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꿈이있는공부 뉴스레터 5] 강의스케치 - 삶을 다루는 공부...

벌써 강의가 중반을 넘었다. 중등 실천 편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공부’란 제목으로 강영희샘이 강의를 했다. 강사님은 좋은교사 활동을 통해 알던 분이고 강의도 몇 번 들었다. 어느 날 갑자기 퇴직을 하고 홈스쿨링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현직 교사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하긴 강원도 춘천에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걸 생각하면 가정에서 가족들에게 온전히 헌신하겠다는 마음이 전혀 이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현직 수학교사가 퇴직하고 딸 셋을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써서 나도 많이 보던 내용이었다. 전체적으로 그의 삶을 다시 한 번 볼 수 있다니 좋을 것 같아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들었다.

 

제목은 ‘생각하는 힘’이었으나 ‘아이의 삶을 다루는 학습’이라고 제목을 바꾸었다. 상담교사로도 활약했고 상담 자격증도 여러 개 가진 분이라 강의는 당연히 신뢰가 되었다.

 

핵심 내용은 공부보다 아이들이 중요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잘 다뤄야 공부도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수많은 가상의 엄친아만 내 주위에 있고 그 아이로 인해 내 아이를 힘들게 해서 결국 눈앞의 내 아이는 보이지 않는 현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아이를 내 아이지만 내 아이가 아니고 단지 나에게 맡겨진 아이라는 마음으로, 부모들이 자녀들을 대했으면 좋겠다. 내 아이지만 또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아이라는 관점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그런 아이들의 마음 다루기를 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것 이상으로 깊이 상처받은 아이의 속마음이 있다. 중고등학생 부모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바로 지금이 가장 적당한 때이다. 내 자녀가 아직 내 품에 있을 때 내 자녀와 함께 하는 과정이 의미가 있다. 공부는 마음 나누기이다. 감정형의 아이는 마음을 헤아려주고, 사고형의 아이는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된다.

아이는 안 보이고 공부만 보일 때, 부모가 침묵하지 않으면 말에서 독이 묻어 나오게 된다. 현실적 욕심을 내려놓고 아이의 행복에 초점을 두는 게 필요하다. 가족 관계와 가정의 문제들에서 기인하는 상처가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 병들게 한다.

반항은 애정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아이가 멀어지려 하면 어떤 때는 떨어져 혼자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한다. 어떨 때는 더 가까이 더 깊이 다가가 주어야 한다. '나를 내버려 두세요' 라는 아이의 표현은 '더 가까이 오세요' 라는 아이의 울부짖음일 수 있다. 부모가 진심으로 대하면 아이의 그런 마음이 느껴진다. 그 마음을 알고 제대로 반응해야 한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에는 관심이 많지만 자녀의 마음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고 잘 알아주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엄마들이 애정결핍 상태인 아이들의 마음 채워주기를 했으면 좋겠다.


 

 

이후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학습 계획하기가 과목별로 정리되었다.

시간계획하기에서 “밥 먹듯이 꾸준히”와 “소나기 집중학습”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실천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엄마와의 공부를 통해 아이가 엄마를 신뢰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가 마음이 편해지니 ‘나도 할 수 있어, 나도 채웠어’ 라는 만족감으로 천천히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공부에 덜 집중한 것처럼 보인 시간이 그냥 없어진 게 아니라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내버린다고 착각하며 아이들을 관리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는 때가 되면 그 때 경험을 잘 활용해 유익한 마음의 양식으로 삼게 된다. 엄마로서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 서서히 아이의 손을 놓되 그냥 내버려두고 방치하지는 마라.

 

성격유형과 적성을 고려한 학습방법과 부모의 공감, 지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다양한 세 딸을 키우니 그런 점에서는 경험의 힘이 크다는 생각이다. 홈스쿨링을 통해 귀를 막고 외부의 평가를 받지 않고 지내니 아이들의 얼굴이 밝고 행복해 보인다고 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아이만 바라보라. 건강한 유산을 물려주는 부모는 자녀에게 희망과 격려를 해준다. 쑥스럽고 오글거려도 아이에게 애정 표현을 의도적으로 흘려주라. 그 아이만을 위한 한 마디를 꾸준히 들려주라. 꾸준히 지속적으로 아이를 살리고 세워주는 말을 해주라. 이 시대의 아이들이 뭔가를 준비하고 성취하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이 아니라, 그 자체로 소중하고 귀한 아이임을 늘 기억하고 귀하게 여기라.

 

 

송인수 대표의 멘트가 인상적이었다. 홈스쿨링 하며 아이들과 6년의 세월을 보낸 용기와 헌신을 먼저 언급했다. 입주과외자의 역할로 아이들과 관계가 나빠지지 않고 잘 지내는 것을 보면 매일매일 내려놓는 경험을 한 것 같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아이들에게 다가간 엄마가 학습의 조력자요 친구 관계로 이어지는 듯하다는 것이다.

 

'나는 조건상 홈스쿨링도 못하고 거실에 책은 꽂아놓았는데 아이들은 아무도 안 읽는다. 비교적 순한 딸도 아니고 아들이고, 내 마음대로 따라와주지도 않는다. 난 교사 출신도 아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원이라 학원도 보내면 안 된다. 주변 가까운 대학에 평생 교육원도 없다.'

 

이런저런 다양한 핑계거리가 생길 수 있다. 많은 문제들 속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나만의 고유한 조건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내 아이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인가? 결국 그 답은 각자가 끌어안고 풀어야 하는 숙제일 것이다. 이렇게 쉬운 핑계와 변명거리로 주저앉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홈스쿨링, 대학 입시를 정점으로 생각하는 공부 방법, 이 두 가지 전제에 100% 동감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또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있어 기본 원칙은 맞게 제시되었는데 그걸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그것도 평생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함께 어울려 공동의 과제로 교육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은 같이 합의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문제를 개인적으로 해결하려고 해야 하나, 사회적 해결책을 찾아야 하나, 두 가지 사이에서 계속 갈등하게 된다.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을 과연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이런 강의를 들으며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것이 해결의 첫 걸음이 되리라 믿어본다. 그런 점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아들 둘, 딸 하나를 둔 개인적 경험으로 말하면 그냥 아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무조건적 방임은 아니라 울타리를 어느 정도 둔 상태에서 자유를 주는 것. 아이는 믿어주는 부모에게서 자율성을 얻는 것 같다. 사랑에 결핍된 사람은 제대로 커나가기 어려운 것 같다. 삶의 경험들 하나하나가 그 아이를 형성하는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단지 공부와 성적, 세속적인 진로만이 아이를 성공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내 옆에 있는 자녀는 정말 천하보다 귀하고 존재 자체로 소중한 아이들인 것이다.

 

 

강사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인지 강의가 너무 늦게 끝나 예약된 기차 시간이 아주 급했다. 덕분에 현장 강의 역사상 처음으로 단체 사진도 찍지 못했다. 그렇게 매일매일을 바쁘게 살아가는 강영희샘이 건강관리도 잘하고 자녀 관리도 여전히 잘했으면 좋겠다.

 

다음 강의는 밀알 두레학교 교장인 정기원 선생님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공부: 초등편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