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민교육/등대지기학교

이범쌤, 아이 넷 씩이나 낳을만하다!!


 * 본 게시물은 2009년 제3기 등대지기학교 수강생이 제4강 '사교육걱정없는 미래형 교육제도를 상상한다'(강사: 이범)를 듣고 작성한 소감문 입니다.

16조 석은정(딸기케익)
이범 샘의 강의는 여러차례 많이도 들었던 것 같다.
CBS에서 한 강의를 8강까지 들었고, (인터넷으로 다시볼수 있답니다)
아침마당까지 챙겨봤으니 무척 익숙한 얼굴이다.
 
평소에는 학습법위주로 많이 강의를 하셨는데, 오늘은 우리나라 교육의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고 분석한 결과들을 말씀해주셨다.
 
조금은 낯선 이 강의를 듣는 내내 나는 감동했다.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머리도 진짜 좋은 사람이구나 (많은 이름과 통계들을 달달달...)
생각이나 사고방식도 참 건전하구나.
좋은 머리에 인품까지 갖췄으니 아이를 넷씩이나 낳을 만하다...
(ㅋㅋ 이런 생각을 하면 너무 히틀러의 인종개량주의와 흡사한가요?)
 
헤헤...이번 강의는 강의 내용보다  이범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감동한게 사실이다.
모든 문제를 참으로 분석적으로 바라보는구나. (이과적 특성?)
해답을 얻을때까지 집요하게 파헤치고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과제집착력이 좋은 수재형?)
특히 서울대 이공계 교수들이 발표한 학력저하 현상을 IMF와 연결시키는 부분에서는 감탄을 금할수 없었다.
아...이 사람은 본질을 꿰뚫어보고, 가시적인 것에 쉽게 속지 않는 사람이구나...이런 감탄이었다.
갑자기 IMF를 겪으면서 나는 어떻게 달라졌나...
IMF가 나의 사고방식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나...이런 것이 불쑥 궁금해지기도 했다.
 
여하튼...답답한 교육 현실에 대해 2시간 이상을 듣고 있자니 울분이 터지기도 하고, 가슴이 더 답답해지기도 했다.
공교육을 벗어나는 것이 정답이다...이런 확신도 잠시 들었다.
 
요즘 나의 고민은 이렇다.
이렇게 미쳐돌아가는 공교육속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이상, 내가 함께 미쳐돌아가지 않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등대지기 학교까지 왔지만,,,)  
초등학교를 보내면서도 이런 느낌이 드는데 서열화와 순위 매기기가 명백해지는 중고등학교에서 엄마인 내가 아이보다 먼저 지치고 미쳐갈거라는 것, 아이를 보듬어주기는 커녕, 더 무서운 선생으로 변할것이라는 것.
그것이 내가 가장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아예 시스템을 바꾸면 되지 않을까 생각중이라는 것.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은 공교육을 벗어나서 다른 시스템속으로 아이와 함께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 한쪽에서는 자꾸만 의문이 든다. 그것만이 정답일까?
그리고 마음 한쪽이 자꾸 불편하고 무겁다.  아직 고민중인 문제!
 
입학사정관제가 되면 아이의 진로에 대해 미리 생각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그렇잖아도 요즘 우리 아이를 보면서 자주 생각하는 질문이다.
이것저것 재주가 많고 예체능에 재능을 보이는 아이에 대해서 좀 더 넓고 열린 사고로 아이를 바라보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자신의 진로에 대해 결정을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나 자신이 바로 문과 이과 결정의 피해자였고 (나는 이과출신으로 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에 가서 나의 진정한 적성을 알게됐고, 문과적 성향이 강한 직업을 갖게 됐다. 결국 대학에서 4년 내내 열심히 등록금 바친 학문은 한개도 써먹지 않고 있다는 말씀!)
자신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도 없는 상태에서 강요당하는 전공이란 의미가 없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한가지 직업을 끝까지 가져가는 것도 의미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자신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구체적인 경험도 없이 오직 대학 잘 가기 만을 위해 빨리 내려야 하는 진로 결정은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것 같다.
   
엄마 되기는 참으로 쉽다.
그러나 좋은 엄마 되기는 참으로 어렵다.
좋은 대학 보내는 현명한 엄마가 되는 것보다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는 따뜻한 엄마 되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엄마되는 것에 대해 배운 것도 없는데, 요즘 엄마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너무나 많다.
좋은 심성, 넉넉한 이해력, + 정보력,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예측 능력 + 경제력까지 있으면 더 좋고....
에궁~ 벌써 지친다. 지쳐~
 
부부 모두 맞벌이를 하느라 지쳐서 아이 낳기가 두려웠고 그래서 하나 밖에 아이를 키우지 못한 나의 입장에서 볼때, 대한민국의 비관적인 교육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꿰뚫고 있는 사람이면서도 여전히 공교육에 희망을 걸고, 아이를 넷씩이나 낳는 이범 샘은 참으로 대단해보인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아이들이 더 자라기 전에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고 싶어서 이렇게 우리들앞에서 목청을 높이고 열강을 하나보다.
 
희망을 가지고 실천하는 사람, 그는 참으로 훌륭하다.    
 


 

 "등대지기학교" 담당 간사

 등대지기학교 뉴스레터지기이자 사무실 막내 유쾌발랄 간사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