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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출범식 - 푸른 나무 심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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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출범식이 대학로 동숭 엘림홀에서 있었다. 200여명의 하객들이 뜨거운 열정과 하염없는 눈물로 오늘 날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에 '푸른나무'를 심는 날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대한민국의 과열입시경쟁으로 인해 생명과 삶을 쟁탈당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개혁은 더이상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회피해서는 안 될 중대한 사명이라며 학생, 학부모, 그리고 당사자인 우리 모두 함께 풀어가자고 하는 교육 시민단체이다. 이 단체를 설립한 당사자이자 전 좋은교사운동 대표였던 송인수 선생님은 청어람아카데미 공개특강에서 처음 뵈었다.

1968년 이후, 성적비관 자살한 학생은 약 8000여명. 누군가는 시작해야 한다.
 
송인수 선생님의 교육개혁에 대한 열정은 순전히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거침없는 언변에 유머러스한 비유는 송선생님의 강한 어조를 더욱 파급력있게 대중에게 전하는 매력이 있다. 송 선생님의 발제를 2~3번 들으면서 한번도 울지 않은 적이 없다. 왜냐면 선생님께서 일으키시는 운동과 그 열정의 동기는 지금까지 '잘못된 우리 사회의 신화'로 인해 죽어갔던 생명들, 또 앞으로 그렇게 죽어갈 아이들을 향한 안타까움이기 때문이다. 1968년 이후 통계에 따르면 성적비관으로 자살한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약 8000여명, 이는 이라크 전쟁으로 죽은 아이들보다 많은 숫자이다.(굳이 이렇게 비유하자면) 그럼에도 아직도 이 나라에는 교육문제의 본질부터 현안에 관한 대안에 이르기까지 아무런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

선생님이 교육개혁운동을 하시면서 늘 비유하시는 두 인물이 있다. 그것은 디트로이트에서부터 시작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흑인인권운동과 윌리엄 윌버포스의 노예무역폐지 운동이다. 그 두 운동이 뿌리깊은 인종차별 문제를 완벽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 저변으로부터 놀라운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내었고 성공적으로 열매를 맺은 사례라 하셨다. 송선생님의 생각에는 대한민국의 입시위주교육 문제가 결코 그 두 운동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다만 아무도 이 문제에 있어 자신의 인생을 던져서 조금씩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는 믿음을 갖지 않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의 교육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100단계의 계단들이 있다면 자신이 5계단만 쌓아도 성공한 것이라고 했다. 그 누군가 계속 이어져서 그 다음 5계단, 그 다음 5계단을 밟아 언젠가 훨씬 나아진 사회를 다음 세대 아이들에게 넘겨줄 수 있을테니말이다.

staff로 섬기며.

오늘 예기치않게 무대진행을 맡게 되어 바쁘게 행사를 진행하는 코어에 서게 되었다. 처음에는 출범식 내용에 집중하고 싶은 나머지 스텝으로 섬긴다는 것이 싫어서 마음에 쬐금 불평했는데 식이 마친 후 집에 오는 길 내내 회개하고 감사기도 드렸다. 이 일이 하나님께서 시작하신 것이라면 정말 얼마나 많은 영혼들이 회복되고 주님께 영광을 돌릴까, 그 밀알같은 첫 시간에 단지 방문객이 아니라 능동적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있었다는 것이 기뻤다. 김제동씨와 류승환 감독이 왔다. 대안학교를 준비한다며 '공부시키는 학교'가 아니라 '놀기를 시키는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김제동씨는 꽤나 진지하게 인생 속에서 아름다운 교육환경을 꿈꾸는 사나이였다. 그의 멘트들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아이들에게서 어른인 우리가 빼앗는 것은 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이라고.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얼음이 녹으면 어떻게 되나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과학적으로 잘 대답했습니다. 0 도씨에서 물이 되요. 그런데 구석에서 한 아이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얼음이 녹으면 봄이 와요. ( 모두 감탄하는 소리) 우리는 얼음이 녹으면 봄이 온다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살려주는 어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영어몰입교육에 대해서도 한마디 재치있게 했는데. 그건 다 못 옮기겠고, 다만 제동씨 역시 제동씨였다는 거! 물론 류승환 감독님도 너무 훌륭하고 재밌으셨지만.

행사 말 미에 고등학생들과 선생님들 10여분이 나와서 두 곡의 노래를 부르셨는데, 자연스럽게 촛불이 켜지며 손을 좌우로 흔들게 되었다. 특히 '보리라' 찬양에 마음이 뭉클뭉클 거렸는데. 다가온 내용은 우리가 오늘 눈물로 한 알의 씨앗을 심자, 그러면 푸른 의의 나무가 가득한 세상을 보게 된다는 것이었다. 노래를 부르며 나도 그 일에 동참하기로 마음에 다시 한번 결단했다. 지금은 소극적인 차원에서 이 팀을 후원하고 있지만, 지금 섬기는 다니엘스쿨과 일하는 청어람에서, 또 앞으로 나아가게 될 그 어딘가에서 이 마음으로, 문제를 더 이상 회피하거나 다음 세대에 떠밀지 않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을 약속했다.

하나님 나라, 푸른 의의 나무가 가득한 세상을 꿈꾸며 나의 젊음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야지. 그것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구성될 수는 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송선생님의 밀도있는 걸음처럼 나의 삶이 하나님의 뜻과 그 나라의 경영 가운데 거룩한 산 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를 태워 다른 이들을 비추는 촛불과 같은 삶을 살았던 아름다운 사람들, 참 가까운 곁에서 그러한 삶을 살기로 인생을 드린 멋진 선배들이 있어 감사하다. 아직은 부족할지라도 조금씩 그 높은 마음들을 배우며 나의 삶에도 촛불과 같은 향연이 이뤄지기를 소망해본다.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출범식에 자원봉사자로 수고해주신 청어람 아카데미 정수현 간사의 글입니다. (
http://sunniday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