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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공부] 마지막 현장스케치 - 강좌를 마치며 함께 품은 뜻...

드디어 마지막 강의! 7강까지 강의가 지나오는 동안, 어떤 날은 빗속을, 어떤 날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옷깃을 여미며 삼각지로 왔었네요. 혹시나 강의에 늦을까봐 달려서 헐떡거리고 오르던 지하철 계단, 3층 강의실까지의 높이가 숨을 턱에 차게 하던 후들거림, 그렇게 저질체력을 탓하며 겨우 강의실 안 의자에 털썩 앉으며 맡았던 맛난 된장국의 내음이 이제는 그리워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아쉽고 그리운 것은, 적응되어 가던 박재원 소장님의 억양과 특유의 문장을 다음주에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네요. 더불어 처음의 어색함과는 달리 강의가 거듭되면서 이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부모로서의 고민과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는 동지감을 이제는 이곳에서 느낄 수 없다는 것도 한몫 합니다. 앞으로도 만나 함께 이길을 헤쳐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강의 주제가 ‘우리집에 맞는 공부전략설계’ 이였지만 2시간 넘게 진행된 강의를 통해 가슴에 꼭 품어야 할 이야기가 총 정리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특히나 두편의 노랫말을 통해 제가 힐링되는 듯 큰 위로와 격려가 울컥하게 했지요.

절대로 약해지면 안된다는 말대신
뒤처지면 안된다는 말 대신
지금 이순간 끝이 아니라 나의 길을 가고 있다고 외치면 되...

위의 노랫말은 아이뿐 아니라 제 자신 스스로에게 꼭 토닥이며 해주고 싶은 말이 되었네요.

사춘기를 지나 청소년으로 크고 있는 아이를 이제껏 키우면서 부모로서 늘상 크게 착각하는 것이 ‘너를 위한거야’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자꾸만 스스로에게 되물어보게 되네요. ‘정말 아이를 위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고 오늘도 질문을 던집니다. 어쩌면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어줍짢은 위로보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겠죠. ‘너를 위한다’는 말로 쉽게 조언이라고 하는 말도, 정말 어른들의 욕망과 의도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너를 위한다’는 것일까요? 그저 지금 아이가 겪고 있는 그 힘겨움을 들여다보고, 그 아픔들을 충분히 들어주고 그리고... 안아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소장님도 말씀하셨듯이 현실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여전히 경쟁사회이며, 학벌의식이 사회 곳곳에서 무한 경쟁을 부추기고 있고, 거기에 맞춰 대학은 지극히 서열화 되어 있으며, 그 중심에 사교육의 산업화가 팽배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쉽게 두손 두발 다 들고 패배감에 젖어있을 수만은 없어요. 왜? 분명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누구든 알고 있고, 이제 그 임계점에 와 있지 않나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평범한 주부마저 느끼고 있거든요.

너무도 비정상적인 현재의 교육환경과 구조에 대한 문제인식을 하면서도 그대로 다음 세대에게 대물림할 수는 없어요. 부모들에게는 특별한 각성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비로소 이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부모로서 아이에게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은 부모와 아이와의 친밀한 소통이라는 것에 공감해요. 부모-자녀간의 관계가 기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 어떤 학습도 일어날 수 없다는 것도 긴 세월 살아보니 터득이 되요.

소통을 어려워 하는 부모님들께 소장님이 한마디로 해결책을 주셨는데, ‘많이 들어주고, 많이 물어보라’는 것이었어요. 그 다음으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좋은 이웃을 만나는 것이었는데, 사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간다는 것은 쉽지 않거든요. 방법은 두가지가 될 터인데, 나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과 나와 같은 길을 걷도록 내 지인들을 엮는 것이겠죠. 그런면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원하는 ‘지역모임’은 가장 좋은 역할로 이끌어 줄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현재의 이 구조를 바꾸는데 적극적 참여를 하는 것이겠죠. 마침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선행교육금지법’ 관련 제정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주고 법 제정이 될 수 있도록 참여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동안 머릿속이 복잡하고, 실천적 대안이 그저 뜬구름 잡는 것처럼 어려워만 보였는데, 7주에 걸친 강의를 통해 정리되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큰 그림이 그려졌답니다. 많은 생각과 고민 그리고 대안을 제시해준 박재원 소장님께 깊은 감사인사 드립니다. 첫 담당 강좌준비를 어느 한가지 부족함 없이 애쓰신 정석현 간사님과, 야무지게 강좌 시작과 끝마무리를 해주신 정승훈 간사님, 강의 생방송과 녹화방송을 지원해주느라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해주신 정성화 간사님, 생방송 모니터링과 여러 준비를 찬찬히 챙겨주신 최재영 간사님께도 깊은 감사드립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꼭 올 것을, 아이들이 진정으로 공부의 참맛을 느끼며 자신만의 행복한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응원하는 세상이 꼭 올 것을 믿으며,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