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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사교육 완화' 대책은 고작 1년짜리 (한국일보 2008.5.22)


교과부, 독서·논술교육 강화 핵심과제서 빼

오락가락 정책에 도서구입비 삭감 등 부작용

교육과학기술부가 불과 1년만에 사교육 경감을 위한 주요 과제를 빼버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학교 자율화 조치와 정책의 일부 수정 등으로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에서는 “독서교육 강화 등 연속성이 요구되는 과제가 제외된 것은 사교육 완화를 외쳤던 정부가 스스로 약속을 포기한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2008학년도 사교육 완화 계획을 분야별로 잠정 확정하고 시도교육청에 구체적인 추진분야와 세부과제 등을 전달했다. 영어ㆍ취미와 자기계발ㆍ교과목 위주의 사교육 수요 완화, 저소득층 지원 강화, 사교육 통계 인프라 구축 등 5개 분야 19개 과제가 골자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발표한 사교육비 완화 대책과 비교하면 영어 사교육 및 교과목 위주 사교육 수요를 줄이고 방과후수업 활성화 대책을 강화한 것 등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대책 중 일부는 연속성이 떨어져 교육 현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사교육비 완화 대책 23개 과제 중 일부 과제가 통합된 점을 감안해도 12개 과제만 올해 계획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경쟁력 강화, 교육방송(EBS) 영어교육 전용방송 운영, 방과후 학교 활성화 등의 과제는 올해에도 선을 보였으나, 독서교육 강화 및 논술 사교육 수요 완화 차원에서 추진된 학교논술교육 역량 강화 과제는 핵심과제에서 제외됐다.

저소득층에게 사교육 대체 수단을 제공할 목적의 ‘1만 대학생 멘토링’ 제도도 별도 과제로 승계되지 않고 다른 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독서교육 강화가 빠진 것에 대해 일선 교육현장에서는 불만이 높다.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 도서관 담당 A교사는 “독서교육 강화는 학생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데 정부가 한마디 말도 없이 추진과제에서 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독서교육 강화 등 공교육이 충분히 사교육을 흡수할 수 있는 것까지 핵심과제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의 시도교육청 예산 10% 삭감 요구와 맞물려 도서구입비를 우선적으로 삭감하고 있는 학교가 늘고 있다는 게 교총 판단이다. 논술교육 강화 과제가 슬그머니 빠진 것도 논란거리다.

시도교육청은 교과부 대책을 참고해 실정에 맞게 자체 계획을 추가할 수 있지만, 교과부가 교육청의 사교육 의존 완화 노력을 재정지원과 연계해 평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정부 대책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정권에 따라 매년 바뀌는 정책과 평가기준으로 인해 교육청이나 일선 학교는 평가점수를 잘 받기 위한 전시행정에 치중할 뿐 실질적인 사교육 완화 대책을 추진하기란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