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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등대 뉴스레터 마지막] 현장스케치 - '야성을 잃어버린 야수는 더 이상 야수가 아니다...'

야성을 잃어버린 야수는 더 이상 야수가 아니다. 

- ‘삼남매 아빠

 

세상이 변하고 학교가 변했다. 학생이 변하고 학부모가 변했다. 교사도 변해야 하리라. 송인수 대표님의 강의는 교사에게 변화를 요구했다. 변화, 혁신, 게다가 요즘은 창조까지.... 참 쉽지 않는 말들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대표님은 영혼의 기품이 있는 용감하고 자기주도적인 전문가를 말했다. 누가 있을까?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다. 그동안 등대지기 학교의 강의를 해주셨던 선생님들, 진로학교에서 만났던 얼굴들, 모두 기품이 있는 분들이었다. 수많은 고난과 고민이 승화되어 만들어진 기품들.

힘들고 괴로운 일들은 무조건 참아야 한다는(우리는 얼마나 비굴하게 인내하고 있는가) 교육을 강요당하는 우리 사회의 억압적 인식은 지금도 수많은 사회악을 존치, 재생산하고 있다. 표현하지 못하는 좌절, 담아둔 슬픔, 그리움이 쌓여서 생긴 염증들... 우리는 이 모든 영혼의 질병들을 당연시한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병을 덧나게 한다며 비난하고 조롱하는 형국이 지금의 교육현실이 아닐까? 치료를 포기한 학교, 아니 진단을 포기한 교사와 교육의식이 지금 아이들과 우리의 미래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송인수 선생님의 교사시절의 이야기들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교사와 돈, 교사와 수업, 교사와 승진, 교사와 교사... 참으로 쉽지 않는 그러나 너무나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는 정직한 해결책을 우리는 왜 이렇게 힘겨워 하고 있을까? 복잡함은 부패를 감추고 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나쁜 것들이 너무 교묘하게 미화되는 세상이다. 경쟁의 부추김, 금전적 욕망, 책임회피, 이기심들이 모든 나쁜 제도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다. 나쁜 의식이 나쁜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들은 순진하게도 이 교활한 뱀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럼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송인수 대표님은 교사들이 많은 책을 읽고, 아이들과 개별적으로 접족하여 진단적 교수를 시행해보고, 교사들끼리 연대해야 한다고 하신다. 한마디로 탁월한 교사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승진을 포기하고 제도를 거부하고 스스로 고난을 자초하여 낮은 곳으로 흐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 아이들과 방문했던 놀이공원에서 동물들을 보면서 느낀 씁쓸함이 생각난다. 배부르지만 체념한 듯한 그들의 표정에 내 얼굴들이 겹치는 것은 왜일까? 야성을 잃은 야수는 더이상 야수가 아니었다. 남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자립심, 자긍심을 잃어버린 우리의 자화상이다. 지성인으로서 교사의 야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힘과 에너지, 열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다음은 실천의 문제다. 두려움을 이기고 나쁜 것들과의 싸움을 준비하는 교사가 떠오른다. 서투르지만 식량과 무기를 준비해야겠다. 멋진 전사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