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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등대 뉴스레터 마지막] 감동소감문 - '나를 깨어있게 하는 수업...'

나를 깨어있게 하는 수업...

닉네임 현연지

 

 

송인수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나니 내가 수업에서 고민하고 있는 몇가지가 정리되는 듯하다. 올해 협동학습을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나는 왜 이런 수업을 해야하나 고민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냥 지나치는 시간이 한시간도 없으니 너무 피곤하고 또 힘들다. 그렇지만 돌아갈 곳도 없다는 생각만은 확실하다.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확실해진 한가지... 내가 말하는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말하는 수업은 항상 나를 깨어있게 한다. 학생들에게 말을 할 수 있게 하니 온갖 말을 다 한다. 물론 잡담이 반이 넘는다. 그렇지만 매 시간 학생들이 하는 말들은 나를 공부하게 하고 고민하게 한다. 매 시간 나는 학생들에게 배우는 것이다.

학생들의 사고내용은 가지각색이다. 성적이 좋은 아이는 좋은 아이대로 표현을 잘하는 아이, 표현을 못하는 아이, 수업시간에 오랜 시간 열패감만을 느껴왔던 아이 이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지도가 다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일제식 수업에서 나는 어떤 한 부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그것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인다. 그 수업은 몇 번을 반복하고 나면 익숙해지고 좀 여유롭고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한 능력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의 수업은 저런 다양한 아이들에게 맞는 학습동기부여와 학습내용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든다. 늘 나를 깨어있게 강요하는 수업이다.

학생들의 말을 듣기 시작하면서 한가지 알게 된 가치로운 것은 어떤 학생이든지 선생님에게 바라는 가장 큰 것은 관심이라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자기가 한 학습지를 선생님이 가치있게 봐주길 바라고 그것을 통해서 자신을 특별하게 봐주기를 바란다. ‘배우고 가르치는 행위의 가장 밑바탕이 사랑이다. 관심이다.’ 라는 것을 수업을 바꾸고서야 몸으로 체험했다. 깨어있는 교사라는 주제의 강의제목에서 나는 그 교사를 깨어있게 하는 존재가 학생일 경우 깨어있고자 하는 교사의 욕구가 강하게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또 한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 교사등대지기 학교를 들으면서 나는 너무 많은 감동을 받았고 또 실직적인 도움도 받은 것 같아 주변선생님들에게 권유를 했는데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교수학습방법개선과 진로교육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기위한 연수를 학교단위에서 개설하면 교육청이 지원해준다는 공문이 왔다. 나는 너무 좋은 기회가 되겠다. 이런 강의를 학교에서 듣고 또 그를 통해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모임을 시작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강사섭외부터 공문 작성까지 모든 것을 하고 강의만 들으러 오면 된다고 말했는데 선생님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함께 이것을 준비하던 선생님과 나는 크게 실망했고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등대지기 학교를 보면서 연수가 개설되게만(처음의 나의 임무)하고 그다음은 그냥 자연스럽게 두기로 했다.

등대기지 학교에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 나 스스로 뿌듯하고 대견하다. 그리고 이런 강의를 만들어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들이 있었을까 생각하면 깊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이 강의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170명이라는 수강생 숫자가 어쩌면 실망스러울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만, 나는 그 170명안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이 큰 행운이었고 감사할 일이다. 강의를 해주신 강사분들과 강의를 열어주신 분들에게 한번 더 감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