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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칼럼

[이공훈] 어떤 갈등 - 교육운동하며 겪었던 일 이율곡선생의 사당이 있는 자운서원을 가 보았다. 옆을 지나다가 우연히 들른 것이지만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율곡선생 묘소와 신사임당 묘소도 있어 함께 참배했다. 조선 성리학의 거봉인 율곡선생이 그 곳에 잠들어 있을 줄은 몰랐다. 광해군이 내린 자운서원이란 사액과 함께 사당도 잘 조성되어 있었고 조경도 매우 뛰어나고 공간도 넓어 마음이 흡족했다. 걷는 즐거움에 더해 율곡선생의 생애를 생각해 본 하루였다. -------------------- 교육운동하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난다.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아쉬움이 남는다. 그저 단순한 만남과 헤어짐이 아니라 뜻이 같아 동지같은 걸 느낄 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고 헤어질 때면 앙금도 남고 때로는 적의를 느낀다. 그럴 때.. 더보기
[송인수] 내 삶의 이야기(2) : 나와 박정희 대통령 아이들과 수업할 때 내가 들려주었던 내 인생 이야기 두번째 것입니다... 뭐 자랑할 일도 아니고, 이상하게 꼬인 인생이지만, 그런 꼬인 인생을 통해 새로운 길이 열리고, 그것을 통해서 교사가 되고, 오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돕는 자리에 있다 생각하니, 지금의 삶을 함부로 이야기할 것이 아니다 생각합니다. - - - - 나와 박정희 대통령 내가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인생은 한번으로 족하다. 지난 시절에 대한 생생한 기억을 가지고 내 인생을 다시 살라고 하면 나는 반복할 자신이 없다. 10대 때는 10대 대로, 대학 다닐 때는 대학 때대로, 그리고 결혼해서는 결혼해서... 쉼 없는 인생이 자주 고달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고 “인생은 한번으로”라고 말하는.. 더보기
[송인수] 내가 좋아하는 내 시(2) : 두려운 것 두려운 것 교사로 살며 가장 두려운 것은, 가르칠 기력이 쇠약해지는 노화나, 생각과 처세에 뒤쳐지는 삶이나, 군색해지는 살림 걱정이 아니라, 반복으로 인해 무뎌진 마음이다. 무관심과 타성으로 이끌어가는 상상력이 사라진 일상을 뒤집고,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무표정으로 내 앞에 선 아이들의 타성을 뒤집고자, 가까스로 찾아낸 새로운 가르침의 실마리. 왜 굳이 그렇게 유난을 떠냐는 은근히 불편한 시선에도, 아이들의 환호와 영혼의 떨림이 이끄는 대로 가파르게 달려온 이 익숙치 않은 외길이, 이젠 더 이상 떨릴 것도 감흥이랄 것도 없는, 매년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으로 잡은 어색한 무감각. 선생으로 살며 가장 두려운 것은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그 옛날 흥분되었던 일을, 식어 버린 마음으로 오늘 또 다시 .. 더보기
[송인수] 내 삶의 이야기(1) : 내 아들 여명이 몰래 흘린 눈물 구로고에 있을 때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던 내 삶의 이야기이다. 그때 마음으로 10편 정도를 죽 쓰리라 생각했는데, 결국 두편만 쓰고 나는 학교를 그만 두었다. 내 이야기를 수업시간에 들으면서, 자기의 아픈 삶을 위로받은 그 모습이 눈에 밟힌다. 나는 언제 못다한 내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가... - - - - "아이 키우기는 가난이 더 좋다." 어느 날 전철 안에서 신문에 실린 자녀교육도서 서평 헤드라인을 보자 눈이 번쩍 뜨였다. 워낙 없이 살아서 늘 쫀쫀했던 나는 결혼한 후, 아이에게 장난감 사주는 문제로 아내와 티격태격하다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아내에게 자주 밀리던 참이었다. 그러다가 내 입장을 지지해주는 책을 만난 반가움이란! 그러나 그것보다도 더 근본적으로는, 내 인생을 설명하는 .. 더보기
[송인수] 6월 12일 나눔 : 세상의 모순에 자신을 던진 사람 그가 곧 길이다 6월 12일 창립식 때 오신 분들에게 나눈 이야기이다. 이 짧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난 1년 나는 참 힘겨운 시간을 건너왔다. 행사 준비로 분요하지만, 일을 하면서 마음 속에는 오신 분들에게 전할 말을 묵상하는 시간으로 가득했다... 새벽마다 기도하면서 내 속의 뜨거움이 사라지지 않도록, 내가 이 길을 가야하는지 모색하며 기도할 때 내게 찾아온 계시의 지혜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그렇게 기도했다. 당일날, 강당의 높은 위치와 청중들의 앉은 자리 거리감, 그리고 어둔 조명으로 눈을 마주치지 못한 가운데, 교감의 어려움을 느끼는 그 마음으로 20분 강의를 했지만, 글을 쓰면서 마음 속으로 내가 진실을 담고 있음을 느꼈다...아, 이번 8월 달 기독교사대회 때 내 사랑하는 선생님들을 만나서, 내 속의 뜨거.. 더보기
[송인수] 낯선 편지 : 선생님,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되는 일이 없어서 마음을 짖누를 때, 회원들에게 쓴 편지... 2005. 3.8.이다. 아, 그때 한참 어려운 시기였었지...특히 일은 많아 간사를 구할 수 없었던 시절, 이 간절한 편지를 읽고, 남아공에서 몸이 아파 겨우 귀국한 서완실 간사님이 내게 메일을 보내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선생님이 이 짐을 내려놓을 3년간 이 일을 돕고 싶다고 그렇게 해서 우리 사무실에 오게 된 계기의 편지이다. 그리고 그분이 오셔서 얻어진 3년은 참 축복된 시간이었다... - - - - [송인수 편지] 선생님, 저를 꾸짖어 주십시오. 선생님. 오늘은 햇볕이 화사해 참 화창한 봄날입니다. 이제 곧 이곳 봉천 고개로 흐드러지게 필 3월의 개나리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습니다. 선생님, 그러나 봄날답지 않게 오늘은 좀 제 마음.. 더보기
[송인수] 잉태할 아이가 있는 여인만이 고통을 겪는다 어느날 내가 친하게 지내는 선생님과 밤길을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운동의 미래에 대한 번민과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 그분은 나에게 "선생님, 우리가 이 운동이 언제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제가 하는 일도 지금 엄청 잘 되지만, 그러나 무너질 때도 있고 그래서 저는 퇴로도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그의 이야기는 옳은 이야기였다. 특히 무엇인가 이것 아니면 안된다는 집착으로 생의 과제를 붙잡으며 불면의 시간을 보내는 인생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동시에 그의 이야기는 그릇되다. 그의 이야기는 자신이 목숨처럼 생각하며 그것에 자기 인생 전체를 쏟아붙는 그 아픔의 시간, 땀흘리는 수고의 시간, 하나님이 내게 주신 생의 과제를 온 존재를 다해 부둥켜 안는 격정의 세월을 면제해주는 .. 더보기
[송인수] 내 인생의 훈장 : 교원평가를 지지하다 교원평가 때문에 한참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때에 택시안에서 메모한 글이다. 나는 그 시절을 가끔 회상할 때마다, 그 시절의 고통과 아픔과 절망이 떠올라, 몸서리가 쳐진다. 조직을 잃는 듯한 위기, 그속에서 도저히, 도저히 교원평가를 찬성하겠다는 말을, 가장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에서 발표해야하는 그 상황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그러나 내게 뜻이 어느날 폭포수처럼 찾아오고, 가야할 길이 명징해진 그때, 십자가에 죽으신 주님의 마음이 이해되고, 나도 그렇게 이 시대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내 인생을 내어주는 십자가의 길을 가야함을 인정하고, 그렇게 살기로 결심하며, 사람들 앞에 서야하는 그 고통을 나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제 이 조직을 떠나겠다고, 실망했다는 그런 회원들의 정당한 비판, 그러.. 더보기
[송인수] 내가 좋아하는 내 시 : 위험한 일 저는 시를 쓰는 삶과는 먼 세월을 보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시써서 상을 받았지만, 그때는 정말 시다운 시를 쓸 사람이 우리 학급내에 거의 전무했고, 그냥 유민숙이라는 국어 선생님, 그분이 저를 귀엽게 봐주셔서, '차하'라는 이름도 생소한 상을 주신 기억만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다닐 때, 가끔씩 그러다가 선생으로 아이들을 만나서 살아가면서 문득 나를 스치고 가는 어떤 상념이 있을 때 메모식으로 쓰는 시가 고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된 것은, 사실 우리 '좋은교사'라는 잡지의 캠페인을 읽힐 글로 만들어야하겠다는 마음으로, 시라는 형태를 빌려야겠다 결심하기 시작해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아래 시도 그런 차원에서 씌여졌습니다. 아래 시... 시라기 보다는 사실 저의 마음의 표현입니다.. 더보기
[송인수] 아내로부터 받은 그 한장의 편지... 1월 22일 한통의 편지를 대표자들에게 보냈다. 퇴직에 대한 제안을 하고 나서, 그후 한달의 과정은 가정적으로나, 우리 운동 내부적으로나 격동의 시간이었다. 퇴직을 한다는 것은 의지하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했다. 교직의 지위가 상종가를 치는 그 시기에 아무리 공동체적 결정을 하는 것으로 퇴직을 이해해도, 새 삶의 소중한 일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다. 대표자 모임을 끝낸 후, 내부적으로 나와 정병오 선생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무엇인가를 보장해 달라는 내 이야기가 곁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참 당황스럽게 만들었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정병오 선생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근심을 안겼다. 서운함과 실망감, 두려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