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깝다! 학원비](1) 학원 수업의 함정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성천 부소장

ㆍ사교육,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발목 잡아 

요즈음 동네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 그 아이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방학인데도 아이들은 놀 시간과 여유가 없다. 동네 아이 10명 중 최소 7~8명은 사교육을 받고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사교육을 받지 않으면 거의 ‘왕따’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사교육을 받기 전에, 정말로 사교육이 우리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보자. 가게에서 과일 하나 고를 때도 자녀 건강을 생각해 유기농 과일을 고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학원에 다니면 성적이 오를까? 이것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제법 수행됐다. 사교육 효과를 과학적으로 알려면 두 가지 접근이 필요하다. 하나는 장기적으로 추적해보는 연구다. 예컨대 사교육을 받은 집단과 받지 않은 집단을 놓고, 5년 정도 추적한 후에 학업 성취도를 살펴보면 된다. 두 번째로는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변인들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사교육 효과를 정확히 산출해내는 것이다. 독서량, 부모 직업군, 소득 수준, 학교 유형, 사교육 참여여부 및 유형, 지역 등 관련 변수를 단계적으로 투입해보면 사교육이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사교육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의외로 효과가 별로 없는 것으로 나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학원에 의존해 학습한 학생일수록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연구 결과에서는 고3 때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수능 성적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낮게 나왔다. 적어도 시험을 앞두고는 책상 앞에 앉아 자기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하면서 중요한 부분과 덜 중요한 부분을 파악하고,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파고들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은 누가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해야 한다. 그런데 사교육을 많이 받은 학생들은 시험을 앞두고도 학원에 가서 학원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한마디로 ‘구경하는 공부’를 하는 셈이다. 축구를 잘하고 싶으면 운동장으로 나가서 공을 직접 차봐야 한다. 이청용 선수가 축구를 하는 장면을 구경한다고 본인이 축구를 잘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학원 수업은 기본적으로 강의 중심이다. 그런데 인지이론에 의하면 독서, 실험, 토론, 연습,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주기 등의 방식에 비해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학습법 중 하나가 강의법이다. 그런 면에서 탁월한 어떤 강사의 강의에 의존하는 것은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차라리 공부한 것을 친구나 부모님께 설명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 과정에서 개념과 원리를 스스로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의 기본은 복습과 심화다. 천재가 아닌 이상 복습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맞다. 배운 것을 잊어버리기 전에 복습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이 공부도 잘한다. 그런데 학원을 너무 많이 다니게 되면, 학교에서 배운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사교육은 일종의 항생제와 유사하다. 항생제는 당장 병을 낫게 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본인의 력을 떨어뜨린다. 사교육은 단기적으로 학생의 학업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복습능력을 떨어뜨린다. 공부는 단거리 경기가 아니라 장거리 경기다. 


※이 칼럼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noworry.kr)에서 진행하는 ‘아깝다 학원비 100만 국민약속 운동’의 소책자 내용을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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