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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보도]2/17(월):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의미와 방향을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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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고교체제 쇄신’ 11회 연속 토론회 - 제11차 토론회 결과보도(2014. 02. 17)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은 인위적인 교과 통합이 아닌 학생들의 실질적인 과목선택권이 보장되는 교육과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월 6일 목요일 오후2시, ‘낡은 고교체제 쇄신’ 11회 연속토론회 중 제11차 토론회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의미와 방향을 살핀다> 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함.
▲인문학과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필요하나, 융합의 의미를 교과목의 인위적인 통합에서 찾는 것보다 학생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과목 선택과 공부를 통해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함.
▲문이과 통합 논의가 사회와 과학 과목의 학습 범위에 대한 논의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문·이과 진로 선택에서 수학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수학과목의 수능 및 내신 반영 방식을 개선해야 함.
▲제7차 교육과정 이후 이미 교육과정에서 문·이과의 구분은 사라졌으나 내신 및 대입제도와의 부조화로 인해 실질적인 구현이 되지 못하였으므로, 학생들의 실질적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 입시와 내신 제도가 개선되어야 함.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지난 2/6(목), ‘낡은 고교체제 쇄신’을 위한 11회 연속 토론회 중 제11차로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의 의미와 방향을 살핀다’ 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교육부가 2021학년도 수능을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르고 이에 대비한 새 교육과정 준비를 올해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새 교육과정의 방향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부족하고 융합 또는 통합에 대한 용어 정의조차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충분한 준비 없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추진할 경우 지난 이명박 정부의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수많은 문제를 낳았던 것과 같은 우를 다시 범할 수도 있습니다. 본 토론회에서는 우선 융합 또는 통합의 필요성을 따져보고 그 바람직한 실현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 인문학과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소양을 갖춘 융합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필요하나, 융합의 의미를 교과목의 인위적인 통합에서 찾는 것보다 학생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과목 선택과 공부를 통해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함.

시대적 흐름이 융합적 인재를 요구한다는 점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문과 계열의 학생들도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며 이과 계열의 학생들도 인문학적 소양이 있어야 지식기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상에 부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융합적 지식은 분과형 지식을 요구했던 근대사회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철학적으로도 부합하며, 한 사람이 인생에서 다양한 직업을 경험하게 된다는 직업사회의 변화에도 적합성이 인정됩니다.

하지만 융합 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면밀한 숙고가 필요합니다. 융합 또는 통합 교육과정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인문과정, 자연과정, 직업과정 등과 같이 고등학교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교과목의 성격을 구분 짓는 ‘과정(track)’을 약화 또는 폐지하자는 의미이고, 둘째는 학생들이 배우는 다양한 교과목의 구분을 없애고 교과목을 넘나드는 융합적인 지식을 갖추자는 의미입니다. 교과목간의 융합을 시도한 사례로는 고1과정에 융합과학 교과를 신설한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융합을 교과목의 통합으로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창의·융합적 인재는 과목을 모은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정신이 발휘될 때 길러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융합과학과 같은 별개의 교과목을 무리하게 만들어 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문·이과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해서 공부하고 학생이 내적으로 융합적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융합을 교과목 간의 통합으로 추진할 경우, 오히려 개별 교과에 대한 이해 수준은 떨어질 수 있으며, 교사양성과정이 준비되지 않을 경우 일선 학교에서 혼선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곧 사교육 시장의 팽창으로 이어질 우려마저 큽니다. 교과목 간의 융합은 국가 교육과정 단위가 아닌 일선 학교에서의 수업이나 활동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적합합니다.

또한 문·이과 통합을 ‘과정(track)’의 폐지 또는 완화로 추진하는 경우에도 교육과정의 획일화를 가져오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됩니다. 문·이과 과정 통합이라고 하여 학생들이 공부할 교과목이 획일적으로 고정된다면 이는 교육부가 강조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것과도 배치되며 학생의 교과선택권을 확대하는 교육과정의 흐름과도 맞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교육과정에서 문·이과 간의 구분을 없애고 수능을 문·이과 통합형으로 운영할 때,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수능에 반영되지 않은 선택 교과는 내신으로 반영하는 등의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 문·이과 통합 논의가 사회와 과학 과목의 학습 범위에 대한 논의에 국한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실적으로 학생들의 문·이과 진로 선택에서 수학이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수학과목의 수능 및 내신 반영 방식을 개선해야 함.

문·이과 통합 논의에서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이 논의가 주로 사회와 과학 과목에 대한 논의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이과 통합 논의에서 사회나 과학 교과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학 교과입니다. 실제로 이과 계열의 분야로 진학을 하고 싶어도 수학에 자신 없을 경우 이과 계열 진로를 포기하는 것이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실입니다. 다시 말해 문·이과 통합의 실질적인 걸림돌은 수학 과목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해 교육부가 발표한 수능개선안 중 제3안에 의하면 통합형 수능의 수학 시험 범위는 현재의 문과 수학 수준입니다. 수학이 문·이과 교차 선택의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입시에서 수학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수능 수학 범위를 이와 같이 낮추는 것은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됩니다. 이때, 경상계열에서 미적분을 필요로 하는 경우나 이공계열에서 심화된 수학 학습을 필요로 할 경우 등은 해당 선택 과목을 내신 점수로 요구하는 방식 등으로 보완이 가능할 것입니다.

■ 제7차 교육과정 이후 이미 교육과정에서 문·이과의 구분은 사라졌으나 내신 및 대입제도와의 부조화로 인해 실질적인 구현이 되지 못하였으므로, 학생들의 실질적인 과목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학 입시와 내신 제도가 개선되어야 함.

사실 현재의 교육과정에서 이미 문·이과 구분이 없기 때문에 새롭게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습니다. 제2차 교육과정 때부터 인문과정, 자연과정, 직업과정, 예능과정으로 구분해 왔던 고등학교의 과정 구분 자체가 제7차 교육과정부터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과정 구분을 통합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 동안 고교 교육과정과 대입제도와의 연계 부족으로 고등학교에 문·이과 구분이 사실상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전공 계열과 상관없이 내신이나 수능을 획일적으로 반영한 대학에도 일부 책임이 있습니다. 수능 과목과 시험 범위를 조정하고, 대학이 전공에 연관된 교과목의 내신을 반영하게 된다면 선택형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 개정의 관건은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실질적으로 늘리는 데 있습니다. 융합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교과목에 대해 폭넓은 기초 소양을 갖추고, 자신이 관심 있는 교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2014. 2. 17.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담당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 안상진(02-797-4044~5, 내선 21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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