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바뀌어야 할 화살표”


최영이 (32세, 회사원, 인천 남동구)


사교육걱정없는 세상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사교육에 대해 아이들 아빠와 생각이 많이 달라 그를 이해시키기 위해서였고, 상반기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제 삶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태도도 많이 달라졌어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통해 달라진 우리집 사연을 소개할게요.

저희 집은 아이들이 둘인데 첫째 아이는 민준(13살, 초등 6학년), 둘째아이는 민주(8살, 초등 1학년)입니다. 먼저 민준이 이야기부터 할게요. 민준이는 학원 다니는 것을 몹시도 싫어해서, 자주 학원을 빼먹고, 아빠는 강압적으로 학원을 보내려 하니 민준이가 학원문제로 많이 혼났어요. 아빠는 부모가 다 맞벌이라 집에서 봐줄 수 없으니, 학원이라도 가서 공부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지요.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아이보다도 오히려 아빠가 더 불안해 했어요. 아이들 아빠도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들어봤지만 저처럼 학원 보내지 말자는 사람이 많았겠어요? 그러니 저와 이 문제로 의견다툼이 많았죠. 전 “민준이가 곧 중학생이 되는데 계속 학원에 의존해서 공부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공부방법을 찾아 혼자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학원을 그만 두게 했어요. 지금은 학원 대신에 일주일 단위로 하루하루 구체적인 양을 계획표로 짜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요.

민준이가 하루 동안 하는 일은 “초등과목별 문제집(수학, 과학, 사회, 국어-요일별로 한과목씩) 풀기, 영어 단어 10번씩 쓰기, Junior Reading 문제집 풀기, 학교숙제(e-School)”입니다. 물론 민준이는 아직도 스스로 잘 못해요. 잔소리를 많이 해야 하고, 문제만 풀어놓고 틀린문제 확인 않 할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나 제가 끼고라도 일주일 계획은 다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이렇게 자리를 잡은 것도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시행착오 중이고요. 장기적으로 울 민준이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개념중심으로 공부하고,(지금은 문제풀이 중심) 부족한 부분들을 찾아서 공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 민준이가 공부를 스트레스로 생각하지 않고, 즐거움으로 느꼈으면 해요. 공부를 하다 보면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성적도 잘 나오면 기쁘잖아요. 그런 기쁨을 주고자 집에서 이렇게 시키고 있답니다.

둘째 민주는 아직 어려서 오빠와 다른 방식으로 키우고 있어요. 민주는 처음 입학했을 때 아빠가 보습학원을 다니게 했었어요. 한글을 다 몰라서 아빠가 많이 불안해 했었죠. 그런데 민주도 이 학원을 무척 싫어했어요. 공부를 엄청 시키는 학원이었거든요. 그래서 과감히 민주가 다니고 싶어하는 태권도와 피아노로 학원을 바꿨고, 공부방에서 한 시간씩 공부할 수 있도록 했어요. 지금은 재미 있게 학교와 학원을 다니고 있어요. 민주는 집에서 특별히 민준이처럼 시키지 않고요, 학교숙제 정도 해갈 수 있도록 도와줘요. 다만 저녁에 책 읽어주는 일을 신경 써서 해주고 있어요.

사교육의 대안은 독서 같아요. 다양한 독서를 통해 문맥 이해도나 배경지식도 커지고 똑똑해질 것 같거든요. 무엇보다도 제가 독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 아이들 삶에서 어려움도 많을텐데 이 독서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전 학원 문제로 불안해 하는 아이들 아빠한테 이런 이야기를 해요. 부모로부터 아이들에게 향하는 화살표를 바꿔보는 것은 어떠냐고요. 아이도 싫어하는 학원을 억지로 보내지 말고, 그 학원비 저축해 놓아서 나중에 아이들이 원할 때 지원해 주자고요. 대학교 학비만 해도 만만치 않은데, 그 학원비 지원 때문에 우리 가정에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한둘이 아닐 것 같더라고요. 이상으로 아직도 좌충우돌 하고 있는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꿈꾸는 우리집 사연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영어, 정말 헛짓했다!”

 

정성희 (41세, 교사, 경기 안양)


9살, 6살 두 딸아이를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사적인 자리에서 제가 늘 하는 소리가 있는 데, 대한민국에서 아이 둘 키우면서 직장 다니는 여자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소리높여 외칩니다.(메아리로 끝날 때가 많습니다만.)

둘째 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2년 반 정도 하면서 같은 아파트의 큰아이 유치원 동기생 엄마들과 친하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직장만 다니다가 하루 종일 집안에서 뺑뺑이를 돌다보니 이웃아줌마(?)들의 지도조언이 정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데요. 밥도 같이 먹고 여행도 같이 가고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공유하면서 큰 아이의 각종 사교육을 시키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 무렵 남편이 다른 지역으로 6개월 파견근무를 나가 있어서 더욱 밀착된 부분도 있었지요. 지역복지관에서 동화 구연, 이웃아파트에서 종이접기, 한글교육학습지, 피아노, 수영, 발레 등을 같이 지내는 아주머니들의 아이들과 어울려 조금씩 시키면서 학교에 보내는 준비를 한다고 믿었습니다. 한 가지씩 시키면서 아이의 의사를 물어봤지요. 아이도 친구들과 어울려 하는 맛에, 또는 부러워하는 마음에 한다고 말하는 걸 아이의 의사를 전적으로 존중하는 양 모양을 갖추었죠.

문제는 생일이 2월인 데, 막상 학교에 보내려고 하니 너무 애가 어려보이고 엄마가 마음이 안 놓여서 결국 유예를 시켰습니다. 유치원까지는 학교를 보낼 생각으로 한 살 빠르게 보냈는 데, 유예를 시키고 나니까 이미 다닌 유치원 7세과정을 다시 보낼 수도 없고,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은 학령기여서 받아주지 않고 혼자서 우왕좌왕하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대통령직 인수위원인 어떤 분의 “오륀지” 광풍에 힘입어 영어를 못하면 더 이상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분위기가 퍼졌습니다. 영어라는 것이 단시간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부모 세대가 영어에 치인 설움을 아이에게 물려줄 수 없는 불안감도 있고 어차피 다닌 과정을 다시 다니느니 이 기회에 영어유치원을 보내볼까 하는 마음에, 그나마 숙제 적고 재미있게 가르친다는 외국어전문학원 유치부를 몇 개 골라 사전 조사도 하고 해서 집 가까운 곳으로 보냈습니다. 아이에게 내향적인 부분도 많고 남 앞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알면서도 필요에 의해 나아지겠지하는 막연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1년이 지난 뒤 들인 돈과 시간이 아까워서 초등1, 2학년때 같은 학원 영어수업을 보내다가 올 여름에 접었습니다. 집에서 아이가 숙제을 하는 것을 보면 아무 내용이해도 못하고 의미파악도 안 되는 것 같은 데, 학원가서 상담을 해 보면 가끔 하는 테스트 결과와 작문 등의 포트폴리오를 보이며 잘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곤 하였습니다. 외향적으로 어떤 스트레스 징후가 보인다거나 학원 그만 다니겠다는 말을 한 건 아니지만, 아이 스스로 나는 영어를 제일 못한다는 말을 하곤 하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부분이 많았는 데, 이병민 선생님 강의를 듣다 보니까 정말 헛짓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를 고문한 거 같아 정말 미안하기까지 하네요. 영어를 못하면(이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하지 않아요. 외국인 만나서 대화를 못한다는 소린지 문서를 읽고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소리지 둘 다인지...)세상에서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이 오렌지와 “오륀지” 광풍에 휩쓸린 저의 가치관부재도 부끄럽고요.

아이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실천하는 것만이 해결할 수 있는 길 인듯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절반은 아이 통장, 절반은 후원”

 

양경미 (41세, 주부, 서울 노원구)


저는 2009년 여름, 선배의 권유로 등대교양강좌를 들으러 삼각지 사무실에 왔다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날 고병헌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며 정신이 번쩍 들었던 생각이 납니다. “산업 사회의 교육을 받은 부모님들이 도대체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에 차서 자녀들을 학원이나 학습에 몰아넣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차라리 내버려둬라. 자녀에겐 부모가 세상이니 부모 자신이 먼저 변화되기 위해 노력하라. ‘돈’에 대한 개념 바꾸지 않으면 변화하기로 한 결심 지키기 쉽지 않을 겁니다.”

아! 휴;; 조기교육은 안 시켰고, 3학년 되면서부터 준비물도 스스로 챙기게 하고, 영어도 3학년 되는 해에 학원에 보냈고, 학습량도 과하지 않게 정해주고 스스로 풀게 하고, 채점도 아이가 하도록 했으며 놀 시간도 확보해 주는 등 제 나름 스스로 공부 하는 습관을 갖게 해주려고 노력했고 아이도 잘 따라주는 편이라 별 문제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강연을 들으며 제 모습을 되돌아보니, 위에서 썼듯이 뭐든지 제가 정하고 시키고 체크하고.. 아이를 가르칠 대상으로만 여기면서 아이의 의견에 관심두고 대화하는데는 소홀했다는 걸 알아차리게 된거죠. 아이가 원래 수줍음이 많고 집에서도 어느 방에 있는지 찾아야 할 만큼 말없이 노는 성향이라 원래 그러려니 하고 급한 성격의 엄마는 자기 생각대로 결정하고 시키면서 잘 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게다가 인성 교육이나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시민으로 자라길 바라면서도 막상 일상 생활에서 그런 교육에 관심갖고 노력하기보다 학과 공부에 중점을 두고 교육한 것은 내 마음 속에 내 자녀의 사회적인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크지 않았나? 생각하면서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집에 온 후로도 계속 마음에 남아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10월 말경 이번엔 친구의 권유로 등대지기학교 녹화방송 하나를 추천받아 듣게 되었는데 너무나 공감이 되고 감동이 되어 날 새는지 모르고 8강을 다 듣게 되었죠. 평상시 저는 학원이든 학교든 우수학생 위주로 수업을 하고 부진 아동이나 취약 계층 아동을 위한 교육에 대해서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과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들의 성적과 진로를 좌지우지 하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지.. 현실이 그러한데 한낱 주부인 내가 뭘 어쩌겠어. 내 아이나 잘 키우면 다행이지..’ 이런 체념적인 마음으로 살고 있었습니다.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하기 전에는 사회 전체를 보는 안목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성적, 입시 위주의 교육 현실이 슬프다고만 생각했지 지금의 교육 현실이 우수학생 부진학생 할 것 없이 모든 아이들을 끝없는 경쟁 속에 밀어 넣고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경쟁력 없는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창의성을 외치지만 실상은 강요된 과중한 학습으로 창의성을 죽이고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지하면서 점점 자기주도성을 잃고 의존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습니다. 모든 학생이 피해자이고 성적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죽음을 생각하고 또 실제로 죽음을 택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저는 강연을 들으면서 교육문제에 대해 속상해 하고 답답해하면서도 너무도 모르고 있었고 알려는 노력도 별로 하지 않았던 내 생활을 반성하는 한편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에서 등대지기학교를 통해 교육 문제에 대한 바른 정보와 건강한 관점을 일반 국민들에게 전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평범한 많은 분들이 등대가 되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으로 모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희망으로 마음이 벅차오르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수강하던 가을 마침 ‘아깝다 학원비!’ 100만 국민약속 운동이 출범을 했고 저는 책자에 소개된 ‘사교육에 관한 잘못된 생각 12가지’와 나의 평소 생각을 맞추어 보며 ‘음~ 조기영어 교육 안 시키길 잘했어. 역시 수학은 선행보다 복습이 중요해. 복습할 시간도 없이 학원 많이 다니는 건 오히려 해롭다고 엄마들한테 말해왔었는데..’ 흐믓해 하기도 하고, 직접 적용해 보려니 ‘그럼 결국 자기주도 학습이 필요한데.. 이게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러려면 먼저 성적이나 입시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수 밖에 없겠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많은 용기와 믿음이 필요했지만 학습이라는 것이 부모 욕심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아이의 몫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까 오히려 홀가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6학년인 저희 아이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학원 숙제가 너 수준에 안 맞아서 힘들어하는 것 같으니 다른 방법으로 공부해 볼래? 온라인 영어동화사이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대.’ 말 끝나기가 무섭게 ‘앗싸~’를 외치길래 ‘영어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고 혼자서 재밌게 해보라는 거야. 영어를 배울 필요를 느끼긴 하니?’ ‘어어어 알아서 하께’ 다른 공부도 본인이 계획 짜서 하기로 하고 엄마는 매일 한 시간 정도 책읽기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더니 대답은 잘하더니만.. 그럭저럭 삐그덕 거리며 오늘 안하면 내일은 하는 식으로 나름 스스로 하고 있답니다. 독서량이나 학습량은 제가 지도할 때 보다 반도 안 되지만 대신 고슴도치를 키우고 친구네 수컷이랑 교배시켜 얼마 전에 새끼도 낳았답니다. 등대 졸업 후 이제부터 너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 한 것도 있고, 요즘은 사춘기가 시작되려는지 웬만한 제안은 다 ‘싫어’로 일관하고 가끔 선심 쓰듯 좋다고 하는데 욱~ 하다가도 ‘그래~ 이제 너가 네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구나’ 생각하고 좋은 쪽으로 해석하려고 합니다. 스케이트랑 미술은 그대로 하고 있지만 영어학원비가 굳어서 절반은 아이 통장에 넣고 절반은 후원하는데 쓰게 되어 저도 아이도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집에서 욱~ 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로 배우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어서 사무실에서 반나절 정도 지내다 옵니다. 도움이 되기보다 배우고 오는 것이 더 많지만 이렇게 한 걸음씩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모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부모님들도 교육걱정 안 해도 될 날이 오겠지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눈송이 하나의 마음으로”

 

임희경 (41세, 주부, 서울 강남구)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10여년의 외국생활을 하며 가끔 듣는 한국의 교육현실에 대해 놀라기도 하고 걱정도 하면서 우리가 귀국하면 우리 애들만큼은 학원은 되도록 보내지 않고 도서관과 여행으로 아이들이 삶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하기에 많이 머뭇거리게 만든다는 말을 친구에게 했더니 저에게 맞을 것 같다며 친구가 소개해 주었습니다.

등대지기 학교 4기 강의를 듣는 게 처음엔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군요. 일단 아이 셋과의 전쟁을 치르고 나서 봐야하니 생방송은 엄두도 못 내고 온전히 나만의 자유시간인 새벽에 보려니 절대수면부족으로 몸이 많이 축나더라구요. 그래도 마지막 강의까지 잘 듣고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던 건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선생님들의 명강의가 제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들어 주신 덕분이겠지요.

등대지기 학교 강의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강의는 6강 고병헌선생님의“대한민국 부모는 실패한 CEO”였습니다. 진로교육의 핵심으로 소개해주신 <오드리헵번의 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 카드>는 코팅해서 아이들 화장실에다가 붙여두려고 출력해 두었답니다. “아들아, 나이를 먹으면 너도 알게 된단다. 우리가 두 개의 손을 가진 이유는 한 손은 자신을 위한 것이지만 나머지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한 것임을.” 제가 지향하고자 하나 실천하기 어려운 내용인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고 또 곱씹으며 잊지 않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세상이라는 것,부모의 삶이 곧 진로교육이라는 것 또한 기억 해야할 대목이구요. 부모의 삶이 성찰하고 깊이 있는 모습으로 자녀를 올바른 진로로 인도해야 겠지요.

최근에 읽은 <행복의 조건>에서 명문대 출신과 빈곤지역 출신의 생애를 추적한 결과, 노년의 행복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학력도 아니고 경제력도 아니고 바로 이웃과의 관계이며 그것은 봉사하는 삶에서 가장 행복감이 크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관계형성을 제대로 못하고 자살 또는 자기 학대로 노년을 불행하게 보낸 하버드졸업생이 있는가 하면 유년기에는 불행했으나 왕성한 봉사활동으로 행복에 충만한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는 빈곤지역출신도 있더랍니다. 행복의 조건은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고 집약되더군요. 고병헌 선생님 강의의 핵심과 많이 통하는 부분이네요.

우리 자녀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하는 문제는 바로 지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행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녀에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이렇게 살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 지 말로써 교화할 것이 아니라 부모가 길을 안내해주고 자신의 삶으로 실천해 보여줘야 한다... 이 말씀은 오래 오래 기억해야 하겠네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대지기 학교 수강의 시작은 내 아이들의 교육 문제 고민으로 시작했으나, 그 끝은 나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지요. 그 물음에서 시작해 아직 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확실한 건 삶의 목표가 나 하나에 묶여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 나와 가정의 울타리를 넘고 넘을수록 그 행복의 크기와 가치는 커간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할 때 벗어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등대지기학교가 끝나고 영어사교육 포럼도 신청해 들었습니다. 이번엔 평소에 영어학원 안 보내고 집에서 영어교육을 해결하시는 아들 친구 엄마에게도 같이 보자고 제안 했지요. 자기가 원하던 내용이라며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특히 영어도서관 운동 하시는 권혜경 선생님의 강의가 유익했습니다. 저희 집 아들 둘이 영어학원 다니다가 방대한 숙제량에 기겁을 하며 학원을 그만 두었거든요. 영어공부라고는1년 반을 집에서 오디오북 듣기 매일 딸랑 20분으로 이어가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들으니 재미있어 하고 지루해 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영어 학원을 안 보내도 되는 건가 불안해 하던 참에 권혜경선생님 강의를 들으니 제가 잘하고 있긴 하구나 많은 위안이 되었답니다.

그런데요 복병이 따로 있더라구요. 올 여름에 가족과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아빠가 일부러 영어가이드를 신청했습니다. 외국서 학교도 다닌 경험이 있는 애들이라 잘 알아듣겠지, 애들에게도 자극을 줄 겸 했는데, 세상에 애들이 잘 못 알아듣는 거에요. 그 가이드 분의 영어가 남편 본인도 알아듣기 좀 그랬다곤 했지만 엄마 아빠가 꼭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못 알아들으니 여행 끝에 남편이 그러더군요. 한국 가면 당장 학원부터 보내라고요. 숨을 일단 고르고 나서 남편에게 영어사교육포럼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말은 ‘어떻게 영어가 집에서 되느냐?’입니다. 결국 문법 선생님만 모셔서 아이들 문법만 좀 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남편이 그렇게 휘젓고 나니 나름 확고했던 엄마표 영어의 바다는 쓰나미가 지나간 것 같습니다. 매일 오디오북 듣기 20분의 위력이 남편 앞에선 초라한 휴지조각으로 변하더군요. 학원이 힘들다고 하던 애들 입에서도 이젠 영어학원 가야겠단 말이 나옵니다. 자신의 영어실력이 빨리 오르지 않거나 말하기 쓰기 실력이 상대적으로 나아지지 않는 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래서 큰 애인 경우 예전에 다녔던 C학원에 다시 레벨테스트를 봤는 데 아니 글쎄1년 전 레벨이 그대로 나오더군요. Reading에선 한 단계 더 높게 나왔구요.단어 몇 개 모른다고 흥분하던 그 여름날의 기억은 날려보내고 그날은 아들과 함께 맘껏 기뻐했습니다. 영어사교육은 아이의 필요에 따라 치고 빠지기를 할 겁니다. 그러면서 오디오북 듣기 20분은 계속 해 나갈 예정입니다. 권혜경 선생님께서 추천 해주신 짐트렐리즈의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하루 15분, 책 읽어주기의 힘>에서 이 15분 읽어주기의 위력을 이야기 해 주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짐 트렐리즈도 이 책에서 강조합니다. “좋은 교육은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며 아이의 머리와 마음을 동시에 가르쳐야 좋은 사람을 만들 수 있다…학창시절에 가르치는 것이 단지 휴대폰의 벨 소리에 대답하는 것이라면 이런 교육은 무가치하다. 가장 중요한 부름은 정의,용기,사랑,연민을 호소하는 매일 매일의 부름이다.”영어교육에서도 영어단어나 문법을 얼마나 아느냐에 국한될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정의,용기,사랑,연민을 그들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 볼 수 있는 도구로 영어를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몇 주 전 학교에서 영어사교육경감에 관한 의견을 묻는 설문지를 보냈습니다. 기타 의견을 묻는 칸에 영어도서관 제안을 하고 영어 사교육 포럼 후 사이트에 올려주신 자료를 다운받아 설문지에 첨부하여 학교에 보냈습니다. 등대지기로서 밀알 하나의 몫은 한 건가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나고 저에게 생긴 변화로 가장 큰 것은 세상의 변화에 제가 작은 밀알 하나 보탤 수 있다는 용기를 얻은 것입니다. 한 겨울 하늘에서 한 알 한 알 내리는 그 조그만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덮듯이 내가 보탠 밀알 하나가 미약하긴 하나 그런 제가 여럿이라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입시 사교육에 대한 생각”

 

정경화 (37세, 교사, 서울 마포구)


얼마 전에 한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다. ‘학원은 딱딱 짚어주고, 빵빵 웃겨주는데...’ 이것은 모 외고 2학년 학생을 인터뷰하고 쓴 기사였는데, 그 학생은 중학교 때 학교 밖에서 외고 입시를 준비했던 것처럼, 지금은 대입을 위해 분위기 안 좋은 학교 공부는 포기하고 종합학원에 열심히 다닌다고 했다. 신체리듬을 학교가 아닌 학원 수업에 맞춰 공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사교육을 말할 때 보통 그 범위는 입시 사교육으로 한정된다. 특기와 적성을 개발하고 교양을 쌓기 위한 사교육은 입시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다지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런데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다니는 입시 사교육에 대해서는 부모, 교사, 학생들이 복잡한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학교 교육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학원 강사는 프로선수 같고 학교 교사는 아마추어 선수 같다"

"학교에서는 잠을 자도 아깝지 않아요. 제 수준에 맞는 수업도 아니고, 일방적인 수업 일색이거든요. 거기다 지루하기까지 해요."

"졸업장만 아니면 당장 학교를 그만두고 집과 학원을 오가며 수능 시험을 준비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

이렇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을 것이고, 또한 일부 미래학자들은 현재의 사회 체제 중 가장 먼저 없어질 것이 학교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20~30년 안에 현재의 학교 시스템은 실제로 무너지거나 어떤 혁명적인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걱정스러운 일이지만, 한편 다행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EBS 교재가 수능에 70% 연계되면서 고3 수업은 3월부터 11월까지 EBS 로고가 찍힌 갖가지 문제집 풀이로 채워진다. 학원에서도 학교에서도 온통 EBS 문제집만 풀어대니 아이들이 수업을 듣지 않는다. 교사에 대한 배려(?)로 열 명 남짓한 아이들은 같이 진도를 나가며 수업을 듣지만, 갈수록 ‘빈 들에서 외치는 공허한 메아리’로 교사의 자존감은 한숨이 되어 날아갈 뿐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대학 입시의 하수인이나 되려고 교사가 된 건 아닌데.

그런데 만약 학교가 사라져도 입시 사교육은 롱런할까? 입시 사교육이 존재하는 이유는 치열한 대학 입시 때문인데 학교가 사라진 후에도 우리는 계속 대학 입시에 목을 매고 있을까? 아이들은 여전히 ‘딱딱 짚어주고 빵빵 웃겨주는’ 학원에 다니며 효율적으로 공부해서 국영수 성적이 오르고 좋은 대학에 가고, 그리고 행복할까?

대학이 지금처럼 존속할까? 대한민국 인구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데? 또 평균수명이 120살쯤 되면서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하는데 그때도 여전히 열아홉 살에 치른 대학 입시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고 믿을까? 나와 형제들 집안을 통틀어 한두 명 있는 아이들이 꼭 ‘천하대’에 들어가야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생각이 여전히 대물림될까? 그렇지 않으리.

따지고 보면 입시 사교육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루저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지 않는 사회에서 내 새끼가 사람 노릇하며 살게 해주고 싶은 부모들과 어릴 때부터 사교육으로 샤워를 하고 다니는 학생들을 일제시대처럼 한 반에 40명씩 몰아넣고 교사 한 명에게 아이들 인성지도, 다양한 체험활동, 환경미화, 진로지도, 학습지도, 대인관계 훈련, 식사 훈련, 진학지도에 각종 서류 뒤치다꺼리까지 다 떠넘겨 놓고 교육의 질 따위를 논하는 우리의 후진 교육 마인드가 입시 사교육을 키운 것이다. 말로는 ‘먼저 인간이 되라’하면서 좋은 대학 못 가면 ‘니가 인간이냐?’하는 사회에서 터득한 생존전략이 ‘공부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왜곡되면서 입시 사교육이 번성한 것이다. 아이들이 설마 진리탐구에 대한 불타는 열망 때문에 입시 학원에 다니는 건 아니지 않은가.

입시 사교육, 필요해서 생겨났으니 필요가 다하면 사라지지 않을까. 그 필요를 빨리 끝내는 게 우리의 할 일인 거고. 입시 사교육 없이도 교육에 성공한 나라들이 있는 걸 보면, 우리도 사교육 없이 선진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몇 년씩이나 그렇게 노력해서 들어간 대학에서 신입생 30~40%가 학과가 적성에 안 맞아 고민하고 휴학하고 다시 시험보고, 아니면 평생 기쁘지 않은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짓 아닌가?

그렇다면 어른들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입시 사교육을 당장 어떻게 줄일까를 고민하기보다는, 모두가 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밑그림을 그리는 일이 아닐까? 사람들이 함께 꿈꾸고 만들어가고 싶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이 각자의 성공을 위해 달려가는 삶을 멈추게 하지 않을까?

독일에 간호사로 건너가 외교관이 된 김영희씨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대학 입학률이 지금의 반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이렇게 많은 대졸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사람들이 그렇게 기를 쓰고 대학에 가는 이유는 직업 때문인데, 대학에 안 가도 각자 원하는 일을 하면서 적당한 수입을 얻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를 같이 그려가면 안 될까? 대한민국에는 희망이 없다고, 이런 입시 지옥에서 내 새끼 영혼을 병들게 하고 싶지 않다고 능력만 되면 유학 이민을 떠나는데, 이젠 할 만큼 했으니 제발 우리 다 같이 좀 그만두면 안 될까?

생각해보면 가장 중요한 건 사교육이냐 공교육이냐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 나라에서 내 새끼를 키우고 싶냐 아니냐의 문제다. 입시 사교육이 없어진다고 이민 가려던 사람들 마음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고, 사교육비를 낮춘다고 출산율이 오르지도 않을 것이다. 입시 사교육이 사라지면 또 어떤 괴물이 튀어나올지 모르는 불안한 사회 자체가 숨막히는 것이니.

결론은, 평범한 개인이 죽기살기로 경쟁하지 않아도 생존이 가능하고, 존엄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의 다음 세대를 구하고, 교육을 구하고, 대한민국을 구하고, 오늘의 우리를 구하는 길일 테니까. 그러니, 이제 누군가 깃발을 들어줘야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처럼 누군가 먼저 그 길을 시작해줘야 한다. 오래 그 길을 지켜줘야 한다. 변화는 30년 안에 올 것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무장해제 되지 않길 바라며”

 

최수임 (41세, 주부, 서울 송파구)


큰애(초4)가 유치원 때는 이병민 교수님 강의처럼 유치원시기엔 영어보다 여러 다양한 경험들을 하고 직접 체험하며 느껴야 한다고 나름 소신도 있고 자신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영어유치원, 원어민과의 수영강습, 영어그룹과외... 원어민과 유창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봐도 마음의 동요도 흔들림도 없이 학습이 아니라 오감자극을 통해 느껴야 한다고 요리를 2년이나 하고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체력상 둘째는 그렇게 못할 거 같음)

그렇게 우리 아들이 제일 행복했고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유치원시기를 보내고 초등학교에 입학 후 나는 내가 가지고 있다는 그 나름대로의 소신이라는 것이 자만이었다는 걸 알았다.

내 아이는 영어유치원도 안가고 수학선행도 안하며 즐겁게 보냈지만 다른 애들보다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아니 더 잘 할거라는 자만...그런데 아니었다. 영어일기며 에세이를 쓰는, 10명 정도는 이미 외국을 다녀온 아이들이었고 1학년 5월쯤 학원을 알아보니 처음 abc부터는 들어갈 반은 없고 수학도 그냥 학교수업만 들으면 저절로 잘 할거라는 참 웃기는 생각이었다. 그때부터 이게 아닌가 내가 뭔가 잘못생각하고 있었구나 머릿속에서 전쟁이 시작되더니 아이를 다그치고 불안해하고 .....

지금은 학원, 과외...어느 정도의 사교육은 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항상 마음은 갈등하며 전쟁하고 있다.

책도 더 많이 읽고 신나게 뛰어노는 시간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vs 이제 고학년이니 남들처럼 논술, 과학도 시키고 수학은 좀 더 시켜야 하나, 영어캠프를 보내야 하나

마음이 편치 않다.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일관되지 못하다. 그 기준이라는 것이 밖에 있는거 같다. 남들처럼, 아니 남들보다 더 많이 그래서 더 잘 .... 우리아이의 점수만 들으면 ‘그래 수고했어’ 하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의 점수를 듣는 순간 ‘이건 왜 틀렸니? 이런 실수를 왜 하니? 왜 이렇게 덜렁대니?...’

그 기준을 안에서 찾아야 하는데 ‘지난번보다 더 열심히... 더 잘했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거야’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안되고 있다. 이런 내 혼란 속에 많은 강의를 들으려고는 한다. 작년에 EBS에서 이범선생님 강의를 두 번 듣고 아!!!! 이게 뮈지 머리가 띵....제 모습에 이러면 안되겠구나... 얼마후 우리학교에 학부모 연수강좌를 오셨다. 들을 때는 다짐도 하고 고개도 끄덕였지만 곧 무장해제되버렸다. 두달전 쯤인가 동네 모 교회 어머니회에서 하는 세미나에 이범샘이 오신다는 광고판을 보고 지나쳤다. 그냥 매번 듣던 강의겠지. 안 들으려고 하다가 그 전주 아들 수학경시 점수에 너무 속상해하던 차라 들으러 갔다. 또 들으며 마음을 다 잡고, 거기서 등대지기학교 소개 엽서를 주셨다. 연속해서 강의를 들으면 다 나으려나 싶어서 등록을 했다.

1강부터 4강까지. 애(17개월이 된 공주님이 있어요. 애국하는 맘으로 노산..힘들었습니다) 잘 때마다 강의 듣는다고 집은 폭탄으로 해놓고, 보채는 애를 업고 안고 놓치면 다시보고... 반을 달려왔다. 망각곡선이 머리 속에서 그려지고 있다. 벌써 박재원소장님강의가 가물가물. 두 번이나 들었는데도... 김성천선생님 강의를 마음 찡하게 들었는데도 중간고사 공부시키면서 엄청 소리 질렀다. 이병민교수님 강의도 머리 쥐나게 들었지만 요즘은 방학때마다 두 번은 보낸다는 영어캠프 그 큰돈을 들여서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직은 영어는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버티지만 다녀온 애들이 영어를 잘하며 또 아이가 자신감을 잃어가면... 3강 소감문에 힘나는 댓글을 달아주셨지만... 여전히 고민이다. 이범 선생님 강의 너무 어려웠다. 현실의 문제, 그 개선 방법도 알겠지만 지금 당장은 우리 아이들은 이 모순덩어리 현실 속에 있고 나는 부모로써 어떻게 해야 하나...

언제나 해답은 내 자신 스스로 찾아야하는 걸 알고 있다. 8강까지 들으며 예전에 가졌던 나름대로의 소신을 가지게 되길 또 그것이 무장해제되지않고 자신감으로 나와 내 아이들을 지켜주길....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길을 찾고자 오늘도 길을 헤맨다”

 

정수진 (32세, 주부, 경기 용인)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가 두 개 있다. 대한민국 최초로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이야기를 다룬 ‘대물’과 조선시대 성균관에서 벌어지는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인 ‘성균관 스캔들’이다. 아줌마로서도 꺅 소리 날 만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선남선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도 흡입력이 높지만 두 작품 모두 또 다른 의미로서 내게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누군가 분명히 꿈꾸고 있지만 아직은 현실 속에서 그저 어려울 수 밖에 없는 문제를 앞에 두고, 꿈을 포기하고 현실과 타협해 생존하는 방식을 택하는가 아니면 꽉 막힌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든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어 그것이 더 가치 있는 일임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택하는가의 문제는 비단 드라마 안의 이야기 전개뿐만 아니라 작금의 현실 속 하루에도 늘 적용되는 문제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사교육이 만연한 대한민국 현실 속에서 갈대처럼 흔들리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라는 단체를 접하면서 등대지기 학교를 만나고 여러 선생님들의 주옥 같은 명강의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결국에 내가 늘 다시 고민하게 되는 문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단순히 사교육을 시키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육아와 교육에 대한 마인드 더 나아가 삶의 자세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맞물려 있는 고민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적인 30여년 전에도 사교육과 공교육의 문제는 이 땅에 늘 있어 왔고 나 또한 사교육의 혜택을 어느 정도 받으면서 자라났다. 여기서 혜택이라 함은 그 당시 어려운 가정경제 속에서도 사교육을 접하게 해 주셨던 교육에 열정적인- 어떤 방향으로든 - 부모님이 있었다는 것, 그것으로 인해 예능 쪽으로 또래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했고 공부 쪽으로는 선행학습으로 전체가 아닌 나의 수준에 맞추어진 진도로 공부를 할 수 있어 공부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일찍 배울 수 있었다는 것, 그것으로 인해 외부적인 평가에서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 등이다. 오직 그런 혜택만 작용한다면야 얼마나 좋겠는가. 문제는 바로 어릴 때는 뭣 모르고 부모님 손에 이끌려 다니다가 뒤늦게야 개인의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 부작용이 더 오래 더 커다란 방식으로 전체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엔 부모님이 ‘시켜서’ 시작하고 지도자가 예능이나 공부를 ‘시켜서’ 한 결과 자기주도적으로 흥미와 필요성을 이끌어 내어 내 자아가 꿈을 어떻게 펼칠지 내가 속한 가족과 사회 속에서는 내 꿈이 어떤 관련성을 가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생각을 청소년기에 깊게 발전시키지 못했던 부작용이 꽤 컸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많은 것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대학 시절부터 어렴풋이 누군가에게 이끌려서 하는 사교육의 폐해가 무엇인지 느껴졌고 내가 아이를 낳아 키우게 되면 좀 더 다른 교육 방식으로 키워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자리잡았었다.

첫 아이가 벌써 몇 달 후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7년이라는 세월을 되짚어 보면 아이로 인해 내가 세상과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작고 큰 변화들이 있었던 시간이다. 내가 낳은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까만 눈동자를 빛내며 세상을 탐색하는 모습을 지켜본 부모라면 이 아이를 위해 내 무엇이든 하리라, 내가 하지 못한 부분까지 수많은 경험을 하게 해 주리라, 그리하여 두려움 없이 세상에 당당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으로 클 수 있게 도와 주리라는 눈물겨운 다짐을 해 본 적이 적어도 한 번씩은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랬고 그런 벅차 오르는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육아와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주변 아줌마들에게 제일 처음으로 추천 받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고가의 유아 프로그램 구입이었다. 처음에는 건강하게 태어나 자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하던 아이엄마들이 교육적인 욕심을 내게 만드는 첫 번째 관문인 거 같았다. 참된 교육의 이미지로 포장한 업체들에 의해 아이에게 이런 것을 접해 주지 못하는 엄마가 더 무지하고 경제적으로도 무능한 듯 비쳐지는 시선 또한 팽배했다. 물론 적정한 시기에 아이에게 적절한 자극을 주는 데 필요한 합리적인 가격의 유아 프로그램 자체의 개발이나 선택은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첫 아이를 낳고 교육 쪽에 관심을 가졌을 때 한국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처음 접하게 되는 것이 고가(내 기준에서는 충분히 그렇다.)의 유아 사교육이라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도 아이와 단둘이 집에만 있는 것보다 다양한 세상 경험을 하게 도와 주고 싶었고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고민하다 가격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는 문화센터를 선택했고, 나보다 더 큰 목소리와 현란한 동작으로 율동을 가미한 노래를 불러 주고, 알록달록한 교구를 만지게 해 주고, 풍선을 날리고 비눗방울을 날려 아이들이 정신 없이 빠져들도록 만들어주는 별천지를 둘째를 낳기 전까지 꾸준히 3년 가까이 경험했다. 그 와중에서도 뭘 해도 배움에는 꾸준함이 최고의 생명이라는 소신이 있었던 터라 개근상을 탈 정도로 열심히 데리고 다녔고 거기에 보답이라도 하듯 아이는 또래에 비해 말도 빨랐고 인지도도 빨라 이 엄마를 더 욕심나게 했다. 어떤 자극이 일단 주어지면 그것을 받아들이는 속도나 즐거워하며 몰입하는 집중도가 또래에 비해 아주 높아서 다른 엄마들의 부러움도 샀다. 집에서도 꾸준히 좋아하는 책을 읽어주고 노래를 부르고 나들이나 여행을 하며 자연을 접해 주어 엄마로서 느끼는 미묘한 직감이 아니라면 누가 봐도 똘똘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곁에서 늘 지켜보는 엄마로서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있었는데 아이는 집에 와서도 끊임없이 내가 어떤 자극을 ‘먼저’ 주길 원했고 스스로 놀이를 찾아 몰입하는 빈도가 낮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원래 부모와 같이 노는 걸 좋아해서 그러려니 하기도 했고 잘 자라고 있는데 괜히 내가 민감하다고 생각해 버리기도 했다.

누군가로부터 ‘주어지는’ 교육의 부작용을 내 자신의 경험으로 깨달아서 내 아이에겐 좀 다른 방향으로 접근하고 싶었는데 이미 내 아이에게 그런 교육을 주고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깨달은 건 둘째가 자라는 걸 보면서부터이다. 많은 사람들이 둘째는 그냥 놔 둬도 잘 자란다고 하더니 첫째만큼의 교육적인 부분을 내가 나서서 주지 않아도 시기가 되면 자기의 성장 속도에 맞춰 잘도 자라났다. 상대적으로 문화센터는 구경도 하지 않고 자라고 있지만 그런 수업을 하고 안 하고에 따른 차이는 전혀 없었다. 아이는 무언가를 스스로 배워나가고 깨달아 나가는 힘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단순해 보이는 아이의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스스로 생활 패턴을 찾아나가며 자신의 흥미를 찾아 움직였다. 그 일상이 단순하고 심심해 보여 무언가 더 나은 배움을 다양하게 주기 위해 부모가 나서는 것은 단지 부모의 착각일 뿐이었던 것이다. 내가 할 일은 자유롭게 탐색하며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에게 네가 스스로 자랄 수 있음을 믿는다는 눈빛을 보내주는 것, 안전에 이상이 없도록 최소한의 울타리를 치고 보호해 주는 것, 공감하며 들어주고 대화하며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 등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이런 것들을 깨달아 나가며 첫째 또한 배움의 힘을 내부에서 스스로 끌어내는 변화가 일어났고, 그 시점 운명처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의 등대지기 학교를 만났고 교육에 대한 나의 편협된 생각이 많이 깨졌다. 주제는 각기 다른 강의들이었지만 결국에 한 방향으로 모든 선생님들이 말씀하고 계신 것은 사교육 자체를 시키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 되어져야 할 의식의 변화가 분명히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교육 ‘없는’ 세상이 아닌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인 것인데, 이 ‘걱정 없는’ 속에 담긴 뜻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아 어려운 길이기도 한 것 같다. 교육이라는 것이 아이보다 많이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자극을 먼저 주고 가르치고 지적하여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 그리하여 스스로 흥미로운 것을 찾아 몰입하는 경험이 지지되는 분위기를 만들어 믿고 기다려 주는 것, 일상 속에서 아이가 선택의 경험을 끊임없이 가지게 하여 규칙을 지키면서도 자율성을 누리도록 해 주는 것, 무수하게 많은 상황 속에서 아이가 쉽게 좌절하지 않고 ‘방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 삶과 배움의 성찰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유쾌하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 그런 각 가정의 힘이 모여 전체적인 우리 교육의 모순을 풀어나갈 수 있는 열쇠가 되는 것, 이 모든 것이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내가 배우고 느낀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다.

마술지팡이로 내리친 것처럼 이런 사람으로 하루 아침에 완전 변모하여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드디어 제대로 된 길을 찾았다는 안도감 뒤로 여전히 헤매고 고민하고 좌충우돌 시행착오를 겪고 한숨 쉬고 후회하다 또 다시 노력하고 꿈꾸기를 반복하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자라나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또한 사교육 관련 업종에 종사한 적이 있기에 공교육 외에 개인의 긍정적인 필요에 의해 접할 수 있는 깊이 있는 대안 사교육이 건전하게 존재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어떤 방식으로 그것이 가능할 수 있을까 고민에 빠져 있는 잠재 여성 인력이기도 하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것이, 혼란스럽고 고민스럽더라도 교육의 참된 가치에 깨어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삶의 과정 자체라는 것을 깨닫는 기회를 얻게 되어 다행이다. 길을 찾고자 길을 헤매는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함을 알게 되어 감사하다. 조선 시대 당시로서 상상하기 불가능했던 당색과 신분, 성별을 초월한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한 꿈을 꾸었던 젊은이들과 국민을 향한 참된 정치를 꿈꾸는 여성 대통령의 드라마 속 꿈 같은 이야기가 아주 일부라도 조금씩 이루어지길 바래 본다. 오늘따라 등대지기 학교 강의 중 어느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라는 체 게바라의 명언이 가슴 속을 파고든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가지는 쳐주되 분재는 만들지 말라”

 

최승연 47세 주부 서울 노원구


2009년 2월 23일 만나게 된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2년이 가까워지는 물리적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가져다 주었다. 그해 겨울 이제 막 초등학생의 어린이 이미지에서 갑작스레 청소년의 옷을 입어야 하는 아이를 바라보며 정말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다. 그때까지 진행되었던 아이의 교육과 관련된 우리집 지출은 예체능과 관련된 것이었고, 학습과 관련된 사교육은 학습지 조차도 해본적이 없었다.

초등 3학년 봄에 학교 특기적성수업으로 '성악반'을 신청하고 첫 수업후 아이가 자기 혼자 악보를 읽을줄 모른다는 사실에 울며 꼭 배우게 해달라고 몇주를 졸라 등록한 피아노 학원이 첫 학원 사교육이였다. 그후 1년반 정도 집앞 스포츠댄스 학원에서 춤을 배우고 싶다고 2주 가까이 졸라 그 학원이 다른곳으로 이사를 갈때까지 배웠던 것이 두번째 학원 사교육이였으며, 6학년 봄에 클래식 기타를 배우겠다고 선언하여 지금까지 배우고 있는 것이 세번째 학원 사교육이다.

초등시절 때까지 학습관련 학습지를 포함한 그 어떤 사교육도 받지 않았던 것은 거창한 의식이나 어떤 멋진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첫째는 우리 부부의 '가지는 쳐주되 분재는 만들지 말자'란 교육관에 충실하고자 했던 것이다. 우리 부부가 아이의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최우선으로 여겼던 것은 바로 아이라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 것은 절대로 강권하지 않기로 한것, 대신 아이가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신중하게 고민해 볼 것... 그래서 피아노학원, 스포츠댄스 학원, 클래식 기타 학원 모두 아이가 간절히 원하고 그리고 정말 한순간의 선택이 아니라 얼마나 간절한 지를 기다렸다가 학원 등록을 해주었던 것이다. 그렇게 신중히 선택한 것이기에 아이는 학원 수업시간이 1시간이라면 더 남아서 연습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두번째로는 학교를 믿었던 것이다. 아이가 졸업한 초등학교는 사립이었지만 교장 선생님의 교육관이 워낙 확고한 분이라 학교수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씀을 정말 100% 믿었다. 아이가 그 어떤 사교육도 받지 않으니 수업시간의 집중도는 탁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로는 초등시절엔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였다. 덕분에 정말 많은 곳을 여행했고, 많은 책도 읽었으며, 체험의 시간도 많이 가졌다. 그렇다고 여행등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집 상황이 넉넉한 것이 아니였기에 여러 공공기관의 다양한 무료 및 저렴한 프로그램을 적극활용하는 방법을 택했고 또 운이 따랐는지 추첨을 통한 프로그램 참여도 매번 잘되어 경제적인 문제로 갈등하지 않고 여행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중학교 입학을 하자니 그동안 늘 들어왔던 주변 엄마들의 경고성 멘트들에 걱정이 되긴 했다. 2기 등대지기 학교를 통해 강의를 듣고, 각 지역에 나와 같이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커져만 가던 불안감은 나처럼 고민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이 아니란 사실에 조금씩 가라앉아 갔다. 중학교 첫 시험 결과와 함께 아이에게 첫 좌절도 찾아왔다. 다른 과목은 우수 했으나 수학은 난생처음 보는 점수를 받아온 것이다. 아이의 울음에 어찌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암담하기만 햇다. 1학기 기말때 잘하면 된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했지만 그동안 주변 엉마들이 줄창 경고해주었던 그 말이 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 사실이었다.

아이는 나름 열심히 했다. 초등시절의 공부방식에 비하면 내가 보기에는 최선을 다한 듯 했다. 그러나 결과는 또 한번의 좌절~ 수학으로 인해 전체 평균이 낮게 나왔다. 내 중학시절과 비교하면 정말 아이는 너무도 잘해주었고 대견하기만 한데 아이는 이 두번째 수학점수로 인해 수학에 대해선 완전히 자신감을 상실한 듯 싶었다. 내 입에서 처음으로 학원이야기가 나왔다. 시험 결과가 문제가 아니라 그 결과로 인한 아이의 자신감 상실을 아이가 스스로 극복해주었음 하는 생각에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물음 이였다. 그러나 아이는 단도하게 혼자해보겠다고 기다려달라고 했고, 난 불안감과 걱정을 억지로 감추어야만 했다.

오히려 흔들리고 불안해했던 것은 아이라기 보다 바로 나였다. 언제나 아이 교육에 있어서 흔들림이 없는 남편은 아이를 믿고 기다리라고, 그렇게 아이는 실패와 좌절을 겪으며 성장할 것이라고 결국 아이의 삶은 그 아이의 몫이지 부모가 북치고 장구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남편은 늘 분명했다. '가지는 쳐주되 분재는 만들지 말자'란 그 교육관의 원칙을 지켜왔던 것은 바로 그런 남편의 확고함 덕분이다. 교육에 있어 가장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아이이고, 아이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며, 아이가 선택을 했다면 부모는 그 선택을 존중하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과 아이가 힘들어하고 아파할때 그 옆에서 따스한 격려로서 위로해주는 것이 바로 부모라고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그것만으로도 아이는 스스로 아주 잘 자라날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남편과 아이는 한결 같았던 것 같다. 문제는 역시 주변 엄마들과 여러 모임을 통해 만나면서 괜한 불안감을 가지게 된 바로 나였던 것이다.

이런 흔들림이 있을때마다 컴퓨터 앞으로 달려와 사교육걱정 없는 세상의 다양한 자료와 게시물을 읽고, 아깝다 학원비 책자를 꺼내 들어 읽으며 근원적인 물음을 던졌다. '내가 왜 불안해 하는가?', '중학교 성적에 왜이리 휘둘려야 하는가?', '나는 정말로 내 아이가 좋은 대학의 좋은 학벌만을 가지기를 원하는가?' 수많은 질문이 내 스스로에게 던져졌고, 그 고민들로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되었을 즈음 '행복한 진로학교' 강의를 듣게 되었다. 마침 중학교 2학년이 된 아이는 어버이날 편지에 2010년을 자기의 미래를 꿈꾸고 설계해보는 한해가 되도록 자기탐구를 열심히 하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런 자신을 지켜봐달라는 부탁을 한지라 주니어 진로 시범학교를 신청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행복한 진로학교의 강의와 주니어 진로 시범학교를 통해 아이와 나는 또다른 계단을 오르기 위한 발자국을 뗀 시기였던 것 같다. 모든 부모들이 바라는 '내 아이가 행복했음 좋겠다'란 소망처럼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꿈과 진로 그리고 아이의 삶과 부모로서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면서 좀더 아이의 교육에 대해 멀리 그리고 넓게 보는 시야가 나에게 생긴 것이다. 그렇게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은 가족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눈과 다시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의지를 선물해 주었다. 정말로 깊은 감사인사를 드린다.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아이는 부모가 믿고 기다려만 준다면 스스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낼 힘을 내면에 이미 갖고 태어나는 것 같다. 부모가 미리 앞서거나 성화를 부리거나 실망의 눈빛을 보내지 않는다면 말이다.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을 통해 난 이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결국 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행복해진다는 사실.... 또한 아이가 현재 어떤 모습으로 부모앞에 있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학원 원장,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꿈꾸다”

 

신현승 (37세, 학원원장, 경남 김해)


2년 전인 2008년 가을. 지금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지역모임을 하는 열정으로 틈틈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영재교육원, 과학고등학교, 영재학교, 과학실험등과 관련해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고 공부했지요. 동영상 강의도 찍고 세미나도 하면서 배움과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한번은 영재교육원 관련 30분짜리 세미나를 맡게 되어 이런 저런 자료를 준비하고 약 20여명의 선생님과 몇 분의 부모님을 모시고 발표를 하게 되었지요.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정리하면서 영재란 무엇이고, 왜 영재교육원이 생겨났고, 영재교육원에서 어떤 목적으로 어떤 학생들을 선발하는지 좀 더 체계적으로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내린 결론은 영재교육원에 가는 아이들의 성향이 어떤 한 가지 특별한 성향이란 것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자존감이었지요. 자신감도 아닌 자존심도 아닌 자존감이란 말을 처음 알게 된 2008년 가을! 자존감이 높은 학생들이 영재교육원에 몰리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자존감에 대한 공부가 다시 시작되었지요. 그러면서 동시에 자존감이 높은 학생이 되고 싶은 학생들이 오는 학원이 되기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고 생각할수록 결론의 방향은 자꾸만 학원 보다는 부모님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당시까지 제가 알고 있는 학원에서는 해 낼 수 없는 것이었지요.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의사표현이 자연스럽고 자신과 주변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긍정적이기 때문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했을 때 그것을 실패가 아닌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성향이 높습니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 자신을 감추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반대로 소통의 즐거움 속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신이 주목받는 것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아이가 바로 자존감이 높은 아이라고 정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런 아이에게 그런 자존감이란 성향의 에너지를 주거나 뺏는다고 했을 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엄마와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보게 되었습니다.

학교와 학원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부모님의 말 한두마디면 아이는 다시 절망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어둡게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처음에 인정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의 삶만 조금 돌이켜보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려봐도 자존감 형성에 있어 우리 부모님의 역할은 거의 절대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주입식 교육방법과 효율이 낮은 수업방식에 회의를 느끼게 되었고 학원 운영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지요. 하지만, 선생님들에게 강제로 따라오라고 할 수는 없었습니다. 선생님들도 사람이기에 자발성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감동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선생님들에게 이해를 구했지만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못하고 그렇게 반년 정도 흐르니 학원은 색깔이 분명하지 않게 되었고 학원 운영도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학원 운영을 더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했답니다.

하지만 그만 둘 때 그만 두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고 그만 두고 싶어 제가 먼저 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칠판을 버리고 1:1 수업을 진행하고 입시반, 과고반을 줄여 갔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답을 찾았을 무렵 인터넷 신문에 올라온 ‘아깝다 학원비’...

운명의 전환점 이었지요. 준비된 사람은 기회가 왔을 때 잡을 것이고 준비되지 못한 사람은 기회가 와도 잡지 못할 것이란 말은 맞는것 같습니다. 다행히 전 준비되어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깝다 학원비’라는 말을 처음 보았을 때는 ‘무슨 내용일까? 저 내용을 알고 상담 오는 부모님 있으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일단 알아보자’는 일종의 방어본능으로 책의 내용과 관련 기사 그리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아깝다 학원비’책을 구입해서 학원 광고 용도로 사용하자 였습니다. 부족함은 있었지만 작년 2009년 11월 학원에서 진행되고 있었던 수업방식과 운영방식은 ‘아깝다 학원비’가 말하는 일반적인 문제점이 거의 없는 학원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속에 새로운 수업방식에 적응하면서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데 메일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정회원이 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아깝다 학원비’책만 구입해서 나눌 것이 아니라 ‘아깝다 학원비’ 내용에 공감한다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운동에 동참하거나 후원하라는 이야기였지요. 한마디로 매달 조금이라도 돈을 내라~ 이것이었죠^^ 그러면서 이렇게 떳떳하게 돈 얘기 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한 대표님의 말씀이 있었는데 뻔뻔스럽기보다 멋있었습니다. 동문회와 다른 단체에 후원금등을 내고 활동하고 있지만 이처럼 유쾌하게 이야기하다니 정회원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리고 다시 며칠 뒤 4기 등대지기학교 안내를 받았습니다. 학창시절 공부보다는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공부와 거리가 멀었던 제게 다시 입학하고 강의 듣고 소감문 쓰고 졸업장 받아보세요~라고 연락이 왔으니 그냥 싫었지요^^‘ 7주 동안 매주 한번 동영상강의를 듣는다는 건 당장 내 자유시간이 줄어들어 하고 싶은거 못하는 거잖아~라고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과 같은 마음이 돼 버렸지요.

그런데 정회원은 수강료 적게 받는다는 그 혜택에 마음이 누그러지고^^‘ 선생님을 보니 이범선생님등 그래도 조금 익숙한 선생님도 있고 내용도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아 학원운영에 도움이 되겠다 싶어 듣기로 했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등대지기학교가 학원 운영보다 우리 아이를 위해 정말 필요할거라 생각하지 못했지요. 카페에도 자주 들어가지 않았고 아이가 이제 4살이라 감정코치를 열심히 해주면 된다는 배짱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부족한 마음으로 시작한 등대지기학교. 7주동안 매주 강의 듣고 소감문 쓰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씩 바뀌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감동을 받으면서 수업이 있는 금·토 일정 이었지만 졸업여행가자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임신 초기였던 집사람과 4살 꼬맹이를 대신해서 학원선생님 두 분과 아이들에게 수업조정해서 보강으로 바꾸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등대지기학교 졸업식에 참가했습니다. 참가전날 졸업여행 마지막 순서로 진행되는 졸업생 대표로 글을 낭독할 수 있겠냐는 연락이 왔었는데 제 인생에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거란 사실을 모른 채 덜컥 그러지요 했으니 이 모든 것이 누군가의 연출에 의한 것이 아닌지 정말 운명인가 싶었습니다. 김해에서 졸업여행 장소인 안성으로 올라가면서 이제 직접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구나~ 내 마음이 그 곳에서 어디로 가는지 보고 내가 그 공간에서 감동받고 좋은 기운을 얻는다면 김해에 내려와서 그 감동을 나눠 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만 하루가 채 못 되는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시작으로 마지막 일정까지 왜 등대지기학교를 통해 우리가 이렇게 만나야 했는지 졸업여행을 통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어떤지 느끼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하면서 각 조마다 주어진 과제를 통해 만들어진 영상을 보고 송인수 대표님이 눈물을 보이시고, 졸업생 대표로 제가 ‘제게 꿈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경험은 지금 지역에서 등대모임을 가져가게 하는 결정적 계기인 것 같습니다. 졸업식에서 제가 쓴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글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이유는 그동안 제가 몰랐던 시대의 아픔과 교육환경, 우리 부모님의 아픔을 통해 오늘 우리의 안타까운 교육환경과 앞으로 만들어 갈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설렘, 그리고 존경했지만 지금은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 분들의 마음이 생각났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제 자신과의 약속이었지만 함께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한 동기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 앞에서의 다짐이었기에 더 감동 먹었지요^^

김해에 내려와 무작정 지역모임 날짜를 정하고 학원 부모님들과 상담하는 부모님, 그리고 지역 생협매장에 안내장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첫 등대지기모임에 저희 가족 누님과 조카, 학원 선생님 가족, 그리고 세분의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참석했습니다. 부모님들께서 참석하지 않으셨다면 제가 아닌 가족과 지인의 모임이 될 뻔했지만 좋은 뜻이 통했는지 준비가 부족했음에도 감동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의 행복이 아이와 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아이와 가족구성원만의 문제도 아니었음을 알게 해준 등대지기학교가 있었기에 가끔 카페에 들려 좋은 기운 나누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큰 감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내 주변의 환경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나고 난 후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저와 아내 입니다. 제 아내가 카페 가입인사에도 남겼듯이 제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만나고 연애시절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하니 아마도 소통이 조금 되나 봅니다. 또한 누님 가족과 동생가족이 저로 인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인연을 맺고 같이 김해 등대모임을 참석하면서 저와 비슷한 길을 걷는 것 같아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학원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직 일 년이 채 못된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의 만남이었지만 등대지기학교에 학원선생님들 모두가 등록해서 열심히 강의 듣고 소감문 쓰고 매주 토론을 하면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대안학원이란 화두에 빠져 있습니다. 더불어 영재와 특목을 학원이름으로 계속 사용할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답은 알고 있지만 인정한다는것은 쉽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한번 발을 담그면 정말 빠져 나오지 못하게 하는 무서움? 그렇지만 점점 빠져드는 것을 즐기고 있는 저 자신을 보면서 어떻게 입시학원원장이 사교육없는세상을 이야기하는 단체와 함께 활동을 하냐고 오해도 받고, 비슷한 주변의 우려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지금도 있지만, 사교육없는세상이 아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위한 지금의 시간은 제 양심에 비추어 바른 선택이었습니다. 또한 설혹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사교육없는세상이라면 그것은 기뻐할 일이지 결코 걱정할 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라면 분명 먹고사는 걱정은 안 해도 되는 세상이지 않을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등대지기학교를 통해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어두운 교육현실을 알게 되고, 더불어 우리 아이들이 정말 행복하게 자신을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희망의 길을 동시에 알아가는 과정이네요. ‘제가 무슨 복이 있어 이렇게 좋은 세상을 알게 되었을까’ 싶습니다.

바른 교육도 사람이 희망이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사람이 희망이라 믿습니다.

희망은 감동이고 감동은 진정성과 헌신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이 변하기를 바라기보다 제 자신이 변해야 비로소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이해해야 세상을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겠지요.

이 모든 것을 알게 해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고맙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내가 매 순간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있는 것처럼 느끼고 노력하며 살아야 자연스럽게 오는 것 같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엄마, 여름방학 때는 영어학원 쉴래요”


정미경 (37세, 주부, 경기 성남)


 

아이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잘 키우는지에 관해 전혀 고민해 보지도 못한 채 스물 일곱 살 이라는 나이에 저는 첫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호기심 반, 걱정 반하며 조금씩 육아와 교육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해 본 적도 없고 주위에 이렇게 갓난아기를 키우는 걸 본 적도 없던 터라 나만 믿고 태어난 아기를 위해, 무엇이든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야 적어도 후회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글로벌시대에 강조되고 있는 영어는 엄마나 아빠가 영어전공자이거나 원어민이 아닌 이상 해 줄 수도, 아이의 영어교육을 맡아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영어전문 원어민교사가 있는 학원으로 보내기에 바빴습니다.

엄마의 소유물 마냥 엄마가 세운 목표와 계획에 그저 아이들이 순종해 주길 바랐고, 학교와 학원에서 내 주는 숙제를 성실히 해가는 모범생이기를 강요했습니다.

책을 읽고 있던 아이의 손에서 책을 빼앗고, 학원 숙제를 먼저 하라며 다그쳤던 수많은 지난날들.

그러던 중, 2009년부터 현재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사교육실태 조사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당시 사교육 실태 조사서에 저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과목과 수강료를 적으며 ‘우리아이는 남달리 뛰어나니까 당연히 수준 높은 학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거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초등학교가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되면서 사교육을 받지 않는 아이들로 만들겠다고 2010년 1학기 내내 교장선생님과 교감선생님이하 전교직원, 그리고, 뜻있는 학부모 운영위원들께서 동서분주하던 때에 저는 조금 먼발치에서 불구경하듯 반신반의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름 방학을 앞두고 전교생이 영어 Star Test를 보았고, 각자의 Reading Level을 받아서 스스로 레벨에 맞게 책을 선택하여 읽고, 퀴즈를 풀고, 포인트를 쌓으면 학교에서 시상을 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저희 집 아이들이 저에게 와서 조심스레 건의를 했습니다.

“엄마, 여름 방학 동안만 영어학원을 쉬고, 읽고 싶었던 영어책을 학교에 가서 실컷 읽으면 안 될까요? 포인트를 열심히 쌓아서, 잘하면 상도 받을 수 있고 .... ”

두 아이를 모두 영어 유치원을 3년씩이나 보내고, 또 이제껏 영어학원을 쉬지 않고 달려온 저에겐 큰 결단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교육을 맹신하고 있는 어미 마음을 알고 있기나 한 듯, 아이들 뜻에 선뜻 따라주지 않는 저에게 다시 한번 초등학교 1학년인 딸아이가 물어봅니다.

“엄마, 영어를 잘 하려면 꼭 쉬지 않고 학원을 다녀야 하는 거예요? 방학동안만 이라도 영어학원을 쉬고 영어책만 많이 읽으면 안 되는 건가요?”

저는 아이가 기특하기에 앞서, 아이 뜻에 따라주지 않고 망설이고 있었던 제 자신이 너무나 창피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모국어로 된 한글 책은 강조하면서도, 영어를 잘 하길 바라면서 아이가 재미있게 읽고 있는 영어책은 빼앗고, 영어학원의 writing, grammar, reading practice 프린트 숙제를 빨리 하라고 다그치며 한 달에 10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영어학원으로 보내며, 생활비를 아껴 자녀를 위해 큰 뒷바라지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렇게 영어책을 즐기며 읽게 되기까지 영어학원의 도움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매일 3시간씩 영어학원은 빠지면 큰 일이 날 것처럼, 학원숙제를 안 해 가면 내 아이만 뒤쳐질 것 같은 조바심으로, 아이들이 스스로 고른 영어책을 읽을 자유마저 빼앗아가며 거금을 들여 학원으로 내몰고 있었던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름은 아이들을 잘 키우고 뒷바라지를 열심히 한다고 자부하던 저였는데, 변화하고 있는 공립초등학교를 통해, 그리고 아이들을 통해 마음을 조금씩 바꿔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 이번 여름방학엔 영어학원을 쉬고 영어책에 푹 빠져 살아보자.”

영어책에 굶주려 있던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2010년 여름, 유난히도 폭염이 잦았던 방학 내내 초등학교에 있는 3층 영어도서관을 오르내리며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손으로 훔치는 아이들 눈엔 즐거움과 재미로 반짝거렸습니다.

엄마가 시켜서 하는 과제라면 이맛살을 찌푸리며 1시간을 버티기도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방학 한 달 동안 작은아이는 260여권, 큰 아이는 120여권의 책을 학교 도서관에 와서 읽고, 퀴즈를 풀어서 포인트를 모아 각각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여름방학 내내 오전, 오후, 저녁 8시 마감시간까지 하루 평균 4~5시간을 거의 매일 오가며 스스로 책을 선택하여 읽고, 퀴즈 풀고, 또 차곡차곡 쌓여가는 포인트에 스스로를 대견해하며 맛보는 성취감과 자존감!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상을 받아 온 날, 아이 둘을 꼭 안아주는데 저도 모르게 목이 메여오며 눈에선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아이들을 믿고 기다리며 키워주지 못했던 지난날에 대한 미안함과 저 스스로에 대한 반성의 눈물이었지요.

처음엔 한 달만 영어학원을 쉬고, 학교에 가서 영어책을 읽겠다며 영어학원을 계속 안 다니면 실력이 떨어 질까봐 불안해하던 아이들에겐 이제 두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비단 영어뿐만이 아니라, 이러한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스스로 즐기면서 학습하는 생활 습관이 몸에 베여 다른 과목으로도 확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작고 미약해 보였던 영어도서관에서 저는 스스로 영어거인을 만들어 나가며 하루하루 즐겁게 책을 읽는 아이들을 오늘도 만나고 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떠밀려가지 말자”

 

권일한 (39세, 교사, 강원도 삼척)


교육은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합니다. 사람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지만 지금은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달리지 않으면 금세 뒤쳐집니다. 뒤처지지 않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교육이겠지요. 그래서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어른들도 평생교육을 외칩니다. 변화는 즐겁습니다. 장식품 하나 바꿔도 즐거운데 공부를 해서 사람이 변한다면 얼마나 즐겁겠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주변 사람들은 변화를 일으키는 공부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세상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지다 보니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불안이 찾아옵니다. 불안하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지 못하고 다른 사람을 살핍니다. 경쟁이 곁에 붙어있는 동안 교육은, 변화를 기쁨이 아니라 속도전쟁으로 바꿉니다. 빨리, 더 빨리, 다른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불안이 일으키는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 수단이 목적을 좌우합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공부해서 무엇을 할 건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공부 잘하는 자체가 목적이 됩니다. 그래서 학원에 갑니다. 개인교습을 하고 잠을 줄입니다. 초등학생에게 중학생 문제를 가르칩니다. 속도전쟁에 뛰어든 부모들의 안타까운 모습이지요. 사실 저도 조금은 불안했습니다. 저만치 앞서가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 부모가 ‘아이를 위해서 배움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설득할 때 말려들 뻔 했습니다. 지난해, ‘아깝다 학원비’를 받고 참 좋았습니다. 오기로라도 버티기를 잘 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경쟁에 떠밀려 한 공부는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스스로 책을 읽고 배우며 깨달아 한조각 한조각 맞추는 기쁨이 너무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배움이 즐거움이 되지 않는 한, 수단으로 전락한 교육은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성적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지 않고 아이들을 기릅니다. 학원은 피아노 학원 한 군데에 다닙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확인하는 문제집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제 아이들이 1년 동안 풀어내는 문제집은 2-3권 정도뿐입니다. 문제집은 확인하는 도구이지 교육을 시키는 도구는 아닙니다.

제 딸 민하와 서진이는 공부를 즐거워합니다. 강요받지 않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하루에 네 가지를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성경 1장 읽기, 영어 30분, 책읽기 30분, 교과공부 30분입니다. 이것도 강요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4가지를 3주일 동안 75개 이상 하면 외식하고 선물을 사줍니다. 다트도 사고 공주놀이세트, 물총도 그렇게 샀습니다. 65개 이상이면 외식만 합니다. 놀이에 빠져 공부를 안 하는 것 같아도 65개 아래로 내려간 적은 없습니다.

제가 잔소리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집에 오면 교육방송에서 영어공부를 합니다. 아주 가끔 무얼 들었는지 물어보고 아는 낱말이나 표현을 확인하지만 아이들 스스로 하는 공부에는 간섭하지 않습니다. 영어공부에서 제가 하는 말은 두 가지입니다. ‘재미있니?’, ‘집중해서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단다. 못 알아들어도 자꾸 따라하면 어느날 딱 이해하게 될 거야.’뿐입니다. 교육방송은 듣기 위주라 구경만 할 수 있어 요즘은 제가 가르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노래나 챈트가 나오면 폴짝폴짝 뛰며 무용을 만들어 춤을 춥니다. 책상에 가만히 앉아있지 않습니다. 까르르 웃으며 영어표현을 따라하며 이리저리 뜁니다. 단어시험, 문법시험은 없습니다. 제 아이들에게 영어는 공부해야 할 과목이 아니라 놀이대상입니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교과공부는 한 번 시켜봤습니다. 얻어온 문제집이 있어 풀었는데 문제를 보니 별 도움이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아이들의 이해력과 판단력을 기르는 문제는 별로 없고 대부분 당연한 결론을 찾거나 단순지식을 확인하는 문제였습니다. 안 해보던 문제풀이라 아이가 재미있어 했기 때문에 그냥 놔두었습니다. 그래도 둘 다 공부를 잘합니다. 학교에서 시험 치면 대부분 백 점입니다. 등수는 당연히 묻지 않습니다. 시험은 그냥 시험이니까요.

너무 문제를 안 풀어서 실수를 하거나 문제유형에 당황할까봐 올해엔 국어, 수학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에 돌아다니는 4학년 문제집이 있어 2학년 서진이, 3학년 민하에게 풀어보라고 했습니다.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는 모르면 넘어가고 지문을 읽고 풀이하는 문제 위주로 하는데 거의 틀리지 않습니다. 선행학습이 아니라 길고 복잡한 지문을 이해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던져주었는데 척척 해결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서 저절로 이해력이 좋아졌기 때문이겠지요.

제가 강조하는 공부는 책읽기입니다. 배경을 알지 못한 채 외운 단순지식은 너무 얇아 금방 바닥이 드러납니다. 사회문화적 배경, 시대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면 단순지식을 좀 몰라도 공부를 잘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책을 많이 읽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이고 책을 좋아하기 때문에 과목별, 관심사별 추천도서를 아이들에게 건넵니다. 학교에서 지도를 배울 때는 도서관에서 지도 관련 책을 몇 권 빌려줍니다. 그럼 아이는 책을 뒤적이다 눈에 띄는 한두 권을 들고는 읽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합니다. 첫째 민하는 사회 과학 분야를 좋아하고 둘째 서진이는 문학을 좋아합니다. 민하에겐 설명형식의 책을, 서진이에게 이야기형식의 책을 주면 잘 읽습니다. 둘 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는데 로알드 달, C. S. 루이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입니다. 이분들 책은 섭렵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고 하면 제게 배우는 아이들이 부러워합니다. ‘정말 좋겠다, 좋은 아빠 만났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학원에 너무 지쳐있습니다. 뒤지지 않으려고 학원에 보낸다지만 사실은 부모들이 학원에 아이들 맡겨놓고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이유도 있습니다. 두려움도 많고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아깝다 학원비’를 나눠주며 이거 읽으면 학원을 줄여주실 거라고, 부모님께 꼭 전하라고 합니다. 제가 속한 여러 모임에서도 강조를 합니다. 교사면서도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분들이 많아 동료들에게도 ‘아깝다 학원비’를 나눠주고 가끔 가는 강의에서도 나눠줍니다. 저를 믿고 학원을 줄이거나 끊은 분을 만날 때마다 두려움을 이겨낸 분이라 참 좋습니다.

공부와 성적에 점점 지쳐가는 아이들 모습을 보니 브레이크 고장난 폭주기관차에 올라탄 승객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달리는 겁니다. 성적-내신-대학-직장-결혼-집 마련이라는 역을 지나면 다시 자녀들에게 똑같은 역을 지나가게 만듭니다. 학원에 보내는 현실 이면에 사람들 모두가 똑같은 역을 지나도록 만든 체제가 있습니다. 그 체제의 주인이 있다면 두려움이겠죠. ‘다른 사람들 모두 하는데……’는 그냥 유혹일 뿐입니다.

저는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사교육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독서라 생각해서 독서반을 운영합니다. 내년부터는 교회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중학생 독서반을 할 겁니다. 사교육 줄이기에 티끌만큼의 도움밖에 되지 않겠지만 아이들이 학원에서 꽉 막힌 지식을 달달달 외우는 대신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겁니다. 우리집에 붙어있는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문패가 강원도 시골의 다른 집에도 붙는 날이 오겠지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장려상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전직 대치동 학원 강사가 교사로 사는 법”

 

황유연 (33세, 교사, 경기 화성)


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진행하고 있는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한 후 매우 큰 의식의 변화를 경험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는 교사 겸 엄마입니다. 지인들에게 얘기할 때는 등대지기학교 수강은 1999년 예수님을 만나 나의 삶이 변한 이후에 내가 겪은 가장 큰 의식의 변화, 삶의 변화의 전환점이 된 사건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교사를 하기 전에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인해 강남, 분당, 일산 일대에서 10여년에 걸쳐 과외강사 및 학원 강사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결혼 후에야 다시 교직의 꿈을 살려 임용고시에 도전했고, 지금은 중학교 수학교사 4년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저는 더욱 철저하게 경쟁중심의 교육관을 갖게 되었고 공교육의 교사가 된 이후에도 아이들에게 좋은 성적을 강요하고 경쟁을 부추기며 아이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입으로는 공존과 나눔을 말하면서도 실제 몸의 가르침은 좋은 학벌을 가질 것과 그러기 위해 다른 아이들을 밟고 일어설 것을 가르치는, 그런 일관되지 못한 교육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것 보다는 우선 성적을 올리라고 그것이 너희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길이라고, 그것이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달려왔습니다.

그러던 제가 우연히 등대지기학교를 수강한 후에 철저하게 깨져버렸습니다. 오랫동안 사교육시장에 몸담고 있었기에 나름대로 형편없는 사교육과 제대로 된 사교육에 대한 안목이 있었고, 대부분의 사교육이 자기주도학습을 끌어내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래서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내가 대치동 학원 강사 출신인데, 내 아이는 사교육 없이도 내가 가르쳐서 좋은 대학에 보낼 수 있어.'라는 생각을 평소에 가지고 있었고, 그런 식으로 '사교육 안 시키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다질 겸 강의나 들어보자'라고 수강한 강의였습니다.

2009년 10월, 11월 두 달간의 강의 수강은 저의 경쟁 중심 교육관을 철저하게 깨어놓았고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한 삶을 성찰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저는 이제 반에서 몇 등, 전교에서 몇 등 하는 식의 성적의 중요성보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꿈을 탐색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갖고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그러한 가르침을 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나중에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편하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배운 것을 이용하여 사회에 이바지하기 위해, 쉽게 말해 배워서 남 주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란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교실이 경쟁의 장이 아닌 나눔과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는 노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엄마로서의 태도도 바뀌고 있는 중입니다. 우선 마음속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 잡혀 마음이 평온합니다. 예전 같으면 영어교육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5살부터 체계적으로 시키려고 계획했으련만 이제는 자신이 먼저 흥미를 갖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를 보일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고 대화하면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등대지기학교 수강 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완전 팬이 되어버린 저는 지인들에게 단체를 열심히 홍보하고 있고, 단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가능한 다 들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깝다 학원비 소책자 내용은 학생, 학부모 상담에도 정말 유용합니다. 진로학교, 영어사교육포럼 등의 강의는 기대 이상의 알찬 강의였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고 집에서 아이들 양육 태도를 잡는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라면 가능하면 다 수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버릴 것이 없는 가치 있는 내용으로 꽉 차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의 만남은 저에게는 큰 행운입니다. 언제까지나 응원하면서 같이 참여하는 일원이고 싶습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우수작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한국에서 어떻게 애들을 공부시키려고 그래?”

 

백선숙 (44세, 대학강사, 서울 중랑구)


“엄마~기쁜 소식 하나 있어요~ 저 사회시험 이번엔 정말 잘 봤어요! 75점이나 받았어요” 매일 하루에 한번씩 직장으로 전화를 걸어, 기쁘거나 안 좋은 이런저런 학교일과를 털어놓는 큰아이, 오늘은 여느 때 보다 훨씬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목소리였다. 옆에서 듣고 있던 직장동료들은 한껏 들떠서 기뻐하는 내 모습에 우리애가 전교1등이라도 한 줄 알았다며 웃어댄다. 아무것도 아닌 일, 누군가 에겐 “어째서 75점밖에 못 받았니?” 하며 핀잔 받을지도 모를 일이 우리 아이에게는 너무나 당당하고 기쁜 일이 될 수 있었던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해 10월, 3년반 넘는 미국에서의 직장연수과정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의 일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귀국준비를 하고 있을 때부터 이미 우리의 한국행을 말리며 한마디씩 했었다. “한국에서 어떻게 애들 공부 시킬려고? 그냥 미국에 살어, 일부러 교육땜에 이민 못가서 난리들인데...”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은 교육에 관한 한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지옥 같은 곳, 무서운 고국, 그래서 돌아가고 싶어도 못 가는 곳이 돼 버린 지 오래였다. 그런 지옥 같은 한국에 돌아왔을 때, 불과 3년 반을 떠나있었던 것 뿐 인데도 내 눈에 비친 우리나라는 모든 부모들이 애들 교육 때문에 다 미쳐 있는 것 같았다. 이젠 더 어리고 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까지 죄다 영어유치원에 수학학원에 내몰고.. 그러면서도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더욱 더 불행해 보이는 모습들뿐이었다.

가까이 살던, 대학 동창 하나는 조금 똑똑하다 싶은 초등학교 6학년 큰애때문에 대치동으로 이사를 가고 없었다. 나중에 만난 자리에서 하는 말 “예~ 대치동 오길 너무 잘했어. 난 그동안 너무 무지하게 애들 키웠던 것 같애..너도 생각 잘 해봐. 기왕 여기 올 거면 아주 일찍부터 와라~ 나만 해도 좀 늦었어.” 그 이후로 들려온 소식은 그 친구 아이는 이미 중학교1,2학년 과정을 겨울방학때 끝냈다고 했다. 또 한 후배는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는 3살짜리 딸애를 월 백만원 더 드는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것도 부족해서 “언니, 여기서 배우는 영어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애, 내년쯤엔 미국 있는 친척집에 보내서 제대로 영어 배우게 해야 할까 봐”

귀국해서 만난 친구들, 친척들을 대부분 그런 모습들뿐이었다. 그들은 내게 아직 여기 실정을 잘 몰라서 그러고 있으려니 하면서 홍수 같은 사교육 정보들을 계속 쏟아냈다. 가령 초등학교때 학습기초는 확실히 잡아야 하고 그럴려면 이런 학원을 보내라는 둥 미국에서 익힌 영어 안 잊어버릴려면 그런 애들만 다니는 고액 OO원어민 학원은 필수라는 둥 초등학교 때부터 놀기 시작하면 나중에 바닥을 기니까 빈틈없이 학습계획을 세워야 할거라는 둥... 그런데 그 숨막히는 생활은, 마냥 뛰놀면서도 배울거 다 배우고 행복해했던 미국에서의 애들을 떠올리면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들으면 들을수록 슬프고 우울하기만 했다.

그렇게 고국의 친구들이 보고파서 왔는데도 아무와도 만날 수 없는 외롭던 시간은 계속되었다. 그들을 설득할 어떤 명분도, 내 아이를 그런 노예 같은 생활에서 자유롭게 키울 수 있다는 어떤 대안도 확신도 없이 방황하면서 보내던 길고 추웠던 겨울은 끝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그때였으리라. 속이 타도록 손주들 그리워하셨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품에 안겨 벅찬 기쁨과 행복감에 빠져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한 10살, 6살 두 아이들을 뒤로 하고 우리부부는 어느새 한국행에 대한 후회와 자책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겨울이 길면 봄은 멀지 않다고 했던가..우연히 서점에서 나는 희망의 박씨를 물고 온 제비 한 마리를 만날 수 있었다. ‘굿바이사교육’이란 책 한권, 거기에서 시작된 사교육걱정없는 세상과의 인연 그리고 잊지 못할 등대지기학교.. 이 땅의 올바른 교육을 걱정하고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사람들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벅찬 감동과 위로의 눈물을 흘렸고 그렇게 우리는 지난 봄, 희망의 박씨를 가슴에 심으며 겨울을 끝내고 있었다.

과학에 유난히 흥미가 많은 큰아이 민기에게 유독 어렵고 생소한 사회과목, 그 아이가 오늘 기뻐하는 건 점수 그 자체가 아니었다. 그 동안 자기 혼자 모르는 용어도 정리해보고 교과서도 여러 번 읽어보고 했던 성과, 그 성취감에 기뻤던 것이다. 아직 모든 과목에서 점수로만 본다면 부족하기 이를 데 없지만 난 이제 행복감을 갖고 여유롭게 그 아이를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는 아직 무궁무진한 호기심과 즐거움에 가득 찬 지적 욕구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가 초조해하고 조급해 하지만 않는다면 그 아이는 지금 뒤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라 큰 건물을 짓기 위한 기초공사중이고 질주를 하기 위한 준비운동을 하고 있는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등대지기 학교, 박재원 선생님 강의중에서).

아직 한글도 잘 모르지만 늘 자기만의 행복한 그림 그리기에 열중인 둘째 범기도, 가끔씩 깜짝 놀랄 만큼 창의적인 그림을 그려내는 걸 보면서 ‘가르친다고 배움을 일어나게 하는 건 아니다. 공부를 즐길 수 있게 하라’(김성천 선생님의 강의중에서)는 등대지기학교가 가르쳐준 교훈을 떠올리게 된다. 굳이 억지로 주입해서 학습해야 하는 글자 몇 개 때문에 그 아이의 자유로운 창작과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뺏고 싶지 않다.

오늘 하루도 기쁨과 행복에 찬 아이들의 전화 목소리를 들으며 즐거이 직장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있다. 빨리 돌아가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한가로이 뛰놀며 단란한 저녁시간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등대지기학교가 아니었다면 상상하지 못했을, 평범하지만 너무나 행복한 한국에서의 우리 가족 저녁 풍경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우수작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자유 시간이 참 없구나”


김원미 (42세, 교사, 서울 송파구)


저희 집 아이들에게는 시간표가 각각 2개씩 있었습니다. 하나는 학교 시간표, 또 하나는 학원 시간표 - 큰 아이가 학교 입학 하자마자 일하는 엄마로서 자연스럽게 학원 스케줄을 잡기 시작하였고 아이들은 거의 매일 2~ 3군데 이상의 학원을 다녔습니다. 저학년땐 주로 피아노, 미술, 태권도부터 시작해서 영어, 수학은 꼭 들어 있었지요. 제가 퇴근하고 집에 오는 시간까지 아이들을 그냥 집에 둔다는 것은 '위험한 일’ 이었고 그나마 근처에 사시며 아이들을 가끔 보시는 할머니의 육아 부담을 덜어 드리려는 ‘배려’도 있었습니다.

큰 아이는 워낙 처음부터 학원을 여러 군데 다녀서 초등 5학년인 지금까지 그럭저럭 이런 생활 -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자기 또래 친구들 누구나 그렇듯- 에 적응하는 듯했고 고집 세고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작은 아이(2학년)는 학원 순례에 대한 저항이 컸습니다.

한 번은 제가 직장에서 일찍 돌아온 날이 있었습니다. 두 아이들보다 먼저 와서 학교 끝나고 온 아이들을 오랜 만에 집에서 반겨 주었는데 간식 챙겨 주기가 무섭게 아이들의 학원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날 오후 내내 집에 있으며 보니 이렇게 학교 끝나고 집에 온 아이들이 학원 몇 번 왔다 갔다 하는 사이에 하루가 금세 다 가는 것이었습니다. 의외로 아이들에게 ‘자유 시간’이 참 없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가슴이 저려 왔습니다.

그러나 가슴 저리던 그 시간도 어느새 잊혀지고 큰 아이가 기말고사를 본 후에는 다시 학원 고민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사고력수학학원’이라는 곳엘 다른 곳보다 더 비싸게 다니며 공부시켰건만 효과는 잘 모르겠고. 여간 해서 잘 오르지 않는 성적, 좀 늦되는 아이들도 있다지만 그래도 못 한다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텐데... 하는 자괴감,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같은 아파트 아이들에게 ‘넌 어디 학원 다니니?’ 하고 물으며 소위 정보 수집이라는 것도 해 보며 한참 학원 고민이 깊어 질 때 쯤 둘째 아이의 영어가 또 문제였습니다. 둘째는 입학과 동시에 동네 영어 학원에 보냈는데 저학년인데도 슬금 슬금 자꾸 올라가는 학원비도 만만치 않고 해서, 학교에서 하는 방과후 원어민 영어 교실을 보냈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아직 받아쓰기도 서툰 아이에게 웬 단어 암기 숙제가 그리 많은지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교재에 몇 번씩 쓰고 시험을 본다는 것이 기가 막혔습니다. 학교 방과후 교실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원어민 선생님과 매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저녁마다 학원 숙제했느냐 챙기며 실갱이하다 녹초가 되어 쓰러져 자는 나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아깝다 학원비>와의 만남, 그리고 등대지기 학교

올해 여름이었습니다. 우연히 어느 세미나 홍보 부스에서 ‘아깝다 학원비’라는 소책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작은 크기라 금세 읽었는데 읽고 났을 때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그 시원함이라니....

“영어 공부 초등 3학년 때부터 해도 결코 늦지 않다, 영어 몰입 캠프 별 효과 없다, 맞벌이 부부라고 학원 많이 보낼 것 없다 특히 ‘아이는 스스로 자란답니다’ 라는 말이 참으로 크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과연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날 수 있는 시간이라도 주어보았나 하는 부끄러움과 함께.

집에 오자마자 소책자 50부를 주문했습니다. 작지만 너무도 알찬 이 책을 혼자 보기 너무 아까웠던 것입니다. 우선 남동생 부부와 맞벌이하는 아이의 친구 엄마에게 보내주었습니다. 동네 헬스장 코치님에게 건넸더니 주변에서 너도 나도 관심을 보이시길래 아예 넉넉히 헬스장에 가져다 놓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큰 아이는 영어 학원, 작은 아이는 좋아하는 미술 학원 빼고 모두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갑자기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 - 무척 좋아하긴 했지만 바라보는 저는 때때로 ‘정말 잘 한 걸까?’ 하는 불안감이 문득문득 들곤 했는데 10월부터 등대지기학교의 개강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당연히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을 생각이었는데 마침 걸려온 권유전화로 한 번만 가서 들어보자 했던 것이 지금껏 계속 되고 있습니다. 박재원 소장님의 첫강의! 충격, 감동 그 자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애써 외면하던 ‘불편한 진실’과의 대면이라는 말이 더 옳을 듯.

 

학원 정리 그 이후

학원 숙제에 치이던 아이들을 학교 복습 위주의 모드로 바꾸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괜히 나만 순진하게 학원 끊었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할 무렵, 김성천 선생님의 복습과 동기 부여에 대한 내용, 이병민 교수님의 영어 조기교육에 대한 허실 등 등대지기 학교에서 소책자보다 좀 더 깊이 있게 다뤄지는 여러 강의들은 자주 무장해제 되려는 제 마음을 다잡아 주었습니다.

석 달여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조금씩 변화 되는 아이들의 모습, 그리고 그런 변화를 보며 저 역시 변화됨을 느낍니다.

어느 날은 움직이기 싫어하던 경도비만의 큰아이가 집에 와도 할 일이 없자 제 동생과 함께 공원에 배드민턴을 하러 가더니 요즘은 스스로 도서관을 갑니다. 몇 주 전부터 주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책도 읽고 간식도 먹고 오곤 했는데 얼마 전부터는 큰아이가 영어학원 없는 날이면 버스 두 정거장 정도의 거리를 걸어서 혼자 도서관에 가서 수학 문제집도 풀고 책도 읽고 옵니다. 물론 매점 가는 재미와 열람실 좌석표 뽑는 것에 대단한 흥미를 붙인 이유도 있지만 엄마가 집에 없는 그 시간 동안 집에서 뒹굴지 않고 밖에서 활동을 한다는 것은 적어도 큰아이에겐 큰 변화임이 틀림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제 마음이 편하고 넉넉해진 것이 참으로 고맙고 기쁠 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 남으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공부, 경쟁 그런 것에서 물론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과의 만남을 통해 교육에 대해 새로운 눈, 아니 어쩌면 애써 외면해왔던 평범한 진리들 - 아이에 대한 사랑, 믿음, 기다려주고 지켜봐주기- 을 이제 믿고 실천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본 글은 2010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주관한 
"아깝다 학원비" 단행본 출판 기념 국민 수기 공모전에 우수작으로 당선된 글입니다. 




 “시장에 가면 사회, 자연, 과학이 있다”


김수진 (42세, 주부, 경기 용인)


나는 386세대의 마지막 세대로서 공부를 잘하여 좋은 학벌을 가져야만 행복할 수 있다는 교육을 받았다. 나는 소위 강남 교육 특구에서 중고시절을 보내고 공부에 관한 모든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계신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양육 태도는 세습이어서일까? 나 역시 우리아이는 다양한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는 생각에 유아기부터 미술, 발레, 오르다, 음악 등 옆집엄마들이 좋다 하는 다양한 사교육을 시켰다. 사실 우리 아이의 유치원 친구들에 비하면 많은 사교육을 하는 편은 아니라 위안했다. 친구들처럼 방과후 영어수업에 수학, 과학 학원은 안 다니고 예체능만 시켰으니까.

이렇게 1학년이 되고 영어학원을 두 달여쯤 다닌 후 아이가 학원에만 가면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했고 난 과감히 영어 학원을 정리했다. 그때 엄마들의 반응은 참 다양했다. 그 즈음 난 하던 일을 그만 두고 전업 주부가 되어 있었으므로 비로소 아이의 학원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주변의 엄마들이 학원을 맹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혼자 여러 교육, 심리 서적 등을 많이 읽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굿바이 사교육’을 만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아깝다 학원비’ 와 ‘사교육 걱정’의 모임, 그리고 등대지기학교까지 수강하게 되었다.

‘굿바이 사교육’을 읽을 때 맨 마지막 챕터에 있는 송인수 선생님의 글이 나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눈물까지 났으니 나의 감동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모든 학원을 정리하지는 않았다. 이 모임 역시 넘쳐나는 정보 중의 하나일 수도 있다고 여전히 의심했다. 그러던 중 ‘엄마 학교’, ‘나로부터의 공교육’ 등 몇 가지 책을 더 읽었고 조금 더 용기가 났다.

한 달쯤 후 3~4개월 다니던 수학학원을 정리했다. 때마침 아이가 학원 선생님이 모르는데도 계속 다음으로 넘어간다고 다니기 싫다고 했고 ‘아깝다 학원비’의 문구가 절절히 생각났다. 영어 학원이야 그전부터 느껴왔던 것이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는데, 엄마들에게 평이 좋았던 수학학원이어서 좀 실망스러웠다. 옆집엄마의 말이 필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주에 한번 가는 과학학원이 있었는데, 실험 위주, 체험 위주라 해서 재미 있으라 해서 보냈는데 한두 번 빼고는 재미가 없다고 했다. 실험은 별로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만지면 깨지고 다칠 위험이 많아서 아직 저학년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과학에 별로 관심이 없어 보낸 것이었는데 더욱 관심으로 부터 멀어지는 것 같아 단계적으로 정리했다.

학원들을 정리하고 나니 우리 아이에겐 많은 시간이 주어졌다. 학교 끝나면 이 친구 저 친구와 약속해서 놀기에 바쁘다. 아이들이 바쁘기 때문에 아이들과 스케줄을 확인하고 어떻게든 시간 맞는 친구와 놀고 싶어한다. 그 남는 시간 동안 좋아하는 DVD를 보면서 영어공부(?)도 한다. 스스로 규칙을 지키고 시간조절을 할 줄 안다. 내가 그렇게 걱정하던 수학도 혼자 하는 습관이 들어서 알아서 하루 몇 페이지씩 문제집을 풀고 이젠 심화문제 한 두 문제도 매일 풀면서 수학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시간이 많으니 매일 수영을 하는 선수반에 들어가서 매일 한 시간씩 수영을 한다. 수영대회에도 나가서 입상도 했다. 짧은 시간 연습했는데도 입상하게 되어 본인이 대단한 성취감을 느꼈다. 요즘은 본인이 목표로 하는 속도가 나오는 날은 너무 기뻐한다.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수영 영법을 연구하기도 한다. 물론 우리 딸은 수영선수가 될만한 실력은 아니다. 그저 취미로 하고 있는데 수영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은 것 같다. 학원을 다녔다면 결코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매일 수영하는 장점을 아무리 설명해도 학원 때문에 할 수 없다고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이들은 혼자 놔두어도 스스로 앞으로 진행하는 힘이 충분히 있다고 하는데 난 그것을 믿지 않았다. 학원을 안 다니고도 내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 점을 몸소 체험하고 우리 아이를 믿게 된 것이다. 아이를 믿게 되니 조바심이 나지 않고, 조바심이 나지 않으니 지금 당장 남보다 좀 뒤떨어진다고 해서 불안하지도 않다. 이렇게 혼자 알아서 자기 스스로 숙제 및 할일 들을 잔소리 하지 않아도 시간 조절해가며 한다는 것이 뿌듯하고 아이에게 감사하다. 우리아이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학원을 다니고 시간에 쫓기면 결코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나의 교육관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우리끼리 해 낼 수 있을 거란 막연한 가능성 같은 것… 그런 가능성을 기대하니 주변에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도 꽤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꼭 공부가 아니어도 우리 아이의 장점들이 눈에 들어오고 모든 것이 감사하기 시작했다. 100점을 맞지 않아도, 중간, 기말고사 때 아이에게 무리한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 공부 잘하지 않아도 우리 아이는 언젠가 반드시 본인의 실력을 어딘가에서 충분히 발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영어 공부 하나도 하지 않는데, 그저 CD듣고 책 가끔 보고, DVD 열심히 보는데 막연히 몇 년 후엔 영어를 잘하게 될 것 같은 말 도안되는 배짱도 생겼다.

그러면서 아이를 끌고 가지 않고 아이를 따라가는 것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생활습관에 관한 것은 지적도 하고 때론 혼도 내지만 공부에 관한 것은 아이의 뜻에 많이 맡기게 되었다. 나는 학교에서 어떤 대회가 있는지 잘 기억도 못하는데, 아이가 먼저 기억하고 ‘엄마 이렇게 하는 건 어떨 것 같아?’ 하고 묻는다. 그리고 도서관에도 가고 싶다면서 도서관 가는 시간을 기다린다. 천천히 책 읽는 것에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실컷 놀고 나니 다른걸 하고 싶은 생각도 드나 보다 싶다. 이렇게 본인의 일을 알아서 챙기는데 왜 따로 공부를 시켜야 하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고생한다고 지금 선행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는 엄마들에게 말하고 싶다. 아이가 받아 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한번 잘 확인 해 보라고. 학원을 가지 않고도 세상에는 배워야 하는 것이 너무 많다. 며칠 전 평일에 우리 딸과 남대문 구경을 갔는데 우리딸 눈에 모든 것이 새로웠다. 노숙자, 외국 관광객, 노점상, 시장 건물 모두모두가 말 거리가 되었다. 평일에 남대문 다녀왔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니 모두 ‘어떻게 평일에..’ 하는 눈빛이다. 사실 낮에 대형 마트에 가면 마트에 있는 초등학생은 우리딸 뿐인 것 같다. 시장에 가면 사회가, 자연이, 과학이 있다. 한가로운 마트를 실컷 구경하면서 우리 모녀는 즐겁다.

이런 한가로움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은 이사도 생각하게 되었다. 사교육을 안 하니 학원주변에 살지 않아도 되고 비싼 동네에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딸은 매일 짧은 동화책 쓰기가 취미 인데 넓고 푸른 자연을 좀 더 접할 수 있는 곳에서 맘껏 동화책을 쓰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아빠의 일만 허락 한다면 지방으로 가도 상관없을 것 같다.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배짱은 1년 전에는 생각도 못했는데… 작은 변화 하나가 우리 가족의 주거지까지 변화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나의 배짱이 어디까지 갈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우리 아이를 소위 말하는 일류 대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복하게 만드는 것인 것 같기는 하다.

어디서 알았는지 오늘은 우리 딸이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우리 부부는 단 한번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나는 우리 딸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부자가 되지 않아도 행복한 일은 얼마든지 있어. 마음이 부자여야하고 나눌 수 있어야 한단다. 공부도 나누려고 하는 것이지 너 혼자 부자가 되려고 하는 게 아니야. 부자인 사람도 불행한 사람이 너무나 많더라.’ 라고… ‘ 그래, 딸아.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부자가 되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사람이 아주 많은 그런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 때 까지 우리 모두 파이팅!’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 Recent posts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