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걱정없는세상 국민교실: 영어사교육광풍에서 살아남기(2) 강좌 요약

 


영어 교육 : ‘나이’가 관건이 아니다

 

△7월 1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영어사교육 국민교실(2)강좌에서 서울대 이병민 교수, 한국의 영어조기교육론 비판...

△한국의 영어조기교육론은 관련되나 국제적 연구성과로 뒷받침 받지 못해...

△영어를 배워야하는 실제적 필요와 동기 및 영어에 충분히 노출되는 환경이 주어진다면, 연령에 관계없이 영어 능력 향상되어... 

 

7월 16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는 영어사교육광풍에서 살아남기 두 번째 순서로 서울대학교 이병민 교수님을 모시고 ‘영어조기교육 : 거품빼고 진실캐기’라는 강좌를 진행했습니다. ‘영어몰입교육’은 거시적이고 교육정책적인 접근이었던 반면에, ‘영어조기교육’은 매우 학술적이고 미세한 논점을 다루는 성격이 강좌라서 강의를 30-40대 시민들이 어떻게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강좌가 진행되는 두 시간은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로 훌쩍 지나갔습니다. 아마 그것은, ‘영어조기교육’이라는 주제 자체가 학부모들에게 매우 밀착된 주제였을 뿐 아니라, 그 어려운 논쟁의 학술적 결과들을 원전을 인용하되 쉽게 설명하는 강사의 탁월한 설명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날 나온 이 교수의 강의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병민 교수는 영어조기교육과 관련하여 유력한 근거가 되는 가설, 즉 모국어를 배울 때 소위 말을 배울 수 있는 결정적 시기(12세 전후)가 있다는 가설은, 모국어를 습득한 이후 다른 외국어를 습득할 때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어느 특정 시기를 지나 다른 외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고, 관건은 그가 해당 외국어에 충분히 노출된 환경에서 살고 있느냐의 문제이지, 외국어를 구사해야할 생활의 아무런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소위 ‘결정적 시기’를 넘기기 이전에 영어를 가르쳐야한다는 마음으로 교육시간을 몇 시간 늘리는 등의 조치는 별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는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과도한 집착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에서 영어조기교육 주장론은 이론의 잘못된 일반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일상의 경험을 통해서 조기에 배우면 잘할 것이라는 신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실증적 근거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한다고 해도 상황이나 맥락이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영어조기교육에 대한 국제적 연구는 모두 ‘모국어 경험을 가지고 영어권 국가로 이민 간 이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연구 결과는 △‘나이’가 모국어 습득만큼 절대적이지 않으며, △조기교육의 효과가 가장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은 ‘발음’이지만, 발음도 ‘시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일상생활에서 영어에 충분히 노출되고 영어교육을 위한 ‘투입’이 충분한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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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따르면, 조기영어교육과 관련된 쟁점은, ‘언제 영어사용 국가에 이민을 갔는가’에 있지,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이 영어사용 일상 환경이 거의 전무한 곳에서 언제 영어를 배웠는가 하는 질문은 무의미하다(Hanania & Gradman,1989)는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한국 초중고에서 10년을 영어 배웠지만 영어 한마디 하지 못한다고 비판하지만, 그는 이를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즉,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서 필요한 11680시간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초중고 10년 영어수업은 합해 보았자 700시간이고, 하루 8시간 등의 영어 집중 노출 교육환경으로 나누어보면 고작 100일도 안 되는 시간이며 그것도 상급학년으로 갈수록 입시 부담 때문에 ‘말하기, 듣기’에 주력하는 수업을 할 수 없고 수업시수도 의미있게 늘리는 것은 여타 교과와의 균형을 생각할 때 거의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10년 영어교육 무용론은 부당하다는 것입니다.

 

강의를 정리하면서, 그는 한국에서와 같이 외국어 습득이 불편한 언어 환경에서는 영어구사능력은, 생물학적 언어습득 결정적 시기가 언제인가에 대한 다툼은 큰 의미가 없으며, 영어를 배워야할 동기, 주변의 일상적 환경, 사회적 조건, 다국적 환경, 나이 등 외국어 습득의 종합적 변수를 함께 고려해서 생애 전체를 통해 ‘영어사용 축적 시간을 늘려가는’ 꾸준한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항목별 요약

 

쟁점 1. 영어는 어릴 때 배우면 더 잘 배운다고 할 경우,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시간을 늘려주어야하는 것 아닌가?

대답 영어 조기 교육론자들은 사춘기 2살 이전(약 10-12세 전 후)의 지나면 영어습득능력이 뚝 떨어진다고 한다. 이를 언어학습의 결정적 시기라고 주장한 유명한 학자(Lenneberg,1967)를 인용한다. 하지만 그의 연구에서도 언어습득의 결정적 시기에조차 지속적이고 유의미한 상호 의사소통의 상황 아래에서 모국어가 습득될 수 있다고 전제한다. 또한 마흔 살이라도 의사소통을 영어로 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그의 책(176쪽)에서 밝힌다. 영어 배우는 시간을 늘려서 효과를 보는 것은 꼭 아이들만은 아니다.

 

쟁점 2. 아이가 영어프로그램, 비디오시청을 많이 하면 영어실력이 향상 된다?

대답 인간의 언어 발달은 TV 영어 프로그램이나 비디오 등의 ‘일방적인’ 노출에는 언어능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을 뿐더러 정서적인 장애를 초래한다는 사례가 많다. 영어 습득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상황 가운데 ‘쌍방 간’의 의사소통의 경험을 오랜 시간 체험해야지만 모국어 습득이 가능하다. (4년*365일*8시간, 즉 11680시간이 모국어 습득에 필요한 시간)

 

쟁점 3. 모국어를 습득한 후 영어를 외국어로 습득하는데 결정적 시기가 있는가?

대답 한국에서 연구한 사례는 전무하다. 우리나라 영어교육 관계자들이 각성해야할 부분이다. 사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한다. 미국으로 이민 간 후 5-6년이 지난 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사례가 있지만, 그것 역시 제 2언어로 습득된 경우여서 한국과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한국은 영어를 배워도 교실 밖에서 쓸 필요도, 조건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이한 상황의 연구 사례를 일반화하여 학교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쟁점 4. 어릴 때 미국이나 캐나다 등 영어사용국가로 이민을 가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

대답 그렇지 않다. 최근 미국으로 6, 7세 이전에 이민 간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한 사례 결과 모든 학습자가 자동으로 원어민 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추는 것은 아니다. 언어 학습의 전제조건인 충분한언어사용량과언어학습이일어날있는의미있는상호의사소통과정이있어야한다.(Hyltenstam & Abrahamsson,2004) 아이 자신의 필요와 성향에 따라 듣기, 말하기 능력만 발달하여 대화는 가능한데 학교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반대로 읽기, 쓰기 능력만 발달 될 수 있다. 언어의 모든 기능이 고루 발달하는 과정은 학습자의 노력과 지속적인 언어학습 정도에 달려있다.(단, 발음은 어릴 때 배우면 원어민에 가깝다.)

 

쟁점 5.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정말 잘못해 왔나 ?

대답 아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언어습득이론과 연구결과를 정리해보면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상황에서는 ‘고비용 저효율’일 수밖에 없다. 또한 언어 습득에 많은 시간(11680시간)을 제공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을 영어 사용하는 나라나 식민지였던 나라와 비교하지 말자.

 

논점 6. 영어를 익히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가 나이인가?

대답 아니다. 다른 변수가 많다. 언어를 익히는데 중요한 변수는 다양하다. 즉, 나이,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동기, 교육 시간, 사회적 조건, 이중 언어 구사 환경 등이다. 우리나라는 제2국어가 아니라, 단지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환경으로 영어를 학교 밖에서 사용할 필요나 동기를 느끼기 어려운 사회적 조건이 지배하고 있다. 학교에서 열심히 배우는 이유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남는 변수는 나이, 교육시간, 교육환경이 있다. 영어로 가르치는 영어수업 등 정부가 진행해온 영어교육개혁의 중심에는 교육환경인 교사의 언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교육시간을 늘이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영어를 정규교과로 도입하여 영어수업시간을 늘일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다른 모든 변수를 뛰어 넘을 수 있는 학습자의 동기의 측면을 간과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동기는 대부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학교시험이다. 외국어를 익히고 대학을 가는 이유가 삶을 풍부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과정이라는 인식보다는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가장 강력한 동기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 마지막 강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는 7월 23일 수요일 6시에 실시됩니다. 3회 연속 강의에 일괄 신청을 받아 운영하지만, 23일 강의에 참석하시고자 할 경우, 사무실로 연락을 주십시오. 자리 상황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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