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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특강 뉴스레터 ] 강의스케치 - '부자유친, 필연과 천륜으로 얻는 친밀한 부모-자녀 관계'

[불쑥 찾아온 사춘기] 뉴스레터 (3)

 

 '부자유친, 필연과 천륜으로 얻는 친밀한 부모-자녀 관계'


- 닉네임 '인간수업중'님

 

 

 

드디어, 윤다옥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해오시면서 노워리 상담넷의 개설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애쓰고 계신 모습을 지켜봐 온 터라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지 육성으로 듣게 될 절호의 기회가 바로 이 설렘의 까닭입니다.

초등 4학년의 딸과 중등 2학년의 아들을 둔 엄마이자 중학교 상담교사인 자신의 처지가 ‘사춘기 특강’의 준비된 적임자라고 농담하실 때조차도, 이 강의를 기획하고 구성하시며 선생님이 들이신  정성이 느껴져 애정의 표현으로 여겨졌습니다.^^

 ‘상담실에서 만난 사춘기 성장통’이라는 강의안의 제목을 보니 우리 부모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내 아이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시리라는 기대가 들더군요. 상담실이라는 공간이 문제아들이 불려가는 곳인 것처럼 여겨지던 제 학창시절이 떠올랐듯이, 지금 아이들도 선생님에게 끌려오거나 설득 당해 오게 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찾아오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네요. 상담실이 아이들에게 속내를 풀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니 다행이지 싶습니다.

아이들의 고민 내용은 지난 시간에도 들었듯이, 진로, 학습문제, 친구관계, 가정문제 등으로 분류 되더군요. 하지만 학습 성취도가 떨어지는 아이들 개개인의 학습 결손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어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지 않은 아이는 없다는데 그런 아이들의 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정환경도 학교생활도 없다면……

이 문제들을 세세히 들여다보면, 공부와 성적, 꿈과 진로/ 벌컥 화, 짜증, 삐딱, 반항/ 무단결석, 가출, 가족간 갈등/ 게임, SNS, 스마트폰/ 은어, 거짓말, 욕/ 흡연, 음주/ 이성교제, 음란물/ 친구관계/ 학교폭력 등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차오르는 고민거리의 향연입니다. 우리 단체의 사이버 상담소인 ‘노워리 상담넷’에 올라오는 고민들도 개인이 처한 상황과 환경 탓에 다른 고민인 듯 보이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한 고민들이 줄을 잇는 것을 보면, 아이 키우는 부모라면 이 중 하나라도 고민해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 싶습니다.

 


아이들이 털어 놓은 고민의 타래들을 하나씩 풀어주시며 아이들을 지켜보신 선생님만의 이야기를 따라 어느덧 두시간 반이 훌쩍 지났습니다. 우리 부모들에게 지금 아이들의 상황을 전달하시는 데 그치지 않고 마무리는“우리 아이들과 함께 있기”라는 부제로 부모의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을 열어주셨지요. 현재 내가 내 아이와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얼마나 내 아이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격려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실까요?


1. 아이들이 내게서 가장 자주 듣는 말은?

2. 문제가 생겼을 때 나의 반응은?
3. 아이들이 내게서 배웠으면 하는 점은?
4. 아이들이 자신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까?
5. 아이들이 나에 관해 무엇을 알았으면 하는가?


지금 아이 문제로 마음의 병을 앓는 부모라면, 이 질문들에 성심껏 답해 보면서 먼저 나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특별한 비법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먼저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 관심과 사랑을 통해 아이와 친밀한 관계 맺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지요.


이 대목에서 저는 문득 유교에서 사람이 항상 지켜야 할 덕목으로 꼽는 오륜 중  ‘부자유친’이 떠오릅니다.  부자, 군신, 부부, 장유, 붕우라는 관계 중에서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첫 번째로 꼽았고,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친밀함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되새겨봄 직 하지 않나요. 지금에 이르러 부모의 재력과 정보력이 아이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어불성설이 정설처럼 돌기도 하지만, 친밀함이야말로 부모와 자녀가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는 필연과 천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관계의 핵심이 아닐까요!


오랜 시간 아이들의 성장통을 지켜보신 상담 전문가인 선생님 자신도 강의 시작 무렵에 자신은 훌륭한 부모라서가 아니고 여전히 고민과 갈등이 진행되고 있는 부모의 모습으로 이 자리에 섰음을 밝히셨지요. 우리는 혼란과 불안을 종식시켜줄, 1+1=2 와 같은 정답을 찾느라 고심하고 있지만, 선생님은 육아와 교육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해답을 찾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이와 나를 차갑게 식히지도 불태워 없애지도 않을 적절한 거리를 끊임 없이 찾아 가야 하는 운명적인 부모의 덕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