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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회원의 이야기

[새내신 교과모임후기] 외국어과(영어, 중국어) 후기 2 : 애들 학원에 갈 여력을 없애버려~

비록 그 시작은 제도 밖에서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 

 

김승현 : 일단 우리는 이 운동을 제도 밖에서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잘 확산된다면 제도를 바꾸는 하나의 흐름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조자룡 선생이 이 운동을 하나의 꼭지로 전국영어교사모임 회지에 따로 빼놓았다고 하더라구요... 여러 가지 사례들을 각 학교별로 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숭실고에서는 강승수 선생님과 제가 1학년 하위 반을 데리고 일단 시도하려고 하거든요.

 

강석문 : 저희도 5단위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제가 최하위반을 맡게 되었습니다.

 

김승현 : 아무튼 이런 움직임들이 다양하게 수집되고 회지에 발표되고... 워크샵을 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잠깐 새내신운동과 관련해서 기획하고 계신 것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은데요... 김태훈 팀장처럼 10반을 다한다는 건... 사실 말리고 싶구요... ㅋㅋㅋ 학부모의 동의서를 받아서 실행하는 방법으로 시작할 수도 있지요(손영주-동의하는 부모의 아이들을 만을 데리고 시작해 볼 수도 있구요.)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접근이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후속 모임 최고 스타!! 권기하 선생님!!

 

 

 

권기하 : 자발적 내신개발운동은 수업의 다양화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기존의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란은 몇 개 없습니다. 있다고 해도 아주 제한적이고요. 수행평가나 3년 혹은 1년간의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얼마든지 우리가 많은 실천사항을 갖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수업을 전제하지 않은 계획이나 제도는 무의미하잖아요.

 

저희는 자연반 3개를 4개로 나누는 작업을 하거든요. 최하위반을 경험이 있는 능력 있는 선생님이 보듬어라 합니다. 상위반은 누가해도 잘 하니까... 제가 2년 전에 최상위반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1학년의 경우 문법을 위주로 한 수업이었는데... 저도 재미가 없고 아이들도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재가 문법이 중심인 수업이지만... 우리는 영작을 위주로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자고 했습니다. 월~금 매일 적어라... 토픽을 뽑아 에세이식으로 해 와라 했거든요. 그냥 시키면 아이들이 싫어하니까 이것이 모두 어법을 공부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꼬셨지요. 힘들었겠지만 성적이 되는 아이들이다 보니 왜 어법이 안되는지 그 이유는 영작을 통해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결과는.... 제가 먼저 힘들어서 나가 떨어졌지요. 하하하.... 5번씩 하던 것을 일주일에 3번으로 줄이고... 결국 일주일에 1번으로 줄였거든요. 그러나 진짜 공부하고 싶은 아이들은 일주일에 5번 해도 좋다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1/3은 끝까지 5번을 해오더라구요.

 

아이들이 학원에 나갈 수 있는 여력을 없애버리는... 성공한 선생님!!

 

올해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고3이 되었거든요. 제 고민은 이 아이들을 만날 것인가... 아니면 올해 맡고 있는 2학년 하위반 애들을 만날 것인가... 올해 제 계획은 그렇습니다. 아이들을 만날 때 허무해지는 수업을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1학년 때 제 반 아이들가운데 28명 가운데 23명의 아이들이 학원을 나갔는데... 마지막 수업 때는 5명만 학원에 나가더라구요. 난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학원을 나갈 수 있는 여력을 없애 버렸어요. 하하하! 난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3 최하위 아이들에게는 사실 단어 외에는 할 수업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들 스스로 문제를 만들게 하는 수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오늘 나갈 수업 분량에 대해 단어시험을 보게 했거든요. 별다른 제재는 없었구요. 때리지도 않았고 강제사항도 없었어요. 다만 70%를 넘지 못하는 녀석들은 알아서 사탕을 사와라... 아이들과의 약속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김승현 : 선생님 그럼 그 수업을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고3이라 수업의 기록물을 남기고 학부모와 피드백을 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인데요...

 

권기하 : 3학년 수행평가를 하자고 건의할 생각이에요... 제가 거의 관철시키는 타입이거든요... 하하하!

 

김승현 : 저희는 2월에 다음 모임이 있습니다. 다음 모임에 혹시 선생님의 수행평가 방법에 대한 결과물을 좀 주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까 자료집에 76page를 잠깐 보시지요. 제가 그냥 만들어 본 것인데요... 아이들과 이 자료의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해 볼 생각이에요. 강승수 선생님과 제가 두 반씩 들어가서 매번은 못하겠지만 중간고사 때 수행평가 30점을 15점 짜리로 두 번 나누어서 해볼까 구상도 해봤구요. 포트폴리오는 아이들이 과제로 해온 것들... 단어시험 본 것, 읽기 과제를 MP3 파일로 녹음하게 해서 제출하게 하고... 어휘과제, 수업과제, 그 밖의 숙제를 다 모아서 해보려고 합니다. 복잡한 것 보다는 쉽게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요... 내신은 내신대로 반영을 하고... 학부모에게는 서술형으로 저의 평가를 보여주고... 회신을 받고... 직접 학교로 나오시면 아이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알려주고...

 

권기하 : 괜찮겠는데요...

 

연남수 : MP3 파일을 어떻게 받지요.

 

김승현 : 메일로 받을 수도 있고 까페를 만들 수도 있구요. 자신이 읽어온 것을 함께 들어볼 수도 있고... 원문과 비교해서 듣기를 할 수도 있구요. 영어전용교실이 있으니까... 그런 식의 평가라면 학부모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학생 편에 집으로 보내서 학생의 의견과 학부모의 의견을 받고 더 많은 것을 원하면 학교에 와서 더 많은 정보를 볼 수도 있구요

 

연남수 : 저는 아이들 단어시험을 본 것을 모두 기록해두거든요. 상위반은 80% 이상, 중위반은 50% 이상 이런 식으로 합격/불합격(pass & fail)으로 나누고... 중간고사 전까지 5번 기말까지 5번 이렇게 해서 점수로 반영을 하는데... 김승현 선생님 이야기를 듣다보니까 떠오른 아이디어가... 이것을 학부모들에게 보내준다면... 나름대로... 현재 우리평가의 문제 가운데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부분, 교사의 신뢰도 문제도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지 않을까... 증거자료가 다 있잖아요. 시험지를 다 보낼 수도 있고....

 

이병주 : 제대로 전달이 안될 듯 싶은데요... 아이들이 그걸 집에 전달할까요... ㅎㅎㅎ

 

김승현 :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요... 내년 8월에 워크샵에서 발표를 해보지요. 이렇게 했더니 ‘부모가 싫어하더라’라는 결과를 알 수도 있구요... ㅎㅎㅎ 포트폴리오는 계속해서 누적 보관을 하시고... 연남수 선생님은 주무시다가도 학교 생각을 하시는 분이에요...

 

이병주 : 우리 조카의 영어유치원이 떠오르네요. 우리 처형이 아이 유치원을 보냈는데... 받아쓰기 한 것이며 모든 평가를 다 돌려주더라구요... 전 그걸 보면서 이런 식으로 하면 애한테 너무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과연... ㅎㅎㅎㅎ

 

김승현 : 이병주 선생님 덕양중학교 가셔서 할 계획 같은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근육질의 이병주 선생님이 '몽쉘샘'이라 불리기 까지....

 

이병주 : 고등학교의 경우 이미 영어를 포기한 아이들에게 영어에 대한 호감을 갖게 하기 위해 별별 짓을 다 해보잖아요. 전 재량활동으로 영어를 했기 때문에 성적의 부담이 없어서 오히려 적극적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보상은 해줘야 하니까 몽쉘을 줬더니... 아이들이 절 ‘몽쉘~ 몽쉘~’하더라구요... 우리는 외화만 보여줘도 공부가 되는 과목이라고 다른 과목에서 부러워하거든요.... 영화를 보고 너희가 들은 내용을 적어봐라... 단 20개 이상 적어야하고 느낀 점도 적어라... 실제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영화평론가보다 좋은 내용도 많아요. 그런 부분들을 교과로 끌어오면 되겠다 싶기도 합니다.

 

김승현 : 기록은 어떤 식으로 하지요...

 

이병주 : 미리 수업 전에 미션을 공지하지요. 미리 줄거리를 요약해놓고 빈 칸 채우기 문제를 풀게 한다던가... 아예~ 프린트가 깨끗한 아이들은 그냥 영화 안보고 놀았다는 것이구요... 그런 것들이 거창한 의미의 포트폴리오는 아니지만 나름 포트폴리오가 되지요.

 

김승현 : 지적인 고통이 따른다는 것과 교사의 업무량과 꼭 정비례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되요.

 

들어는 봤는가??? '사오뮤'반

 

이병주 : 저는 재량활동으로 '사운드 오브 뮤직'(일명 ‘사오뮤’)반을 운영하면서 정말 편하게 수업했거든요... 중요 장면을 들려주면서... 듣기평가도 해보고... 다 보여주고 난 후에 어휘정리도 시키고... 가장 빨리 과제를 수행하는 아이들에게는 적절한 보상도 해주고... 교사가 좋은 컨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면 꼭 노동강도가 올라가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권기하 : 평가를 하면서도 문제가 많으면 채점이 힘드니까 늘 고민을 하잖아요. 한번은 아이들에게 시켜봤어요. 반/번호만 적게 하고... 다른 반에가서 풀이를 해주면서 채점을 해보게 하는 것이죠... 한 2개월간 잘 써먹었어요....

 

김승현 : 저는 이 운동을 복잡하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보다는 기존에 해오시던 것들을 기록물로 남겨서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만들고... 학생/학부모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의 고민만 하시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연남수 : 그렇죠... 그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지요.

 

손영주 : 연남수 선생님께 질문이 아까 말씀하신 단어 평가에서 불합격한 아이들의 경우 어떻게 하시는지...

 

연남수 : 평가에 대한 책임은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성적과 관련된 평가는 특히 더 그렇구요. 학생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영주 : 평가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평가에 대한 우리 나름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영어는 특히 학력차가 너무 심하잖아요... 그냥 단순하게 기록을 남기는 것에 그치는 것 보다는... 세부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아이들에게 동기도 부여하고 성취감도 느끼게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연남수 : 평가를 후하게 줘서 동기를 부여할 수는 없을 것이구요... 제대로 된 상담을 하기 위해서도 아이들에게 구체적인 평가의 근거자료는 제시해줘야 하거든요. 교사가 새로운 수업준비를 위해서도 그렇구요.

 

손영주 : 그 고민을 제가 받아서 이야기를 진전하면... 평가에 따른 상담도 주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도 잘 몰라~ 이번 기회에 우리도 공부하는 거지!!

 

이병주 : 요즘 어떤 질문을 받느냐하면... 제가 영어선생이라고 이번 설날에도 우리 사촌형이 자신의 아들 영어공부를 어떻게 시켜야 하냐고 막 물어보거든요... 제가 문득 든 생각이... 내가 무턱대고 열심히 가르치기만 했지.... 각 영역별로 정말 자신 있게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죠. 우리가 먼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다른 교사들에 비해 럭키하다는 것이죠. 학부모들은 요즘 학습법 관련 책에 관심도 많고... 많이들 읽고 했거든요. 책에 나온 내용을 가지고 교사에게 질문도 하고요. 이런 계기를 통해 우리 교사들 스스로가 영어 학습법에 대해서도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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