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위에 이런 슬리퍼가 나란히 있다.

며칠 전 아이가 실내화를 산다더니 요즘은 이렇게도 파는구나 싶어서 아이에게 물었더니

그냥 흰색만 신기가 민민해서 이렇게 파란색을 친구껄로 바꾸었단다.

그래서 바라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좋단다, 민민하지 않아서.

나도 바라보며 웃었다.

 

중3짜리 아이는 이렇게 생뚱맞은 구석이 여전히 있다.

초등 2학년 때는 선생님이 숙제를 안 해 왔다고 "너 집에 가"했더니

아이는 가방을 들고 "네" 하고 집으로 돌아 와 버려서 한바탕 학교가 난리가 났고

작년 중2, 여름에는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학교 운동장을 비를 맞으며 뛰고 있다고

담임샘이 기염을 하며 전화가 왔다.

아이는 너무나 담담하게 가위 바위 보 게임에서 지는 친구는 운동장 뛰기로 해서

그냥 뛰었다고 이야기 해서 오히려 내가 더 민망했었다.

 

어릴 적 부터, 나는 하지 마라는 이야기 보다는 해 보라는 이야기를 더 많이 했었고

여름 날, 긴 소매의 옷을 챙겨 입고 나와도 그거 벗어라 하지 않았다.

더우면 당연 자신이 벗을거라는 생각과 그런 자잘자잘한 것은 자신이 선택하고, 판단하는 일이다 생각했다.

 

유치원때는 양말도 종종 짝짝이 신고 가고,

한 여름에 긴 소매, 혹은 한 겨울에 여름 옷..등등

아무튼 시쳇말로 자신의 개성이 강한 그런 아이였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런 생뚱함은 많이 없어졌고

오히려 너무 자신을 절제한다 싶어서 그 어릴 적 끼는 그렇게 자연스레 없어지나 보다 했는데

이렇게 가끔씩 나를 웃기는 생뚱함을 만들어 오곤 한다.

 

아이들에게 있어서 무한 상상력과 창의력은 참 중요하다 생각한다.

자신이 판단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온 맘을 담아서 실천해 보며

그걸 피부로 잘 느끼는 일이 사실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잠재성을 키워가는 것이고, 그 잠재성이 다른 가능성을 가져다 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나는 이 슬리퍼가 너무 재미있고 신선한데

혹이나 상대방 친구 부모가 도대체 이 신발이 뭐냐고 하거나

학교 샘들이 호통을 치지 않을까 염려도 된다.

아이는 이런 상황이 생기면 집에 있는 다른 연두색 슬리퍼(이거 운동하다 한짝을 잃어버렸다)와 매칭을 할거란다....

 

아이의 작은 상상력과 창의력에 나는 건배를 하며

이 사진을 보며 다시 웃는다.

 

 

 

2008.10.11

대전 갈마동 nauri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향숙 회원님의 글입니다.

원문:http://cafe.daum.net/no-worry/3FW6/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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