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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학교 5강 강의스케치] '자립이란 서로 기대어 서는 것...'

자립이란 서로 기대어 서는 것...

 

 

'Mr.hwang' 님의 강의스케치

진로학교 다섯 번 째 강의를 맡으신 최혁진 선생님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기반조성본부에서 일하시고 계신 분이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강의 시작 시간 이십분 전 즈음 강의실에 도착해서 강의 노트를 훑어보며 김밥을 먹었다. 옆 책상에 앉아계신 다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요새 보기 드문 그림이 하나도 없고 한글만 들어가 있는 강의 노트를 보면서 오늘 강의에 대한 궁금증이 커져갔다.

 

 

시간이 되자 사회를 맡으신 채송아 선생님께서 최혁진 선생님을 소개하시고 강의 소감문을 꼭 쓰라고 하시면서, 아직까지 한 번도 안 쓴 사람이 지난 4번의 강의 소감문과 오늘부터의 4번의 강의 소감문을 어떻게 다 쓸 수 있는지 방법도 알려주셨다. 이제부터 그 주에 들었던 강의 소감문과 그 이전 강의 한 회의 강의 소감문 쓰기를 앞으로 4주 동안 하면 된다는 놀라운(?) 진리를 알려주셨다.

 

최혁진 선생님은 강의에서 기본적으로, “나를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으로 이끌어 준 것은 수많은 인연들 그리고 보살핌의 덕이었다는 것을 전제로 국내외에서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말씀해주셨다. 선생님께서 그분들을 만나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나누어주셨고, 협동조합의 조합원과 운영자들이 추구하는 정신들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되었다.

 

어린 시절 고모님이 운영하시던 고아원에 딸린 단칸방에 살면서 고아원생들과 친하게 지냈다고 하셨다. 그들과 서로 보살펴주었던 경험을 통해 사회적으로 어려운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불행하지 않으며,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눈을 떴다고 하셨다. 어머니가 하시던 식당에서 뵈었던 장일순 선생님과의 만남을 통해 협동의 삶을 배우고 본인의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다고 하셨다. 장일순 선생님께서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 더러워지지 않을 수 있다고 하셨고, 세상의 더러운 것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본인 스스로 더러운 곳에 뛰어들어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깨끗해지겠다고 하셨다. 장일순 선생님의 가르침, 그리고 그 분이 사신 모습은 최혁진 선생님의 지금까지의 삶에 큰 영향을 키쳤다.

 

다음으로는 일본의 에스생협에 대한 이야기였다. 에스생협에서는 농산물을 신뢰할 수 있는 생산자로부터 공급받아 조합원들이 나누어 소비함으로써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었다. 어느 무농약 감귤 농부 이야기를 통해서 에스생협이 얼마나 생산자와 좋은 관계를 맺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못생긴 유기농 감귤을 팔 곳이 없었던 농부를 위해 생협은 생산량 전부를 구매했고, 조합원들이 소비하지 못한 분량은 직접 팔았다고 한다. 자기 자신, 자기가 속한 단체의 이익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이런 방식을 통해서 생산자가 지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한신의료생협의 예를 통해서는 협동조합이 단순히 조합원들의 이익만을 넘어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고베 지진이 났을 때 이 생협에 속해있던 의사들 중 많은 수가 자원하여 봉사자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협동조합을 통해서 길러진 의식 덕분이었다. 취업이 어려운 조선인 의사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은 의료생협을 통해 혜택을 받았고, 그 혜택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이웃 주민들을 돕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을 크게 성장시킨 호세 마리아 신부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큰 규모의 협동조합이 폐업과 실업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는지 알려주셨다.

 

강의를 통해 한 가지 확실하게 배운 것은 자립이란 서로 기대어 서는 것이라는 것이다. 어느 한 사람도 홀로는 성장하고 살아갈 수 없으며, 서로 기대어 협동하는 삶이 결국 나 자신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수강생 자신의 진로, 또는 자녀, 학생들의 진로지도에서도 이 점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 주최측에서도 예측할 수 없었을,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선생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때로는 강의에 대한 집중이 흐려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강의가 흡사 라디오에서 음악과 음악 사이에 나오는 진행자의 멘트처럼 들려 음악이 언제 나오나 기다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