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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답답한 영유아 교육 현실..

2013년 영유아사교육포럼 창설 이후 11차로 기획된 영유아사교육포럼 토론회도 벌써 10차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멘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헉헉거리며 달려와보니 어느덧 토론회도 12월에 1회만 남아있네요. 돌이켜보면 힘들기는 했지만, 영유아사교육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고 언론에도 노출되는 등, 영유아사교육에 대한 문제의식이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성과가 있었던 것 같아 보람되고 감사한 마음도 큽니다. 그러나 영유아사교육포럼을 진행하며 영유아사교육의 실상과 유발원인에 대해 파헤칠수록, 실상의 심각함과 유발원인의 복잡다단함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어집니다. 11월 영유아사교육포럼에서는 영유아사교육의 학습효과와 정신과적 영향, 그리고 영유아사교육을 유발하는 파워블로그, 학부모카페, cf 광고 등의 언론 환경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하루 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은 아동은 우울증상이 30%를 웃돕니다" (by 한림성심병원 홍현주 교수)

- 9차 토론회(11/13) “영유아사교육의 학습효과와 정서적, 사회적 발달 영향을 살핀다

 

영유아사교육이 과연 학습효과가 있을까? 정서적 사회적 발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닐까?’ 영유아사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이라도 마음 한켠으로는 한번쯤 불안해하거나 의구심을 느낄만한 주제입니다. 이에 대해, 이슬기 연구원이 영유아사교육의 학습효과와 정서적, 사회적 발달 영향에 대한 기존 연구 동향 분석을, 한림대성심병원 홍현주 교수가 영유아사교육의 정신의학적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발제했습니다.

홍현주 박사는 경기도 군포 지역의 초1 학생 761명을 대상으로 사교육과 아동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는 아이는 우울증상을 보인 사례가 30%를 웃돌았으며, 특히 학습 관련 사교육 시간이 많은 경우 공격성이 올라가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음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충남과 목동 지역 초등학교 학생, 그리고 사교육 시간이 많은 기타 학생, 3그룹으로 나누어 내재화, 외현화 문제를 검사한 결과, 내재화 문제와 외현화 문제 모두 사교육 시간이 많은 기타 학생들이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논찬으로 참여한 소아정신과 전문의, 언어치료센터 원장 등은 조기외국어교육으로 인해 언어발달장애, 발음문제, 말더듬이 등의 현상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일명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영어학원 유치부의 경우 초등학교 적응나 아동의 스트레스 등의 문제가 큼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와 전문가의 조언이 존재함에도 영유아사교육의 효과에 대한 사회적 믿음은 왜 사라지지 않는 걸까요? 발제 및 논찬으로 참여한 전문가들은 영유아사교육의 영향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며, 한편으로는 사교육의 영향을 실증적으로 분석하는 것의 어려움과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아동의 정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가정환경인데 이 변인을 통제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사교육의 영향을 검증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현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검증은 쉽지 않다니, 답답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유아사교육포럼으로 모인 뜻있는 유아교육학자와 관련 전문가들이 있으니, 그리고 아이들의 고통을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우리의 의지가 있으니, 앞으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영유아사교육의 효과를 검증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아자, 아자!

" 언론에서 (영어)사교육 담론의 주체는 사교육업계 관련자가 주도하, 유아영어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며 죄책감과 좌절감을 느끼도록 기제되어 있었습니다." (by배재대 유아교육과 전홍주 교수)

-10차 토론회(11/26) “언론매체별 영유아사교육 유발현황 및 실태를 파악한다

 

육아 전문 파워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교재, 교구 등의 영유아사교육상품을 소개하거나 공구하는 등의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보 엄마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육아 정보를 검색하다가, 우르르 쏟아지는 사교육 정보에 불안해지기 십상이고요. 이에 따라 영유아사교육포럼 10차 토론회에서는 인터넷, 신문, 광고 등 언론매체별로 영유아사교육을 유발하는 현황과 실태를 파악해보았습니다. 전반적인 언론매체별 영유아 사교육 현황 및 실태(박민숙 연구원), 신문매체에서 유포되는 유아 영어교육 담론(배재대 유아교육과 전홍주 교수님)에 대한 발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육아 정보 제공하는 대표 인터넷 카페 3곳과 오피니언 리더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파워블로거에서 제공되는 영유아 사교육 홍보 실태를 살펴보니, 영어 전집을 비롯한 전집 위주와 월령별 놀잇감에 대한 관심도가 높고 조기교육 및 학습 관련 관심이 높은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TV 매체속 CF광고에서는 육아정보박람회 홍보가 주를 이루었고, 홈쇼핑 채널에서는 유아교육교재에 대한 물량적 홍보가 심했으며, 대표적인 육아전문잡지 3곳의 기사 내용을 검색해보니 사교육 상품의 직간접적 홍보 심했습니다.

또한 점유율이 높은 3곳 일간신문의 유아영어 기사 현황을 분석해보았는데, 유아 영어교육 담론의 주체는 사교육업계 관련자가 주도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유아영어교육에서 부모의 역할을 강조하며 죄책감과 좌절감을 느끼도록 기제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신문기사를 통해 유포되는 유아영어교육 담론은 국가적 차원의 당위성은 배제된 시장논리와 자본주의 논리로 점철된 개인적 차원의 욕망으로 재생산되어, 계층 양극화를 양산하고 있었습니다.

자녀의 교육전문가가 되기를 강요하거나, 그렇지 않은 엄마들의 죄책감을 양산하는 매스컴이라니, 이거 이거 문제가 심각합니다. 요즘은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등의 육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살짝 비춰지는 학습 상품마저도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고 하니, 사교육 상품의 직간접적 홍보로 이루어지는 기사, 인터넷 게시글, 티비 광고 등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지 않을까요.

영유아사교육포럼도 마지막 회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마지막 회차가 끝나고 2013년 영유아사교육포럼을 정리하는 글로 다음달 뉴스레터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발달단계에 맞게, 행복한 영유아 시기를 만끽하는 그 날까지, 영유아사교육포럼은 쭈욱~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