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하는 아이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걸음'님의 강의스케치
행복한 진로학교 네 번째 강의는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신 권장희선생님의 강의였다
이전의 강의가 나 자신에 대해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하는 강의였다면 이번 강의는 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이 생각하게 되는 강의였다.
나는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다. 요즘 진로교육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고 나 자신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과 진로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행복한 진로학교에 문을 두드렸고, 오늘 권장희 선생님의 강의는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전하고, 어른들도 함께 실천해야 하는 유익한 내용의 강의였다.
영유아기 아이들이 스마트폰 게임·동영상을 자주 보는 바람에 빠르고 강한 정보에는 익숙하고 현실 세계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안 하는 팝콘브레인에 관한 영상과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어른들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략 일주일에 3일, 하루 1시간 이상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한다면(컴퓨터, TV, 스마트폰 등) 중학교에 가서 깊이 생각하는 게 불가능 합니다. 사물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게 됩니다.”라고 말하는 일본의 어느 의사의 인터뷰를 보고 있으니 무서워질 정도였다.
소장님께서 애플의 핸드폰을 예로 어떤 아이로 키워야 하는 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귀에 쏙 들어왔던 것 같다. 핸드폰 한 대의 가격을 100이라 하면 원재자비는 30, 중국에서 조립하는 비용은 5, 애플사의 디자인 비용은 65, made in China가 아니라 Designed by Apple. 우리의 아이들이 디자인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른들이 지켜주어야 할 것은 많은 정보 전달이 아니라 생각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환경의 조성이다. 디자인 하는 아이가 되기 위해 필요한 뇌는 바로 전두엽이고 전두엽 발달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 영화와 같은 매체로부터 아이들을 현명하게 보호한다는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전두엽을 발달시키는 방법도 학습의 3단계를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1단계가 입력, 2단계가 정리, 3단계가 표출, 바로 2,3단계에서 전두엽을 사용하는데 학습도 2,3단계가 이루어질 수 있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연 우리의 아이들은 학습하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학습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가란 생각이 들었다.
영유아기에는 소리를 들을 때 전두엽이 발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영유아기 아이가 있는 부모들은 책을 읽어주고, 함께 말해 주는 것이 필요하고, 아이들은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하는데 보고 싶은 책이 아니라 필요한 책 지식, 과학, 역사, 정보서등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많은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하고, 만화학습서가 아니라 글자로 된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도 강조하셨다. 좋은 책을 잘 읽는 비결도 알려주셨는데 매우 간단했다. 바로 아이들을 심심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심심하지 못하게 만드는 환경을 제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러고 보면 우리 아이들은 너무 많은 매체에 노출되어 심심 할 틈이 없는 것 같다.
소장님이 보여주신 영상 중에서 소나기의 한 구절을 주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던 실험이 인상적이 이었다. 영화를 보고 그림을 그린 아이들의 그림은 거의 같은데 반해 소설을 읽고 그림을 그린 아이들의 그림은 비슷한 것이 하나도 없었다. 장면을 머릿속에 그려 보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떻게 학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인 것 같다.
강의 중 약간 뜨끔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학생에게 자제력 뜻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더니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너에게 좋지 않아서, 자제력을 길러야 한다는 이유로 제거해 버리는 가정과 학교에서의 상황이 자제력이란 단어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만들어 버린 것은 아닌지 반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이들이 미디어매체에 대해 자제력을 기를 수 있게 이끌어 주고 도와주는 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생각한 바를 실천할 수 있는 디자인 하는 아이로 만드는 첫 걸음이 아닐까. 아이들의 진로를 생각한다면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 것이 어른들이 몫이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