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1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좋은교사운동, 교실밖교사커뮤니티,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이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전국독후감대회]에서 학부모 부문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변화를 기대했던 그 모든 것의 열쇠는 나의 생각에 있었다“
김희자님
"아깝다 학원비"
~그 책 제목한번 징허게 잘 지었네~하며, 숨겨 놓았던 내 마음을 들킨것 같은 부끄러움과 설레임을 가지고 서점으로 향하게 되었고 난 그 책을 사지도 않고 서점 직원이 일을 하던지, 점심을 먹던지 전혀 개의치 않고 앉은 자리에서 읽어 버렸다.
사실 난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는데 버스비를 낼 형편이 안되어서 거의 1시간 가까운 거리를 걸어서 학교에 다녔었다. 비오는 날은 어쩔수 없이 버스를 탔지만... 혼자만 그런게 아니고 친구들 모두가 같은 형편인지라 같이 걸어다녔던 그길이 내게는 추억이고 우정의 한 모습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 친구가 주산학원을 다니게 되었고 그 친구가 부러워 나도 부모님을 졸랐고 사랑을 많이 받던 막내의 애교에 넘어간 부모님은 나에게 못이겨 주산학원에 등록을 시켜주셨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원을 다녔던 나는 결국 그 학원을 기초로 하여 고등학교를 졸업후 바로 취직을 하게 되었다. 그런 내게 학원은 정말 고맙고 또 고마운 곳이었다.
그 후 난 공무원인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되었고 지금은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과 5학년인 딸 두 아이의 엄마이다. 연년생인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가 되었고 공무원인 남편의 월급만으로 아이들을 여러 학원에 보내는 것은 무리가 있었기에 체력을 위한 태권도는 계속 보내고 있지만 그 나머지는 자격증반위주로 단기에 끝낼 수 있는 학교 방과후를 이용하고 한자책도 서점에서 구입해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로 진행하고 있었다. 영어 학원은 꼭 다녀야 한다는 생각에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두아이 모두 같이 보내던 중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게 되어 어떤 영어학원이 좋을 지 고민만 하다가 몇달이 흘렀고 이사로 인한 전세값마련에 경제적 여유는 더 없어 학원보내는 것을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마음은 늘 불안했었다.
그러던 중 EBS방송을 통해 박재원 원장님이 나오는 사교육에 대한 방송을 보게 되었고, 흔들리고 주관없는 부모의 요구에 따라 움직이는 아이들의 생기없는 모습과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밝은 얼굴로 인터뷰하는 아이들의 대조적인 모습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보았다. 같이 방송을 보며 '그럼 우리가 잘 하고 있는 거네, 친구들이 태권도 학원만 다닌다고 하니 부럽다고 했다, 영어 시간에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할때 영어 학원 다니는 친구가 오히려 자기한테 해석을 물어본다' 라고 하며 신이나서 열올리며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며 '엄마는 자기주도학습때문에 너희를 학원에 안보내는게 아니거든~ 여유만 되면 너희들 학원 다 보낼거야~~'라는 말을 했다. 어렸을 때 다녔던 학원이 나의 일생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으니...
그런데 "아깝다 학원비" 라는 이 책이 나의 생각을 달라지게 했다. 나의 어렸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는 지금의 학원들, 그리고 지쳐가는 아이들...방송의 어떤 광고에서 몇명의 아이들을 위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원 운영비를 보태주러 다닌다는 것을 보고 내 아이들이 잘하는 쪽에 속하는지 운영비를 대는 쪽에 속하는지를 떠나 두아이를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억울함에 기막혀 했던 기억이 있다. 책에 나왔던 내용처럼 학원선생님을 하는 동생은 절대 자기아이를 학원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말을 정말로 하는것을 들었다. 학원에서 숙제를 너무 많이 내주어서 애가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들이 나고 선행을 1년이상을 하다보니 지금의 수준에서 물어보는 문제의 답을 잘 못맞춘다는 아이 친구 엄마의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또한 나는것을 보니 그리 먼 이야기들이 아니었다. 경제적인 이유로 학원을 많이 못 보낸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이다. 학교수업과 사이버 가정학습을 위주로 공부하니 학교 성적이 괜찮았나보다.
이제 나는 아이들을 여러 학원에 못 보내서 가슴아프거나 미안하지 않다. 학원에 다니지 않아 생기는 시간을 어떻게 더 알차게 보낼지 고민중이다. 평소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여러권의 책을 선물하니 좋아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아빠가 회사에서 읽었던 신문을 집으로 가져와서 그 신문 기사를 가지고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기의 의견을 말하는 훈련이 되고, 학교에서 내 준 숙제를 보며 같이 풀어보니 아이가 신나게 설명한다. 실제로 우리는 이론으로만 공부를 했었는데 실생활과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었는지 이제야 아이를 통해 실감하고는 '아~ 그래서 그렇구나!' 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아빠 엄마를 보며 사춘기에 막 접어든 아들은 어이없는 듯 요즘은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다 아는거라며 계속 까르르 웃어댄다. 이제는 영어에 대한 숙제를 풀기 위해 책에 나왔던 사이트나 방법들을 참고하여 연구해 보아야 겠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 우리집의 가정경제에 특별히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나의 생각을 바꾸니 모든 것이 다 달라졌고 그동안의 걱정했던 모든것들이 다 아깝다. 한 권의 책이 나의 소중한 아이들과 나에게 행복한 웃음을 주었다. 앞으로의 우리가족의 모습이 정말 기대된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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