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를 보면 한글, 숫자, 영문 알파벳 기호가 써있다. 읽지 못하는 부분은 없다. 그렇지만 수학문제는 내게 외국어보다 어려운, 해독 불가능한 외계어나 다름없다. 그래서 수학은 더 이상 뒤도 돌아보고 싶지 않은 ‘잘못된 만남’으로 남았었다.

그런데…..세상 만물의 근원을 ‘수(數)’로 보았다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에 살았을지 모를 피타고라스 할아버지를 수학책과 철학책이 아닌 곳에서 만나게 되었다. 눈에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사이에 놓여진 다리가 ‘수학’이라고 설파했단다. 수.학.을. 통.해. 영원하며 결코 변하지 않는 , 진정으로 존재하는 것들에 관해 숙고했단다. 2천 5백년 전의 수학의 본질은 이랬단다.

내게는 문화적 충격에 다름 아니다. 지독한 반전이다. 사십평생(부끄럽지만) 수학이 이런 학문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들어봤다. 분명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학 교양과목에도 있었는데, 어쩜 이리도 파릇파릇 생소한 것일까. 수학에 있어선 내가 바로 ‘배운게 배운게 아닌 학생’이었고 ‘외형위주의 학습’을 한 전형이었다.

한국 학생들이 국제 수학 성취도는 상위인데 선호도는 이에 반비례해 현저히 낮은 이유가 실생활과 연계되지 않는 가상 데이타들로 그것도 개인의 편차나, 학습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선행학습을 통해 무한 반복 문제풀이를 해대느라 수학을 재미없고 지겨운 과목으로 인식하게 되는 현실에 다시 한 번 가슴이 답답해졌다.

결국 대학, 상위권 대학이라는 곳에 입학하기 위해서 무한 경쟁에 내몰리는 아이들에게 ‘감동적인 수학’은 사치나 마찬가지가 되는 것이다. 그럼 대학을 안갈거면, 또는 상위권 대학이 목표가 아니라면 현 수학입시 패턴에 아이를 밀어넣지 않아도 된다는 선택이 보인다. 하지만 입시 수학만 포기하면 수학의 심미성을 맛 볼 기회가 있는 것일까? ‘어떻게’ 라는 의문의 답이 아직 찾아지지는 않았다. 교수님도 이와 유사한 질문에 실생활에 적용가능한 답변을 해주시지는 못했지만,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계시는 학자로서의 고뇌가 전달되어 안타까움을 공감했다. 새 술을 담을 새부대가 필요하다시니 결국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어려운 문제에 이른다.

내 아이가 수학을 잘했으면 바라는 마음에서 감동있는 수학을 접할 기회를 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방향이 전환되었다. 매일 열 문제씩 꼬박 꼬박 풀게하기보다는 엄마가 불혹에 이르러서야 알게된 0의 위대함에 대해서 함께 얘기해 보고 싶어졌다. 영어,수학을 어떻게 잘하게 가르칠까를 궁리하기보다는 어떻게 살고싶은지 그러기위해 할 일이 무엇인지 살가운 대화를 나누고 싶어졌다. (아직 아홉살인데…)

어느 수학자의 고백처럼 ‘즐겁게 공부하다 인생에도 도통하게 되는’ 배움의 기쁨을 느낄 방법을 찾기위해 함께 노력하는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살아 있는 동안은 이렇게 무엇인가를 배워 나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 든 강의였다,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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