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1] 7/9, 영어몰입교육의 진실: 11680시간...
▲ 이병민 교수(서울대 영어교육과) 영어 몰입교육에 대한 강의
▲ 30여명의 학부모, 교사, 시민들을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진행
▲ 다음 강좌: 7월 16일 ‘영어조기교육: 오해와 진실’로 제 2 강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08년 7월 9일 ‘사교육걱정 희망 찾기 국민교실(1)’ 차원에서 ‘영어사교육광풍에서 살아남기’라는 강좌를 처음 개설했습니다. 강사로 서울대 영어교육과 이병민 교수를 초대해서 30여명의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2시간에 걸친 강의를 했지요.
참석하신 분들은 요즘 특히 문제되고 있는 영어 사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었는데, 참석하신 분들 대부분은 무분별한 사교육에 자녀들을 방치하지는 않지만, 불안과 걱정은 한켠에 다 안고 있었습니다. 그 불안과 염려의 마음으로 인해, 부천에서, 용인에서 수원에서, 그리고 춘천에서 폭염을 뚫고(^^) 이 강좌를 듣겠다고 오셨지요. 그래서 그런지, 1시간 50분 정도에 걸친 강의 내내 조는 분들 한분도 없이 이병민 교수의 강의에 집중했습니다.
▲낮은 영어국가점수에 대한 해석의 오류
첫 번째 강의인 ‘영어몰입교육’에 대해서 강의하면서, 이 교수님은 우리의 영어 실력을 세계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는 언론의 시각 등을 인용하면서, 영어 인증 시험 성적이 세계 20개국에서 19위라는 것, 토플 CBT 점수의 낮은 등수 등이 갖는 보도의 정치적 함의를 지적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이를 ‘학교교육의 부실’ 등에서 그 주된 원인을 찾으려 하나, 소위 “영어를 잘하는 나라”는 그 국가가 모국어로 영어를 구사하는 나라, 혹은 200년 간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 혹은 영어가 일상생활에 깊이 침투해 들어간 나라 등이 대부분이며, 따라서 이는 ‘학교교육의 교육과정만 몰입교육적 환경으로 배치하는 것’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온 국민이 영어를 잘하려면 ‘영어권 국가의 통치를 장기간 동안 받아온 식민지적 상황’으로 가거나, 혹은 ‘다언어국가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 여러 언어를 습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다민족 상황’을 일상생활 속에 설정해야하는데, 이는 국민적 합의가 불가능하거나 혹은 가능해도 언어로 표현되는 한 국가의 자기 정체성을 포기하는 매우 심각한 일이며, 따라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우리가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사실 자체를 사실로 인정하는 자세가 문제 해결의 기본 자세임을 주장했습니다.
▲영어몰입교육의 불가능성 : 11680시간의 진실
그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몰입적 상황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그런 일상의 노출 없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시간의 확대만으로 영어권 유아 4세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11680시간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일 학교에서 회화만 8시간 수업을 받는다면 4년, 4시간 받을 경우, 8년, 매일 1시간의 경우, 32년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실제 그 효과는 매우 낮음을 지적했습니다.
일상의 노출없이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데 걸리는 시간 11680시간이 걸린다고 전제할 경우 -8시간×365일×4년 -4시간×365일×8년 -2시간×365일×16년 -1시간×365일×32년 -30분×365일×64년 ※7시간×5일×36주×9.26년(캐나다에서 불어를 배우기 위한 몰입교육시간) |
▲영어몰입교육 : 외고 가기 위한 부당한 경쟁의 부산물
몰입교육이 우리의 교육적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교육의 필요가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인 배경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겉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하지만, 사실 영어몰입교육은 대학입시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하는데 외고 등 소위 특목고 등의 경로가 중요해지면서 불거진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즉, 현재의 외고 등은 입학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중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습득 정도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서, 사교육시장이라는 편법적 구조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험을 요구하는 상황이기에 영어사교육시장이 창궐하게 되는 것이며, 그런 시장의 폭발적 증가에 대한 국민적 공포감이 일자, 그 걱정을 ‘외고 등 특목고 관리’를 통해 풀어내지 않고, 그 팽창 요인은 그대로 두고 팽창 수요를 소위 영어 몰입교육‘이라는 공교육 대처방안을 통해서 해소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물론, 그런 ’영어몰입교육‘은 우리의 중등교육에서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것임을 아울러 지적하기도 했지요.
▲「The Economics」2008년 6월 26일자의 교훈
그는 특히 2008년「The Economics」6월 26일자를 소개했습니다. 동지(同紙)에 따르면, 사람들은 교육 개혁의 성공적 국가로 인정받는 핀란드를 인용하면서 그 학교의 학교 운영방식에 관심을 집중하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그들이 교육정책을 어떻게 결정해갔는지를 주목해야한다, 핀란드만 해도 계획에서 실행단계에까지 가는데 10년, 그리고 지난 30년간 큰 틀은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유지되어 온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인이다, 따라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전 정부의 정책에 근거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가야 하는데, 어떤 나라들의 경우, 전임 정부가 했던 것을 뒤집는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 교수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몰입 교육은 현재 가능하지 않으며, 인류 역사에서 우리와 같은 언어 환경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그런 인위적인 언어 실험을 시도한 사례는 없다’고 말하며,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활용하기 위한 교육의 문제는 다른 차원에서 다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강의에 참석한 학부모들과 시민들은, 이 교수의 강의가, 근본적 문제를 짚어주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면서, 차라리 문제의 실상을 여과없이 폭로해주니, 마음이 한결 편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를 고민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번 강좌(7월 16일)는 ‘영어조기교육: 오해와 진실’이라는 주제로 강의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http://news.noworry.kr) 까페에서는 강좌 수강생들이 함께 나누는 온라인 나눔터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 3회 연속 강의수강을 원칙으로 하나, 일정상 관심있는 주제의 강좌만 듣기 원하실 경우,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