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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대안연구소/[기타]보도자료

[분석보도] 대학 이공계 학과 중 47.9%, 미적분 전혀 필요 없다 밝혀...(+상세 자료, 토론 전문)

■ 2015 고교 수학 교육과정 속 ‘미적분 Ⅱ’ 과목 적정성 관련 전문가 토론회 결과보도(2015. 9. 15.)



이공계열 대학 학과의 47.9%‘미적분’ 사용 안해
고교의 ‘미적분 Ⅱ ’과목 의무 이수는 불필요!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의 학과 정보 사이트를 기준으로, 전공 교수 10여명의 자문과 각 대학의 학과 사무실로 전화 문의를 하여 정리한 것.
▲대학 과정과 중복되는 미적분 Ⅱ를 모든 이과생들에게 고교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이수케 하는 것은 부적절한 것으로 확인됨.
▲대학에서 미적분을 사용하는 학과 교수들도 미적분의 중복․과다 편성으로 인하여 고등학교 미적분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해 우려를 제기함.
▲대학의 수학과나 이공계 교수들은 고등학교에서 굳이 미적분Ⅱ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고, 상경계 교수도 고교에서 미적분을 가르치지 않아도 대학에서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함.
▲과도하게 중복되어 있는 미적분 과목 중 모든 학생이 배워야 하는 일반선택에서 ‘미적분Ⅱ’에 해당하는 내용은 대학과정으로 올리고, 필요한 학생들은 <심화수학Ⅰ, Ⅱ>를 통해서 이수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함.
▲수학 학습량 20% 실질 감축 목표를 외면할 경우, 수포자 문제 해결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실망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더 크고 근본적인 사회적 요구가 일어날 것임.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9월 9일, 고교 미적분 교육의 적정성을 따져 보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지난 8월 31일 교육부가 주최한 ‘2015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에서 수학과 교육과정 시안을 분석한 결과 초등 3∼4학년 군 수학을 제외한 초1∼고1 수학의 내용 감축은 실제로 5.3%에 불과해 20% 실질 감축에 턱없이 부족하였습니다. 우리 단체 자체 분석 결과,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을 포함한 과목이 전체 선택 과목 중 무려 50%를 집중 점유하고 있어(고2 이후 일반선택 4과목 중 2개, 전체 선택과목 12개 중 6개 과목) 하위 학년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이과 학생 대부분이 배우는 ‘일반선택’ 과목 중 수학Ⅱ는 무늬만 수학Ⅱ이고 실제는 미적분이었습니다. 고교 미적분І과 미적분Ⅱ를 각각 ‘수학Ⅱ’, ‘미적분’으로 이름 붙여 마치 고등학교에서는 미적분 과목은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중 이공계 대학 과정에서 다시 반복해서 배우는 ‘미적분Ⅱ’ 과목에 대해서 우리는 대학 과정과 중첩되고, 고교 학습량도 과다한 고등학교에서 과연 중복해서 배워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사교육걱정은 2015 개정 수학과 교육과정 속에는 ‘미적분І’ 과목과 ‘미적분Ⅱ’ 과목 중에 ‘미적분Ⅱ’는 대학 이공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미적분학>Ⅰ’과 동일하기에 이것을 대학으로 올려 보내고,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미적분І’만 가르치자는 특별 제안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미적분 Ⅱ’를 대학 과정으로 보내면 수학포기자를 줄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미적분 Ⅱ’를 대학과정으로 보내면서 확보된 여유 공간에 2009 교육과정의 각 학년군 별, 교과목별 내용 중 학생 발달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고려하여 이수시기를 상향 이동함으로써 실질적인 내용 감축이 일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 감축을 통해 기존의 암기위주의 주입식 수업을 탈피하고 여유로운 수업시간을 통한 수학적 사고력 개발과 자기 주도적인 발견 학습이 가능하게 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미적분 과목이 고교 수학 과정에서 어느 정도 적정성을 가지고 편성되는 것이 합당한지를 살펴보고자 9월 9일에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특히 대학의 상경계와 이공계에서 필요로 하는 미적분의 실제를 알아보고, 그 미적분을 배우는데 필요한 기간과 적절한 시기에 대해 대학의 전문가들과 논의를 했습니다. 이 토론회는 본 단체의 수학사교육포럼의 최수일 대표가 발제를 맡고, 토론자로는 KAIST 수리과학과의 한상근 교수가 수학과의 입장에서 바라본 고교 미적분의 적정성에 대하여, 건국대 경제학과의 김진영 교수가 상경계에서 경제학에 필요한 미적분의 적정성에 대하여, 호서대 기계공학부의 권정태 교수가 공과대학에서 미적분의 필요성에 대하여, 유신고등학교 한준희 수학 교사가 고등학교 현장의 미적분 교육에 대해서 논찬을 했습니다.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고교 미적분 특히 미적분 Ⅱ의 적정성을 살펴보는 자리는 최근에 없었던 중요한 자리였습니다.

이날의 논제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였습니다.

1.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적분Ⅱ와 대학 1학년 1학기 미적분학의 중복성은 어느 정도이며, 미적분Ⅰ을 통해 미적분의 기본 개념을 고등학교에서 배운 상태에서 미적분Ⅱ를 배우지 않고 이공계에 진학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2. 농생명계, 가정계, 자연계, 이공계, 의약계의 49개 학과 중 전공 공부에 미적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과가 42.9%(21개)나 되는데, 이과 고등학생 전체가 고등학교에서 ‘미적분Ⅱ’까지 필수로 배워야 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가 아닌가?
3.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적분Ⅰ, Ⅱ 중 대학의 상경계에서 전공 학습에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이며,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상경계에 진학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 논제 1.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적분Ⅱ와 대학 1학년 1학기 <미적분학>의 중복성은 어느 정도이며, 미적분Ⅰ을 통해 미적분의 기본 개념을 고등학교에서 배운 상태에서 미적분Ⅱ를 배우지 않고 이공계에 진학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이공계에서 미적분이 필요한 것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배우는 시기와 중복 학습의 문제입니다. 토론에 참여한 카이스트 수리과학부 한상근 교수는 대학 1학년 1학기에 가르치는 <미적분학>의 내용이 고등학교 내용과 중복되는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듣는 미적분은 고등학교 미적분과 중복됩니다. 제가 70-80% 동일하다고 했는데, 이것은 대학교재와 고등학교의 수학교재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놓고 보면 고등학교 수학하고 같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 2학기에 듣는 미적분은 고등학교 미적분과는 다른 내용입니다. 대학교 1학년 1학기에 듣는 미적분Ⅰ은 고등학교 미적분과 많이 비슷해서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그렇지 않아도 많이 노는데 미적분Ⅰ을 보니까 이거 뭐 진짜 노는 거 맞구나 해서 많이 놉니다.”

토론에 참여한 호서대학교 기계공학과 권정태 교수도 마찬가지 말씀을 했습니다.

“우리 기계공학과는 4학기를 통해서 수학을 가르치기 때문에 미적분을 대학에서 충분히 학습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고등학교에서 미적분에 대해서 충실히 공부하고 오면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는 편하고 좋습니다. 그러나 대충 가르쳐서 내용도 잘 모르고, 공부할 게 많아서 너무 진이 빠지고 흥미를 잃고 오는 부작용도 큽니다. 이과 학생들은 수학의 비중이 너무너무 크다고 합니다. 대학입시가 수학에 달려있다고 할 정도로 너무 힘들어 합니다. 또 학원에 내몰리기도 하고요... 아예 미적분 안 배운 학생들도 들어오면 팀을 구성해서 교수들이 튜터링을 합니다. 선배가 튜터링을 하기도 해서 1학년 과정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설사 1학년 과정이 미흡하다고 해도 2학년에서 공업수학Ⅰ, Ⅱ를 통해서 미적분을 충분히 가르칩니다. 학생들이 학습량이 중요한 시대는 아닌 것 같고, 학습의 양은 좀 줄이고 질을 높여야 하고, 질을 높이려면 흥미가 있어야 됩니다.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해서는 미적분을 가르친다면 고등학교에서 개념 정도만 가르치고, 대신 역사적인 미적분의 응용 사례를 포함하여 흥미를 유발하고 보내주면 대학에서는 얼마든지 전공 교수들이 필요한 것을 가르칩니다. 고등학교 때는 좀 미적분의 양을 줄여도 대학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거라고 판단됩니다.”

한상근 교수와 권정태 교수의 말을 종합하면, 미적분Ⅱ는 대학교에서 충분히 반복되며, 고등학교에서는 미적분의 기초, 그러니까 미적분Ⅰ만이라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고등학교 이과생들이 배우는 미적분Ⅱ는 이공계 대학 1학년 1학기 때 배우는 <미적분학>에서 모두 반복합니다. 다음 <표 1>과 <표 2>는 각각 고등학교 <미적분> 과목의 내용 요소와 이공계 대학의 <미적분학> 교재를 나타낸 것입니다. 이렇게 대학에서 배울 내용을 중복해서 고등학교에서 미리 배울 이유는 없습니다.



 



 

■ 논제 2. 농생명계, 가정계, 자연계, 이공계, 의약계의 49개 학과 중 전공 공부에 미적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과가 42.9%(21개)나 되는데, 이과 고등학생 전체가 고등학교에서 ‘미적분Ⅱ’까지 필수로 배워야 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가 아닌가?


대학교 이공계통에서는 대부분 고등학교의 미적분Ⅱ까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공계라 하면 고등학교 기준으로 이과 학생들이 진학하는 농생명 계열, 가정 계열, 자연 계열, 공학 계열, 의약학 계열 모두를 포함합니다. 이공계통에서는 대학교 1학년에서 <미적분학> 교재를 통하여 두 학기 동안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적분Ⅰ, Ⅱ 뿐만 아니라 다변수함수와 다중적분, 미분방정식까지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이공계가 전공 공부를 위해 미적분을 기초로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이공계 학과를 모두 조사한 결과 전공 공부에 미적분을 필요로 하는 학과는 이과 학생이 진학하는 전체 49개 학과(농생명 계열, 가정계열, 자연계열, 공학계열, 의약학계열) 중 57.1%(28개)였습니다(<표 3> 참고). 반면 미적분을 필요로 하지 않는 학과도 42.9%(21개)나 됐습니다. 이처럼 미적분이 절대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공계의 기초 교양 필수과목으로 <미적분학>이 강제되는 것을 이제는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이공계 학과 분류는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의 학과 정보 사이트(http://bit.ly/1Eus0De)를 기준으로 했으며, 조사는 전공 교수 10여명의 자문과 필요시 각 대학의 학과 사무실로 전화 문의를 하여 정리한 것으로 개인의 관점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상근 교수는 “고등학생 전체가 미적분을 필수로 배우는 것은 엄청난 낭비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심각하게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제대로 된 미적분은 고등학생에게 가르칠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과 학생들이 진학하는 이공계 대학에서도 57.1%만이 필요로 하는 미적분이 모든 이과 학생들에게 강제되는 것도 문제지만, 미적분Ⅰ으로 충분한 개념 학습을 미적분Ⅱ까지 부과하여 대충 가르치게 하는 현재 수학교육의 ‘교수․학습 방법’의 문제 또한 꼭 해결해야 할 난제입니다. 미적분Ⅱ가 대학과정으로 올라가서 학습량 감축으로 생기는 여유가 있어야 현장의 ‘교수․학습 방법’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 논제 3.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미적분Ⅰ, Ⅱ 중 대학의 상경계에서 전공 학습에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이며, 미적분을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고 상경계에 진학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가?


문과 중에서도 상경계가 가장 미적분을 기초 과목으로 필요로 합니다.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가 논찬문에 제시한 자료에서 보면 수십 년간 수리경제학 교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의 내용을 보면 미분과 적분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대학의 상경계 과목에서 미적분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적분을 배우는 시기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습니다. 김진영 교수는 미적분을 고등학교 때 가르칠 수 있다면 가르치는 것이 좋지만 “대학에서 가르쳐줘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문과에서 미적분 논란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문과에서 미적분이 완전히 빠졌습니다. 이후 2007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시 문과에 미적분이 들어갔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기인 2005학년도 대입시부터 2011학년도 대입시까지 7년 동안 문과에서 미적분을 하지 않았습니다. 토론회에서 김진영 교수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적분 안 배웠던 학생들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경제학 수업을 할 때 2, 3주 정도를 할애해서 미적분을 가르쳐주면 해결되기 때문에 별 지장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이 뒤떨어진다고 생각도 해본 적이 없고요. 상경계에서 필요한 수학은 사실 미적분보다는 통계와 확률 분야입니다.”

이처럼 상경계에서 필요한 미적분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기간은 길게 잡아 한 달 정도면 충분하며, 고등학교에서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대학 교육에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상근 교수도 “상경계에 미적분을 공부하지 않고 입학을 했을 경우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대학 1학년에 공부해도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과 계열 학과 중 미적분이 필요한 학과는 지극히 일부인데, 그것도 대학의 해당 학과에서 한 달 정도만 가르치면 충분한 것을 문과 학생 전부에게 의무적으로 이수하게 하는 것은 엄청난 낭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상경계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수학이 미적분보다는 확률과 통계라는 사실은 미적분에 편중(고등학교 2, 3학년에 개설된 12개의 수학 선택과목 중 6개가 미적분 관련 과목)된 현재의 교육과정에 대한 반성을 필요로 합니다.


■ 우리의 요구

1. 수학 학습량 20% 경감 목표가 달성되지 않은 것은, 현재 고2 이후 전체 수학 선택 과목 12개 중 무려 6개에 걸쳐 중복 과다 편성된 ‘미적분’ 과목을 정리하지 않은 채, 하급 학년 내부에서 문제를 풀려 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공계 대학 과정과 일치하고, 학습 효과도 떨어지며, 희망하는 학생들이 다른 선택 과목을 통해 학습할 수 있으므로, ‘미적분Ⅱ’ 관련 내용은 일반 선택 과목에서는 삭제하고 대학과정으로 올려야 합니다.

2. 그리고 이로 인해 확보된 여유 공간에 2009 교육과정의 각 학년군 별, 교과목별 내용 중 학생 발달 수준에 맞는 난이도를 고려하여 이수시기를 상향 이동함으로, 실질적인 내용 감축이 일어나게 하십시오.

3. 교육부와 수학과 교육과정 연구진은 이상과 같은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십시오. 우리는 이 요구가 제대로 수용되는지 이후 상황을 지켜 볼 것이며, 만일 납득할 수 없는 실망스러운 대책이 나올 경우, 보다 근본적이고 철저한 사회적 요구를 통해 국민의 뜻을 반드시 관철시킬 것입니다.

 

2015. 9. 15.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본 단체 수학사교육포럼 대표 최수일(02-797-4044, 내선 508)

 



보도자료(HWP)
보도자료(PDF)
첨부 : 고교 미적분 적정성 토론회 자료집(9.9.) 전문(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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