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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문제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가 아파오는 병을 앓아본 적 있는가? 오랫동안 그 병으로 고생했던 나는 그게 불치병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2011년 4월 19일 저녁 8시 경 난 그동안 나를 괴롭혀왔던 그 묘한 고질병으로부터 구원받았다. 나만이 누리는 호사는 아니었을 거다. 그날 강의가 있었던 그곳만 해도 나 같은 환자(?)들이 수두룩했으니까.

강사는 서울사대부설여중 수학교사인 장홍월 선생. 그가 쌓은 화려한 이력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가 필요 없을 것 같다. 강의를 듣는다면, 그에 대한 어떤 호평이나 찬사도 그의 진가를 오롯이 담을 수 없으리란 걸 알게 될 터이니.

어쨌거나 그에게서 수학의 매력을 느꼈고, 나아가 공교육의 희망을 보았다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 수학에 대한 회중의 흥미를 촉발시키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채 끝까지 질주해버리는 탁월한 솜씨와 열정도 놀라웠지만 그것보다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수학의 본질은 자유로움’이라고 강조할 때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면,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에는 그의 얼굴 가득 미소가 빛났다. 그는 수학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 게 분명했다.

수학을 지속하게 하는 힘, ‘아하! 체험’.. 어쩌면 식상하다고 할 수 있는 제목. 강의안도 그동안 보아왔던 것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져 보였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도입부는 평범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나는, 아니 우리는 어느새 그가 펼치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의)스케치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이 필수적이건만 그 경계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그의 강의를 간략히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우리도 공감하지만- 수학의 중요성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사람들은 수학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실 그것은 "'대학입시에 수학 점수가 얼마나 중요한가?’이지 ‘수학의 중요성’은 아니다.” 수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지나친 강조와 반복, 선행학습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아이들은 수학의 매력을 알기도 전에 ‘수학 불안’이나 ‘수학 공포증’을 경험하게 된다.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의식해서인지 강의실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진다.

수학의 성취도를 기준으로 3-5단계로 분반(分班)하여 진행하는 수준별 수업 역시 심각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시행 의도와는 상관없이 수학점수에 따라 학생들의 등급을 매기는 효과를 낳게 됨으로써, 낮은 등급에 속한 학생들의 경우 자존감이 훼손되어 ‘수학학습부진아’로 전락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왜 학습부진아가 될까? 그것은 수업에서 수학의 효용성과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들에게 수학 자체의 매력과 도구교과로서의 중요성을 느낄 기회를 빈번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장홍월 선생은 이를 위하여 ‘생활 속에서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과 ‘수학사 학습’을 두 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① 생활친화적 수학

실제로 그는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수학적 사고 능력을 계발시키기 위해 매우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었다. 실생활 속에서 수학과 관련된 것을 찾아보게 함으로써 수학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생활친화적 문제들을 만들어 보여줌으로써 문제에 대한 호감도와 문제해결의 의지를 높인다. 간단한 도구를 이용한 게임이나 TV프로그램, 실험, 공작, 만화 등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된다. 그가 자주 애용한다는 매지믹서(그림 참조)는 실제로 해보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칙연산 놀이기구임에 틀림없었다. 이렇듯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수학적 사고 능력, 즉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능력은 다른 교과학습 능력은 물론 새로운 지식 습득력과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고양시키는 등 삶의 곳곳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② 수학사(數學史)라는 보물

영국의 역사학자 E. H. Carr 는 역사를 가리켜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했는데, 장홍월 선생은 이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새로운 단원을 시작할 때 그 내용과 관련된 역사(수학사)를 반드시 가르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해당 단원의 중요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과 원리, 그것의 활용을 배우게 되고, 교과서를 넘어 좀 더 폭넓은 수학적 관심을 갖게 된다. 그가 직접 만들어 붙인 수학 달력과 수학사에 대한 영상퀴즈는 그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수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자존감을 훼손하지 않고 수학적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공부에 왕도(王道)가 없다지만 수학에는 있다

그는 수학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네 가지 정도로 정리했다.

첫째, 수학언어를 일상 언어로, 일상 언어를 수학언어로 바꿔내는 일들을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과서 속의 딱딱한 문제를 다음과 같이 친숙한 일상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그는 때로 자신의 가족들까지도 기꺼이 동원하였다. 수학문제를 구체적인 상황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홈비디오로 찍어서 보여주는가 하면, 또 어떤 문제는 가족 간의 대화로 엮어 녹음한 뒤 이를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러한 방식은 수학에 대해 학생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활용’ 문제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했다.

둘째는, 수학과 친해지는 활동들을 하는 것이다. 그는 수학일기, 스티커, 상품권, 작은 소원 카드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과 소통했고, 아이들은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수학과 친해졌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수학일기. 아이들에게 그날 공부한 수학시간을 떠올리며 그것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일기처럼 적어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수학일기를 쓰면서, 수학의 중요 개념들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정리된 개념은 수학 공부의 확실한 기초가 된다. 이 과정에서 쌓이는 논술실력은 보너스. 그가 보여준 여러 수학일기들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세 번째 조건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다. 단순반복적인 문제를 잘 푼다고 수학을 좋아하거나 잘하게 되지는 않는다. 지나친 선행과 반복학습은 도리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한다. 문제를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은 풍부한 독서에서 나온다. 그가 잘 말해주었듯이 고등학교 시절의 독서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초등 중등 시절의 독서는 삶을 풍부하게 하는 소양을 길러준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형성된 이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수학은 물론 다른 과목들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는 관리자가 되려 하지 말고 부모 스스로 배움의 기쁨을 느끼는 학생이 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배우는 부모 밑에 배우는 아이가 나온다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라고.

이제 남은 한 가지!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는 일이다. 수학은 그 자체가 갖는 ‘위계성’ 때문에 단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참을성 있게, 좀 우직하다 싶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아하!’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이게 바로 ‘아하! 체험’이다. 이때 부모의 태도와 철학이 중요하다. 자녀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 주겠다는 생각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와 기다려주는 부모. 이 둘이 ‘아하 체험’을 가능케 한다. 아이가 이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수학의 매력에 스스로 푹 빠지게 된다. ‘아하! 체험’, 이것이야 말로 수학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삼각형 팽이 돌리기 체험 중^^)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바로 이 말 듣기를 고대하고 있었지 모른다. 이렇게 주장하는 장홍월 선생은 단호했고 확신에 차 있었다. “사교육이 ‘필요악’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악이지만 필요하다? 아닙니다! 하지 말아야 되는 일입니다. 그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라거나 가족 간의 시간을 빼앗아 간다거나 하는 건 두 번째이고, 사실은 배움의 즐거움 자체를 앗아가는 일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됩니다!”

(온라인상으로 올라온) 마지막 질문은 이 강의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고 여겨진다.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에 안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틈이 없이 숨 가쁘게 진행된 강의.. 그리고 내 속에서 일어난 잔잔하지만 놀라운 변화! 원수가 되어 떠나갔던 수학이 친구가 되어 돌아왔다.

 
 
 수원 영통에서 작고 건강한 교회를 일구는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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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는 서울사대부설여중 수학교사인 장홍월 선생. 그가 쌓은 화려한 이력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가 필요 없을 것 같다. 강의를 듣는다면, 그에 대한 어떤 호평이나 찬사도 그의 진가를 오롯이 담을 수 없으리란 걸 알게 될 터이니.

어쨌거나 그에게서 수학의 매력을 느꼈고, 나아가 공교육의 희망을 보았다고 말하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 수학에 대한 회중의 흥미를 촉발시키고 그것을 놓치지 않은 채 끝까지 질주해버리는 탁월한 솜씨와 열정도 놀라웠지만 그것보다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은,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었다. ‘수학의 본질은 자유로움’이라고 강조할 때 그의 눈이 반짝거렸다면,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에는 그의 얼굴 가득 미소가 빛났다. 그는 수학보다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 게 분명했다.

수학을 지속하게 하는 힘, ‘아하! 체험’.. 어쩌면 식상하다고 할 수 있는 제목. 강의안도 그동안 보아왔던 것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져 보였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도입부는 평범했다. 그러나 얼마 안 되어 나는, 아니 우리는 어느새 그가 펼치는 새로운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 (강의)스케치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이 필수적이건만 그 경계는 이미 무너져 있었다. 그의 강의를 간략히 소개한다.

그에 따르면-우리도 공감하지만- 수학의 중요성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다. 사람들은 수학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사실 그것은 "'대학입시에 수학 점수가 얼마나 중요한가?’이지 ‘수학의 중요성’은 아니다.” 수학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지나친 강조와 반복, 선행학습으로 나타나고, 그 결과 아이들은 수학의 매력을 알기도 전에 ‘수학 불안’이나 ‘수학 공포증’을 경험하게 된다.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의식해서인지 강의실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진다.

수학의 성취도를 기준으로 3-5단계로 분반(分班)하여 진행하는 수준별 수업 역시 심각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시행 의도와는 상관없이 수학점수에 따라 학생들의 등급을 매기는 효과를 낳게 됨으로써, 낮은 등급에 속한 학생들의 경우 자존감이 훼손되어 ‘수학학습부진아’로 전락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왜 학습부진아가 될까? 그것은 수업에서 수학의 효용성과 재미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학생들에게 수학 자체의 매력과 도구교과로서의 중요성을 느낄 기회를 빈번하게 제공하는 것이다. 장홍월 선생은 이를 위하여 ‘생활 속에서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과 ‘수학사 학습’을 두 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① 생활친화적 수학

실제로 그는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수학적 사고 능력을 계발시키기 위해 매우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었다. 실생활 속에서 수학과 관련된 것을 찾아보게 함으로써 수학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한편 생활친화적 문제들을 만들어 보여줌으로써 문제에 대한 호감도와 문제해결의 의지를 높인다. 간단한 도구를 이용한 게임이나 TV프로그램, 실험, 공작, 만화 등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만드는 훌륭한 재료가 된다. 그가 자주 애용한다는 매지믹서(그림 참조)는 실제로 해보니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칙연산 놀이기구임에 틀림없었다. 이렇듯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수학적 사고 능력, 즉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능력은 다른 교과학습 능력은 물론 새로운 지식 습득력과 상황에 대한 판단력을 고양시키는 등 삶의 곳곳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친다.

② 수학사(數學史)라는 보물

영국의 역사학자 E. H. Carr 는 역사를 가리켜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했는데, 장홍월 선생은 이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새로운 단원을 시작할 때 그 내용과 관련된 역사(수학사)를 반드시 가르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해당 단원의 중요 개념이 나오게 된 배경과 원리, 그것의 활용을 배우게 되고, 교과서를 넘어 좀 더 폭넓은 수학적 관심을 갖게 된다. 그가 직접 만들어 붙인 수학 달력과 수학사에 대한 영상퀴즈는 그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수학적 감수성을 자극하면서도 자존감을 훼손하지 않고 수학적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인다.

공부에 왕도(王道)가 없다지만 수학에는 있다

그는 수학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네 가지 정도로 정리했다.

첫째, 수학언어를 일상 언어로, 일상 언어를 수학언어로 바꿔내는 일들을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교과서 속의 딱딱한 문제를 다음과 같이 친숙한 일상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그는 때로 자신의 가족들까지도 기꺼이 동원하였다. 수학문제를 구체적인 상황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홈비디오로 찍어서 보여주는가 하면, 또 어떤 문제는 가족 간의 대화로 엮어 녹음한 뒤 이를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의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러한 방식은 수학에 대해 학생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고 싫어하는 ‘활용’ 문제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게 했다.

둘째는, 수학과 친해지는 활동들을 하는 것이다. 그는 수학일기, 스티커, 상품권, 작은 소원 카드 등을 활용하여 아이들과 소통했고, 아이들은 이러한 활동을 하면서 수학과 친해졌다. 특히 감동적이었던 것은 수학일기. 아이들에게 그날 공부한 수학시간을 떠올리며 그것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일기처럼 적어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수학일기를 쓰면서, 수학의 중요 개념들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정리된 개념은 수학 공부의 확실한 기초가 된다. 이 과정에서 쌓이는 논술실력은 보너스. 그가 보여준 여러 수학일기들 가운데 하나를 소개한다.

수학을 잘하기 위한 세 번째 조건은 언어에 대한 이해력이다. 단순반복적인 문제를 잘 푼다고 수학을 좋아하거나 잘하게 되지는 않는다. 지나친 선행과 반복학습은 도리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한다. 문제를 읽고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은 풍부한 독서에서 나온다. 그가 잘 말해주었듯이 고등학교 시절의 독서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면, 초등 중등 시절의 독서는 삶을 풍부하게 하는 소양을 길러준다.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없다. 꾸준한 독서를 통해 형성된 이해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수학은 물론 다른 과목들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는 관리자가 되려 하지 말고 부모 스스로 배움의 기쁨을 느끼는 학생이 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배우는 부모 밑에 배우는 아이가 나온다고.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라고.

이제 남은 한 가지! 그것은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하는 일이다. 수학은 그 자체가 갖는 ‘위계성’ 때문에 단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참을성 있게, 좀 우직하다 싶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아하!’ 하면서 무릎을 치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이게 바로 ‘아하! 체험’이다. 이때 부모의 태도와 철학이 중요하다. 자녀 스스로 생각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 주겠다는 생각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와 기다려주는 부모. 이 둘이 ‘아하 체험’을 가능케 한다. 아이가 이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수학의 매력에 스스로 푹 빠지게 된다. ‘아하! 체험’, 이것이야 말로 수학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다.

(삼각형 팽이 돌리기 체험 중^^)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 어쩌면 우리는 지금껏 바로 이 말 듣기를 고대하고 있었지 모른다. 이렇게 주장하는 장홍월 선생은 단호했고 확신에 차 있었다. “사교육이 ‘필요악’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악이지만 필요하다? 아닙니다! 하지 말아야 되는 일입니다. 그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라거나 가족 간의 시간을 빼앗아 간다거나 하는 건 두 번째이고, 사실은 배움의 즐거움 자체를 앗아가는 일이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됩니다!”

(온라인상으로 올라온) 마지막 질문은 이 강의에 대한 최고의 찬사라고 여겨진다. “선생님(이 계시는) 학교에 안 다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틈이 없이 숨 가쁘게 진행된 강의.. 그리고 내 속에서 일어난 잔잔하지만 놀라운 변화! 원수가 되어 떠나갔던 수학이 친구가 되어 돌아왔다.

 
 
 수원 영통에서 작고 건강한 교회를 일구는 목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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