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등대6강 베스트소감문] 우와, 정책설명 제대로 하실 모양이다! (정승민님 소감문)
*들어가며...
‘교사 입시를 넘다’ 여섯 번째 강의를 맡아주신 분은 김승현 정책실장(사교육 걱정없는 세상)님이 셨습니다. 오전, 이슬기 간사님께서 보내주신 메일을 열어보니 강의안이 40페이지나 됩니다. ‘우와! 정책설명 제대로 하실 모양이시다’라고 느꼈습니다. 강의안은 2012년 3월15일 ‘입시 사교육비 ZERO 7대 특별 공약 국민 운동’에서 발간한 책자의 요약본 느낌이었습니다. 강의안과 작은 공약집을 잠시 비교해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나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내놓은 7대공약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 ”, “작은 공약책을 끝까지 정독하지도 못하지 않았나?”,“동료교사들이 혹시 선행학습금지법이나 7대공약과 관련한 질문을 한다면 답변할 수 있겠는가?”, “오늘이 7대 공약을 생생하게 전달받고 이해할 기회라고 생각하자!” “그래도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정회원이라고 이름은 올려놓고 단체의 핵심 공약과 정책에 무지하다면 부끄러운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니 오늘 강의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 되리라 확신했습니다. 퇴근후 삼각지역에 위치해 있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강의실을 향했습니다. 첫 강의때 신용산에서 잘못 내려서 사무실에 전화해가며 어렵사리 강의장을 찾았는데, 이제는 삼각지역에 내려 강의실을 향하는 걸음이 자연스럽고, 익숙하고 애정있게 다가왔습니다. 영화 '건축학 개론'에 나오는 대사 중에 ‘자신이 사는 곳에 애정과 관심을 가져라! 거기서부터가 건축학의 시작이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을 건축하기 위한 시작은 제게 ‘교사 등대학교’에 대한 애정과 관심 아니겠나 싶었습니다. 강의실 입구에는 어김없이 이슬기 간사님께서 퇴근한 선생님들의 배고픔을 배려해 준비해 놓으신 먹거리가 있었습니다. 작은 배려지만 그 마음이 참 귀하고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7시가 되자 송인수 대표님께서 김승현 정책실장님을 소개하셨습니다. 지난 1강~5강까지가 과거-미래에 대한 교육적 통찰과 분석을 해본 시간이었다면, 현재 내가 서있는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고민하는 시간이 6강과 마지막 7강이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합리적으로 상상하고 기획하는 미래를 나누는 시간으로 김승현 정책실장님께서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7대 공약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소 적은수의 직강 참가자들이 있었지만,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그 간의 논의를 통해 꿈꿨던 계획을 함께 공유해 ‘같은생각’을 갖고 ‘같은지향’을 해보자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김승현 정책실장님의 강의중 인상적인 메시지를 몇가지 뽑아봤습니다.
<퇴근 후 직강 수강자를 배려한 먹거리> |
<7대공약 소책자 자료집> |
*인상적인 강의 내용(message)
1. 평범한 ‘교사’들이 함께 힘을 모아 상식이 통하는 교육세상을 꿈꾸자.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우리교육에 세 종류의 교사그룹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입시에 철저히 순응하면서 교육하는 교사그룹이고, 두 번째는 철저히 저항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교사그룹이며, 마지막은 그 중간에서 적당히 타협하는 교사그룹이라고 하셨습니다.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적당히 타협하는 교사그룹에 속해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평범한 ‘보통교사’에서 교육문제를 분석하는 현재의 자리로 오게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교사 등대학교’였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영어교사를 대상으로 한 교사등대학교에 참가해 토론도 하며 집에 돌아가 늦은밤 올린 소감문이 있었다며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휴직을 결정하고 나서 쓰신 편지글도 보여주셨는데 가만히 읽어보니 김승현 정책실장님의 뛰는 가슴이 느껴졌습니다.
<소감문. 2008.9.24>
저는 숭실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승현이라고 합니다. 어제 토론회는 참 감사하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답답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어떤 출구를 만들어가는데 그저 무력하게만 느껴졌는데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과 같은 단체를 알게 되고 이병민 교수님과 같이 사회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전문가들이 올바른 진단과 해법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저에게 무척 위로와 감동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불혹(不惑)에 찾아온 치명적인(?) 유혹(誘惑)
금년에 제가 우리 나이로 딱 마흔입니다. 보통 마흔이면 ‘아무 것에도 미혹히 되지 않는 나이’라고 하는데, 저는 어떻게 나이 마흔이 되는 시점에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너무도 강력한 유혹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만나기 전에는 교직 13년차에 들어가는 교사로서, 제 삶은 충분히 예측가능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전만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휴직을 하게 되었고, 지금 학교가 아닌 사무실에 나와 일을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이 안정되어 가는 것이 정상일 수 있는 마흔 살의 나이가 되는 시점에, 오히려 반대로 이런 ‘불투명함’이 제 삶에 찾아온 것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투명함’을 달리 표현하면 삶의 새로운 ‘가능성’이고 ‘역동’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오기는 힘든 ‘행운’이 제 삶에 찾아온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상근으로 일하시기 위해, 2년동안의 휴직(休職)을 결정하며 쓰신 표현이 ‘유혹(誘惑)’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왜 유혹일까?’, ‘보수도 줄어들고 자유시간도 없어질텐데...’,‘토론회를 준비하고, 진행하고, 분석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도 보통일이 아니실텐데...’,‘쉽지 않은 결정을 ‘유혹(誘惑)’이라니...’,‘자기희생과 헌신을 요구하는 일이 유혹이라니...’ 아마도 한비야씨가 당신은 왜 그렇게 전 세계 힘든 곳을 찾아가 도움을 주는 일을 하느냐는 물음에 “무엇보다 지금 내가 하는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만들기 때문이죠”라는 답변을 수많은 강연회와 책에서 이야기하곤 하시는데, 김승현 정책실장님의 휴직도 가슴뛰는 일을 만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마흔살이 되어 새롭게 시작하게 되는 ‘불투명함’을 새로운 ‘가능성’과 ‘역동’이라는 말로 표현하신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수강생인 저에게도 동일한 질문은 이어졌습니다. “나는 과연 가슴뛰는 일을 하고 있는가?”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본인의 경험담을 통해 지극히 평범한 교사로서 있었지만, 함께 더 나은 교육세상을 꿈꾸는 일에 동참할 수 있음을 나누었습니다.
2.‘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공약은 지난 4년간 200회가 넘는 연속토론회와 강연, 조사사업의 결과물이다.
김승현 정책실장님께서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내놓은 7가지 공약이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님을 말씀하셨습니다. 현재의 교육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찾기 위해 200회가 넘는 연속 토론회를 열었고, 교육분야 전문가들의 강사를 초빙해 경청했으며, 그 결과물을 하나도 흘려보내지 않고, 여러권의 책으로 만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들어보니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말처럼 그 동안 쌓인 내공을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 7대공약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7대공약의 신뢰성을 반증한다고 느껴졌습니다. 7대 공약을 보면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고민이 담겨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지속적으로 토론회와 분석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주기적으로 보내주시는 이메일을 통해 이미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내공의 산물인 7대 공약이 아주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설명하셨습니다. 유치원,초등학교와 관련된 ①,②번 공약/ 중학교,고등학교 정상화와 관련해 고교입시․내신․대입제도 개혁안을 담고있는 ③,④,⑤번 공약/대학교,대학원과 관련한 ⑥번 공약/마지막으로 진로(일자리)와 관련한 ⑦번공약이라며 유기적 연관성을 설명하셨습니다. ①번~⑦번 공약이 체계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계산해 보니까 10년이 소요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문구가 “초등학교 1학년이 고교생이 되는 2022년, 대한민국에서 입시사교육은 사라집니다!”였습니다. 저는 교사이기 전에 학부모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가 5세, 둘째가 3세이고 셋째가 올해 11월말 출산예정으로 잡혀있습니다. 아내는 세자녀의 교육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벌써부터 겁을 잔뜩 먹고 있습니다. 결국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7대 공약은 내 자녀를 위한 공약이요, 우리가정의 가족 경제에 대한 해법이며, 내가 가르치는 학생을 위한 공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하! 이 공약이 꼭 되야겠다'는 간절함이 생겨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7대공약은 가르치는 기쁨을 교사에게 돌려줄 수 있고, 학생에게는 배움의 기쁨을, 취업준비생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총체적 해법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행학습 금지법’은 신호탄입니다.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3. 7대 공약을 잘 이해하십시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내놓은 7대 공약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고민해야 될 업무의 큰 틀을 정해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교육정책을 좌지우지 하시는 여러분들이 꼭 정독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무엇보다 다른 공약의 지렛대 역할로 ①번 공약인 선행학습금지법안이 제정되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선행학습을 법률로 금지하기 위한 법제정 운동이 현재 진행중에 있으며, 이와 관련한 찬반논쟁이 언론에 기사화되는 상황이고, 사교육종사자 분들의 항의도 있었는데 그 자체도 의미가 있다며 관심을 촉구하셨습니다. 조기 영어교육을 법률로 금지하는 내용과 동시에, ‘다독(多讀)’기반 실용 영어교육이라는 프로젝트를 몇 개 학교에 시범 운영하여 ‘적기(適期) 영어교육’의 긍정적 ‘모델’을 제시해 정부와 국민들의 막무가내식 조기 영어교육의 허상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할 계획도 이야기 하셨습니다. 비판만 하고 대안제시를 하지 않거나, 비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고 비판의 날만 세우는 수준이 아닌 실제적 대안을 제시해주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의 '책임감'있는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4. ‘객관적 현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객관적 현실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객관적 현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나의 의식 밖에 존재하는 ‘객관적 현실’이 과연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승현 정책실장님께서는 “언제나 현실은 나의 선택과 참여로 나의 삶의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정화되는 것이지 않느냐. 만약 정말 ‘객관적’인 현실이 있다면 모든 이들의 현실인식과 실천은 같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객관이라는 이름하에 자행되는 현재의 비합리적․비상식적 상황은 결국 나의 선택과 참여에서부터 풀어가야 함을 역설하셨습니다.
*맺으며...
어느덧 ‘교사 등대지기 학교’의 여섯 번째 강의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등대지기 학교의 풍성한 강의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어떤 변화를 삶으로 연결시킬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운동에 ‘참여한다’ ‘안한다’의 차원이 아닌, 우리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분명히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교사의 자리에 있는 내가 해야만 하는 영역, 할 수 있는 영역, 도전해 볼 영역이 무엇인지 분별해야 겠습니다. 김승현 정책실장님은 평범한 교사로 지내다가 ‘교사등대지기 학교’와의 만남이 계기가 되어 많은 것을 배우고, 교육문제 해법을 찾기위해 마흔살의 나이에 '불투명함’을 선택했고 가슴뛰게 열심히 살고 있으셨습니다. 그 결과 ‘7대 공약’이 탄생하는데 큰 역할을 하셨다고 보입니다. 다음주에 있는 송인수 대표님의 마지막 강의와 졸업여행의 만남과 대화가 제 의문을 어느정도 풀어줄 것이라 기대됩니다. 교사는 가르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배워야 할 존재임을 마음에 새기며, 마지막 강의와 졸업여행에 집중해야 겠습니다. 겸손한 미소에 진정성을 담아, 소탈하게 그러나 예리한 통찰력으로 여섯 번째 강의를 해주신 김승현 정책실장(사교육 걱정없는 세상)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