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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송인수] 내가 좋아하는 내 시(2) : 두려운 것

두려운 것

교사로 살며 가장 두려운 것은,
가르칠 기력이 쇠약해지는 노화나,
생각과 처세에 뒤쳐지는 삶이나,
군색해지는 살림 걱정이 아니라,
반복으로 인해 무뎌진 마음이다.

무관심과 타성으로 이끌어가는
상상력이 사라진 일상을 뒤집고,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무표정으로
내 앞에 선 아이들의 타성을 뒤집고자,
가까스로 찾아낸 새로운 가르침의 실마리.

왜 굳이 그렇게 유난을 떠냐는
은근히 불편한 시선에도,
아이들의 환호와 영혼의 떨림이
이끄는 대로 가파르게 달려온
이 익숙치 않은 외길이,
이젠 더 이상 떨릴 것도
감흥이랄 것도 없는,
매년 반복되는 익숙한 일상으로 잡은
어색한 무감각.

선생으로 살며 가장 두려운 것은
이제는 일상이 되어 버린,
그 옛날 흥분되었던 일을,
식어 버린 마음으로 오늘 또 다시 반복하는
괴로움, 괴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