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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맞고 유망하기도 한 직업을 목표로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합니다. 다만 그 직업이 지금 잘 나간다고 해서 초등1학년 자녀가 직업을 갖게 될 20년 후에도 그럴 것이라고 장담은 못합니다. 그때가면 그 평판은 이미 무너져 있기 십상이죠.

부모의 과거 경험과 현재의 평판 중심 진로 지도는 최악의 방법입니다. 특히 사교육으로 만들어낸 의존적인 사람은 기업의 인사 채용 과정에서도 기피 대상입니다. 기업의 성장과 도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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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장맛비 내리는 소리 제대로 들려 옵니다.

의지와 신념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키우지만 그게 다는 아닌가봅니다.
내 안에서 내리는 빗소리 더 크게 들리니 말입니다.

수학 17점, 기말고사 정오답표를 엄마에게 보여주는 아들의 얼굴을 쳐다보며 질문했습니다.

문제를 풀어서 그리 된거냐, 아니면 아예 문제풀이를 포기한 거냐.

포기했다고 합니다.
풀어도 점수 잘 나오지도 않을텐데 뭘 그러냐고.
어찌 그럴 수 있느냐고 언성이 올라갈 뻔 했습니다.
그건 아니다.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간신히 감정 추스리며 말해주었습니다.
그건 학교다니는 학생으로서 예의도 기본도 아니라고
네가 받아온 성적을 떠나서 시험을 대하는 네 태도는 정말 올바르지 않으니
공부를 위한 전학이라는 네 의견존중을 포기하겠다 했습니다.

시험 한달 전, 시험 20일 전, 시험 열흘 전, 시험 이틀 전...그런 선생님의 카운트다운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다고 합니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데도 스트레스 받니?

그렇다고 합니다. 
기말고사 끝나서 좋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쉬려무나.
아이는 좋아라 지가 좋아하는 드라마 일주일치를 다운 받아서 하루종일 봅니다.
(울 아들 아이디가 윤아남편입니다.)
그런 아들 모습 바라보는 거 힘들어서 피곤하다 핑계대고 하루종일 잠을 잤습니다.

 새벽, 아이와 나누었던 말들이 떠오릅니다.
성적 떨어진 아이들 남으라고 했답니다.

"너는?"
"나는 안부르던데?"

아마 다른 과목이 괜찮아서 그런거 같다고 추측성 발언을 하더군요.
그러나 저는 아이 담임선생님께서 성적에 신경쓰지 않겠다던 제 의견을 감안해서
성적을 놓고 아이를 상담하는 일일랑 하지 않으시려는 것임을 압니다.

 성적으로 아이를 바라보지 않겠다는 제 의견이 어쩌면 학교 선생님 입장에서는 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들릴 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도 현재 아이의 담임선생님께도 이미 수차례 말씀을 드렸으니까요.
아이는 소위 논다는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고
그런 아이들과 노는 것이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주신 적도 있지만
세상 아이들이 나쁜 아이들이 어디 있나 싶어 그냥 두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그냥 둘 셈입니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런 제 모습이 학부모로서 무지하고 무관심하다 여겨지겠지요?
한편으로는 일정정도 인정합니다.
왜냐하면 저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을 제외하고
어차피 아이의 생활입니다. 제가 어쩔도리가 없지요.
게다가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성적이 안나오는 아이들이고 흥미와 관심이 없을 뿐입니다. 공부에.
울 아들 역시 그러니까 그런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겠구요.

 공부에 흥미를 잃은 아이를 억지로 사교육시켜봤자 낭비라는 생각이 확고하고
비용부담을 생각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어집니다.
학교는 이미 1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기를 쓰는 아이들과 아예 포기한 아이들로 양분되어 있고
후자 편에 울 아이가 속해있습니다.

학교 교육에 과연 공부에 흥미를 잃은 아이들을 위한 적당한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끊임없이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겠죠.  

배운다는 것을 참 재미있어 했던 아이인데 왜그럴까? 의구심이 들지만 알 수 없습니다.
정말 사춘기 때문에 지금 저리 다른 데에만 관심이 있는 걸까요?
제가 아이의 진짜 욕구와 불만을 파악하고 있지 못해
점점 시들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방치하는 것일까요?
정말 아이 말대로 지금의 학교를 떠나 전학을 가면 다시 공부에 흥미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아이가 이렇게 말합니다.
엄마, 여긴 정말로 맘 나눌 친구가 한 명도 없어.
그럼 그렇게 잘 놀고 어울리는 친구들은 뭐야?
그거야 그냥 노는 거지. 겉으로만.
그건 네가 네 마음을 안 열은 거니까 너 한테 문제가 있는거야.
늘 화살을 아이에게 되돌려 줍니다.
어차피 네 인생 네가 책임져야 하는 거잖아

그런 명분하에
전 끊임없이 엄마로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있다는 아이들이니
아이들 의견 그대로 수용하면 안된다 하는 것이 대부분이던데...
저는 여태껏 우리 애 의견 대부분 다 수용했습니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제 태어난 그곳,
고향에 있는 학교로 전학 시켜달라는 의견,
그래야 자신감도 회복하고 열심히 공부하겠다는데
그게 자신의 결론이라는데
아이를 떠나보낸다는 것
아이가 새 둥지가 되어야 하는 곳이 시댁이라는 것이 맘에 걸립니다.

정말 아이가 행복해질까요?

누가 너더러 좋은 고등학교 가라고 했니?
공부하기 위해서 간다면 여기서는 왜 안되는데?
넌 생활태도가 문제야. 너의 관심거리가 문제고.
아빠 고향만 고향이니? 엄마 고향도 고향이야.

에이 그건 아니지 내가 태어난 곳이 내 고향이지.
음. 그렇구나...
너 때문에 힘들어도 그거 엄마몫이니까
경제적, 심리적, 법적으로 독립하는 나이가 될 때까지는
그거 함께 겪으면서 내가 널 기를테다.
우린 가족이구 넌 고등학교 끝나면 엄마랑 같이 살 수 있는 시간도 끝이거든.

 티격태격티격태격
끝나지 않는 이 싸움....
외롭습니다.

 헬미플리즈...

악의로 가득찬 스카의 행동에 놀란 얼룩말 무리의 광폭한 질주에 쫓기다,
간신히 나뭇가지에 매달려 도움을 구하던 심바의 겁에 질린 눈동자와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영화 '라이언 킹'이였죠.
헬미플리즈...어미의 어줍잖은 소신으로 고통받고 있는 울 아들 목소리는 아닌지.

* 황소좌 회원님의 글입니다.
 http://news.noworry.kr 의 '사교육걱정불안나눠요'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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