단일 논술 고사체제를 도입하고 그 안에서 이 제도의 안정적 도입과 관리에 힘써야할 것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기존의 수능제도는 폐지해야하며, 학교 내신도 논ㆍ서술 평가 체제로 전환해야할 것입니다. □ 국가 수준의 논술 시험 체제가 도입되기 전, 과도기적으로 대학별 논술고사와 수능체제, 고교 내신의 건강한 공존 방식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해야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늦지 않은 시기에, 우리 단체가 대안을 발표하겠습니다. ※대학별 논술 고사에 문제에 대한 정부와 대교협의 대책 분석 및 평가표 (*중요도 A: 매우 중요, B: 중요, C: 보통 D: 중요하지 않음) ※ 문의 : 김승현 정책실장(010-3258-5707) 2012. 8. 22.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보도자료 (HWP) 보도자료 (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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